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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치 혀의 무서움, 대표팀 흔드는 김영권의 실언

PM 1:11 GMT+9 17. 9. 1.
Young-Gwon Kim
김영권의 불필요하고 부적절했던 발언이 대표팀을 흔들고 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을 수 있지만, 만냥 빚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 지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김영권이 처한 상황이 딱 그렇다. 

김영권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김민재와 함께 중앙 수비를 책임진 그는 풀타임을 뛰었다. 0-0으로 비긴 한국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추격자인 시리아,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2점 차로 앞서며 마지막 원정 길에 오르게 됐다.

문제는 김영권이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남긴 말이었다. 그는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까 선수들 간의 소통이 힘들었다. 말리 들리지 않아 준비한 부분 전술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겨야 하는 경기를 놓친 아쉬움으로 한 얘기였고, 전후 맥락이 사라진 데 억울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너무 불필요한 애기였다. 압도적인 홈 분위기를 만든 우리 팬들의 열정을 폄하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이란전에는 승리를 기대하며 6만3천여 관중이 모였다. 최근 식어 가는 대표팀과 국내 축구를 둘러싼 열기 속에서 팬들이 운집해 붉은 함성을 토한 건 월드컵에 가야 한다는 절박함과 현재의 위기 의식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표팀을 돕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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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을 가장 원했던 건 다름 아닌 선수들이었다. 최종예선 들어서 경쟁 팀보다 떨어지는 홈 열기에 아쉬움을 표한 선수들은 이란전 티켓이 5만장 넘게 팔렸다는 소식에 반가워 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외쳤다.

팬들이 실망한 것은 0-0 무승부, 본선 확정 실패가 전부는 아니다. 대표팀의 새로운 주장으로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 지나치게 가벼웠고, 생각이 짧아서였다. 그러면서 과연 선수들이 말한 월드컵을 향한 의지, 팬들에 대한 보답이 진심이었는지 립서비스였는지를 의심하게 됐다. 

신태용호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 마지막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 무승부를 거두면 이란 원정에 나서는 시리아가 승리할 경우 조 3위로 떨어진다. 우즈베키스탄을 적지에서 꺾기 위해서는 팀 분위기와 목적의식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한국에서 보내는 팬들의 관심은 미디어를 통해 다양하게 투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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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영권의 그 실언이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남은 닷새의 시간 동안 훈련과 준비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대표팀이 불신과 불민이라는 외부의 적을 진정시키고 이해시키는 데 시간을 써야 할 지도 모른다.

김영권 본인에게도 엄청난 마이너스다. 경기 직후부터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그의 과거 행적까지 다시 언급되는 상황이다. 1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직접 사과를 하며 진화를 해보겠다고 하지만 끓고 있는 팬심의 온도가 쉽게 내려갈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