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남독의 명문 슈투트가르트와 니더작센 주 명가 하노버가 2부 리가 1, 2위를 사이좋게 차지하며 강등 1년 만에 다시 분데스리가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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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리가 챔피언' 슈투트가르트, 명예 회복하다
슈투트가르트가 뷔르츠부르거 키커스와의 2부 리가 최종전에서 마티아스 짐머만의 선제골과 간판 공격수 지몬 테로데의 멀티골, 그리고 다니엘 긴첵의 추가골에 힘입어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슈투트가르트는 21승 6무 7패 승점 69점을 기록하며 2부 리가 챔피언에 등극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축구 구단들 중 바이에른 뮌헨(1043승)과 베르더 브레멘(761승), 보루시아 도르트문트(746승), 그리고 함부르크(738승)에 이어 통산 최다 승 5위와 최다 승점 5위를 기록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남독의 명문이다. 1983/84 시즌과 1991/92 시즌, 그리고 2006/07 시즌엔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1953/54 시즌과 1957/58 시즌, 그리고 1996/97 시즌엔 DFB 포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남독을 대표하는 구단이 바로 슈투트가르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는 분데스리가 17위에 그치며 2부 리가 강등의 수모를 맛봐야 했다. 1975/76 시즌과 1976/77 시즌 두 시즌 동안 2부 리가에 있었던 걸 제외하면 줄곧 분데스리가에 개근하던 슈투트가르트였기에 그들의 강등 소식은 비단 슈투트가르트 한 도시를 떠나 독일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슈투트가르트는 강등과 동시에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다. 과거 아우크스부르크를 지도할 당시 구자철의 은사로도 국내축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승격 전문가’ 요스 루후카이가 슈투트가르트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력 보강도 착실히 단행했다. 토비아스 베르너(아우크스부르크)와 호소가이 하지메(헤르타 베를린) 같은 분데스리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은 물론 지난 시즌 2부 리가 득점왕 지몬 테로데를 비롯해 벤야민 파바드, 장 침머, 안토 그리기치를 영입한 가운데, 포르투갈 신성 카를로스 마네와 아스널에 입단한 일본 대표팀 공격수 아사노 다쿠마를 임대로 데려왔다. 2부 리가 팀답지 않은 화려한 스쿼드에 많은 전문가들은 슈투트가르트를 승격 후보 1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기대와 달리 시즌 초반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루후카이 감독은 마네와 파바드 같은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단지 "경험이 부족하다"라는 이유로 외면했다. 이로 인해 루후카이는 슈투트가르트 신임 단장 얀 쉰델마이저와 마찰을 일으키다 조기 경질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루후카이의 후임으로 슈투트가르트 지휘봉을 잡은 인물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U-19팀 감독 한네스 볼프다. 볼프는 이제 만 36세의 젊은 감독으로, 2013-14시즌과 2014-15시즌 연속으로 도르트문트 U-17팀을 독일 챔피언으로 이끈데 이어 지난 시즌에도 U-19 독일 챔피언을 차지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와 펠릭스 파슬락이 그의 지도를 받고 도르트문트 1군으로 올라온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볼프의 감독 선임은 마네, 파바드, 아사노, 바움가르틀, 베르카이 외즈찬 같은 젊은 재능들을 육성해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슈투트가르트는 볼프 체제에서 착실히 성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성적과 어린 선수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나간 볼프이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가 물의를 일으키면서 방출되는 사건이 발생했고(구단 측에선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로스크로이츠가 미성년자인 유소년 선수들을 성매매 업체에 데려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수비진에 균열이 발생한 슈투투가르트는 23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5경기 연속 무승(4무 1패)의 슬럼프에 빠지며 2위로 내려앉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돌격대장 마네마저 장기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터져나왔다.
위기의 순간 볼프는 중앙 수비수로 주로 뛰던 파바드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돌리면서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볼프 부임 후 철저히 외면을 받았던 '킥 스페셜리스트' 막심이 7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리며 마네의 공백을 그 이상으로 메워주었다. 25골로 2시즌 연속 2부 리가 득점왕에 오른 테로데가 시즌 마지막 6경기에서 8골을 몰아넣은 가운데 테로데에 밀려 백업을 담당하던 긴첵 역시 마지막 6경기에서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슈퍼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결국 슈투트가르트는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6승 1패를 올리며 2부 리가 챔피언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강등 1년 만에 다시 분데스리가 복귀에 성공한 슈투트가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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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승격' 하노버, 샬케화 주효했다
하노버 역시 슈투트가르트와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치며 2부 리가로 강등됐다. 비록 슈투트가르트 같은 명문은 아니지만, 29시즌 동안 분데스리가에 머물면서 더비 라이벌 볼프스부르크와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보다 더 많은 분데스리가 경기(948경기)를 소화하고 더 많은 승리(293승)를 올린 니더작센 주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당장 2011/12 시즌과 2012/13 시즌만 해도 연달아 유로파 리그에 진출하면서 분데스리가 중상위권 구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하노버는 지난 시즌 마지막 6경기를 남기고 하노버 19세 이하 팀을 지도하던 만 43세의 젊은 감독 다니엘 슈텐델을 1군 감독에 임명하며 일찌감치 2부 리가 준비에 착수했다. 이 덕에 하노버는 슈투트가르트보단 안정적으로 2부 리가 출발을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자 서서히 하노버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2라운드 당시 16위로 강등권에 있었던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와의 홈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23라운드엔 최하위 칼스루어에게 0-2로 패하는 수모를 겪으며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온 것. 다행히 24라운드 1860 뮌헨과의 홈경기에서 고전 끝에 1-0으로 승리했지만 25라운드 상 파울리 원정에서 또 다시 0-0 무승부에 그치며 4위로 떨어졌다.
이에 하노버는 23라운드가 끝나고 단장 교체에 나선 데 이어 25라운드 종료와 동시에 감독 교체까지 단행하며 위기 수습에 나섰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바로 하노버가 선택한 단장과 감독이 지난 시즌 샬케에서 함께 했던 호어스트 헬트와 안드레 브라이텐라이터였다는 데에 있다. 즉 하노버의 샬케화를 단행한 셈이다.
이는 주효했다. 하노버는 26라운드 당시까지 1위를 달리던 우니온 베를린에게 2-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33라운드엔 2부 리가 1위를 달리던 슈투트가르트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마침내 승격권인 2위 자리를 탈환한 하노버이다.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자력으로 분데스리가 승격이 가능했던 하노버는 잔드하우젠 원정에서 57분경 토마스 프레들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3분 뒤에 수비수 플로리안 휘브너가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결국 하노버는 브라이텐라이터 감독 체제에서 9경기 무패(6승 3무)를 달리며 1년 만에 다시 분데스리가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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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운슈바이크, 볼프스부르크와 니더작센 더비
류승우가 과거 임대팀으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에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아쉬움을 많았다고 할 수 있다. 토어스텐 리버크네흐트 감독 체제에서 9시즌을 보내고 있는 브라운슈바이크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전반기 내내 1위를 달렸고, 3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2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은 2경기 일정도 수월했다. 당연히 브라운슈바이크가 승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브라운슈바이크는 33라운드 당시 강등권에 있었던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원정에서 0-6 대패를 당하며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반면 빌레펠트는 이 경기 대승 덕에 결국 2부 리가 잔류에 성공했다. 결국 브라운슈바이크는 최종전에서 최하위 칼스루어를 2-1로 꺾었으나 하노버에 승점 1점 차로 아쉽게 2위 진입에 실패했다.
이제 브라운슈바이크는 분데스리가 16위팀과 홈 & 어웨이 방식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공교롭게도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니더작센 더비 라이벌 볼프스부르크이다.
두 구단 사이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볼프스부르크는 2015/16 시즌 24라운드, 하노버와의 또 다른 니더작센 더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분데스리가 통산 승점 904점과 함께 브라운슈바이크(903점)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이에 볼프스부르크 울트라스들은 25라운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홈경기에서 브라운슈바이크를 조롱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올렸다.
문제는 문구에 있었다. '파랗고 노란 돼지들(브라운슈바이크 구단 고유색이 파랑 노랑이다)은 보아라. 우리는 영원히 우리 뒤에 머무를 것이다'라고 적은 것. 우리는 우리 뒤에 머문다는 말이 되지 않는다. 즉 '너희는 영원히 우리 뒤에 머무를 것'이라고 적어야 하는 걸 잘못 적은 것이다.
이에 브라운슈바이크 서포터들은 두이스부르크와의 2부 리가 25라운드 경기에서 "난독증에 걸린 구단 - 너희는 영원히 너희 뒤에 머무를 것이다"라는 플래카드를 즉석에서 만들어 올리면서 볼프스부르크를 조롱했다.
2부 리가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분데스리가 팀을 꺾고 마지막으로 승격한 건 지금으로부터 5시즌 전인 2011/12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최근 4번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모두 분데스리가 팀이 웃었다. 2008/09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가 재개된 이래로 2부 리가 팀이 승격한 건 딱 2차례(2008/09 시즌 뉘른베르크와 2011/12 시즌 뒤셀도르프) 밖에 없다.
하지만 매번 접전이었다. 게다가 더비 매치의 특성상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면서도 뜨거운 승강 플레이오프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볼프스부르크와 브라운슈바이크의 승강 플레이오프는 한국 시간 26일 새벽 3시 30분과 30일 새벽 3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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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7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일정
2017년 5월 25일 볼프스부르크 vs 브라운슈바이크
2017년 5월 29일 브라운슈바이크 vs 볼프스부르크
# 승강 플레이오프 역대 결과
2008/09 1차전 코트부스 0-3 뉘른베르크
2008/09 2차전 뉘른베르크 0-2 코트부스
2009/10 1차전 뉘른베르크 1-0 아우크스부르크
2009/10 2차전 아우크스부르크 0-2 뉘른베르크
2010/11 1차전 묀헨글라드바흐 1-0 보훔
2010/11 2차전 보훔 1-1 묀헨글라드바흐
2011/12 1차전 헤르타 1-2 뒤셀도르프
2011/12 2차전 뒤셀도르프 2-2 헤르타
2012/13 1차전 호펜하임 3-1 카이저슬라우턴
2012/13 2차전 카이저슬라우턴 1-2 호펜하임
2013/14 1차전 함부르크 1-1 퓌르트
2013/14 2차전 퓌르트 0-0 함부르크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함부르크 잔류)
2014/15 1차전 함부르크 1-1 칼스루어
2014/15 2차전 칼스루어 1-2 함부르크(연장전)
2015/16 1차전 프랑크푸르트 1-1 뉘른베르크
2015/16 2차전 뉘른베르크 0-1 프랑크푸르트
# 2016/17 시즌 2부 리가 최종 순위
1위 슈투트가르트, 21승 6무 7패 승점 69점: 승격
2위 하노버 96, 19승 10무 5패 승점 67점: 승격
3위 브라운슈바이크, 19승 9무 6패 승점 66점: 승강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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