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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조련사 앞에서 꼬리 내린 아기 사자

[골닷컴] 윤진만 기자=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월드컵 운명을 가른 요인 중 하나로 ‘경험’이 꼽힌다.

2018러시아월드컵 8강전 선발출전 선수 기준, 크로아티아의 평균연령은 29.1세, 잉글랜드는 25.7세였다. 크로아티아는 12일 준결승에서 안드레이 크라마리치(26)를 한 살 터울 마르셀로 브로조비치(25)로 교체했을 뿐, 나머지 자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결국 동일한 선발 카드를 꺼낸 잉글랜드와 의 평균 연령은 대략 세 살 정도 차이가 났다. 

어릴수록 체력이 좋다는 전제를 바닥에 깔고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친 크로아티아의 아재들이 체력 면에서 열세일 거란 우려가 있었다. 이번 월드컵 16강에서 삼십 대가 즐비한 아르헨티나가 십 대 선수를 내세운 프랑스에 무너진 사례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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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의 길을 따르지 않았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유, 황금세대답게 오랜 기간 함께 지내며 쌓여온 팀 스피릿, 그리고 결승을 향한 집념 등으로 체력을 극복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경기 중 누구도 교체되길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맞서기엔 잉글랜드의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다. 잉글랜드는 단순히 어린 것만이 아니었다. A매치 경기수(552경기)가 크로아티아(957경기)보다 400경기 이상 적었다. A매치 5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1명 뿐인데, 그 1명인 게리 케이힐(첼시)은 심지어 주전도 아니었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50경기 이상 출전자가 6명으로 루카 모드리치(레알마드리드)는 이번 준결승전이 112번째 경기였다.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23명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2014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러시아도 밟았다. 두 대회에서 모두 살아남은 잉글랜드 선수는 5명뿐. 연속성 측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또한 라힘 스털링, 존 스톤스, 카일 워커(이상 맨체스터시티) 등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하긴 했으나, ‘4대 12’에서 드러나듯 유럽 5대 리그 우승 횟수도 3배였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우승을 모두 경험한 상태에서 월드컵을 위해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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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삼대장으로 부를 수 있는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 모드리치는 각 소속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해봤다. 그중 모드리치는 3회 연속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리그와 토너먼트에서 모두 끝을 경험해본 거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었단 표현이 지금의 크로아티아에 적합할 것 같다.

반면 잉글랜드에서 빅이어를 들어본 선수가 딱 1명인데, 앞서 언급했던 뛰지 못하는 첼시 센터백이다.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은 토너먼트에서 필드골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원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로만 구성한 잉글랜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이날 만큼은 숙련된 조련사 앞에서 꼬리를 내리는 ‘아기 사자들’(잉글랜드 애칭이 삼사자 군단) 같았다. 축구는 2018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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