[골닷컴] 서호정 기자 = 지난 주말 끝난 중국 슈퍼리그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톈진 테다는 광저우 헝다에게 1-5로 패했다. 조나탄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5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전반 종료 직전 광저우의 수비수 덩한원이 퇴장, 톈진이 수적 우세를 누렸음에도 믿기 어려운 역전패를 당했다.
강등 가능성이 있었지만 리그 순위 결정 제도가 톈진을 살렸다. 톈진, 창춘 야타이, 충칭 리판이 32점으로 승점이 같았고, 톈진은 골득실에서 가장 뒤졌다. 그러나 슈퍼리그는 승점 다음의 순위 결정 원칙이 승자승인 탓에 톈진은 13위로 잔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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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서는 1명이 많은 상태임에도 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패한 톈진의 경기력과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패배는 전술 문제가 아닌 선수 문제"라고 답했다.
톈진 지역지인 ‘메이리신바오(매일신보)’는 슈틸리케 감독과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그 기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 부재가 무조건 패배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전장에 나서며 식칼을 쓸 순 없는 노릇이다”라고 항변했다.
이어서는 광저우와 톈진의 선수, 특히 외국인 선수의 역량을 비교했다. 그는 “상대에겐 파울리뉴와 탈리스카 같은 뛰어난 선수가 있었다. 엄청난 이적료를 주고 데려 온 그들을 우리 선수들로 경쟁할 수 없다”며 전술이 아닌 스쿼드의 차이로 패했다고 분석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언급한 두 선수는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최상위급 외국인 선수다. 2015년 토트넘에서 광저우로 이적해 온 파울리뉴는 중국 무대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2017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유럽으로 복귀해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승 경쟁에서 뒤쳐진 광저우 헝다로의 복귀를 택했다. 복귀 후에도 여전한 기량을 발휘하는 중이다.
벤피카와 베식타슈를 거친 탈리스카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뒤로 하고 광저우로 임대를 왔고, 최근 완전 이적을 택했다. 파울리뉴는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이었고, 탈리스카는 브라질 U-20, U-23 대표팀 출신이다.
톈진 테다는 현재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의 주장 존 오비 미켈을 포함, 가나 국가대표 공격수 아챔퐁, 독일 출신의 멀티 플레이어 펠리스 바스티안스, 그리고 수원 삼성에서 영입한 K리그 득점왕 조나탄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조나탄과 바스티안스를 영입했지만 조나탄이 징계에도 불구하고 제 몫을 해줬을 뿐 바스티안스는 실패한 영입이라는 평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간의 기본 역량 차를 강조하며 모기업은 테다 그룹의 투자, 즉 선수 영입을 위한 자금을 요청했다. 그는 “만일 그룹에서 더 많은 투자와 영입을 해주면 다음 시즌에는 더 큰 열의를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우리의 훈련 방식은 진보하고 있다. 나의 전술은 공을 오래 점유해야 하고, 기술을 지닌 선수가 필요하다. 내가 더 의욕을 가질 수 있게 해 달라. 다음 시즌에도 이 상태면 힘들다”라며 자신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를 살릴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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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슈틸리케 감독의 항변에 중국 현지 반응은 싸늘하다. 후반기 12경기 연속 무승으로 팀의 위기를 자초했고, 카운터 어택 중심의 단순한 축구를 구사하며 그가 말한 전술을 보여준 적이 적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책임은 없다는 회피로 일관해 비판 받았다. 이번 인터뷰도 과거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했던 ‘소리아 발언’과 흡사해 눈길을 끈다.
기사를 전한 ‘메이리신바오’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다음 시즌에도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톈진 테다가 계속 갈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구단 수뇌부는 올 시즌의 결과물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하며 새로운 감독을 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광저우와의 최종전 후 “지난 시즌보다 승점 1점을 더 얻었다. 팀이 발전했다. 다음 시즌에도 팀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