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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극장 개봉... '베리초 감독-모레노 주연'

AM 8:45 GMT+9 17. 11. 22.
Sevilla vs Liverpool
전반전 3골 허용 세비야, 후반 3골 몰아 넣으며 극적 무승부(홈 36경기 무패). 베리초 감독,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은존지 빼고 바스케스 투입하며 공격 강화. 리버풀, 모레노가 친정팀 상대로 2실점의 빌미 제공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세비야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전반 3실점을 허용하고도 후반 3골을 몰아넣으며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었다.

베리초 감독-모레노 주연의 세비야 극장이 열렸다. 세비야가 라몬 산체스 피즈후안 홈구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7/18 시즌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5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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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만큼이나 극적이었던 경기였다. 전반전은 리버풀이 압도했다. 최근 공식 대회 4경기에서 무려 13골을 몰아넣으며 연속 3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둔 리버풀은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홈팀 세비야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다.

선제골은 경기 시작 2분이 채 되기도 전에 터져나왔다. 필리페 쿠티뉴의 코너킥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헤딩으로 떨구어 주었고, 먼 포스트에 위치하고 있었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골문 앞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서 리버풀은 22분경 이번에도 쿠티뉴의 코너킥을 피르미누가 헤딩으로 떨구어 주었고, 먼 포스트에 위치하고 있었던 사이도 마네가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치 첫 골을 리플레이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기세가 오른 리버풀은 30분경 역습 과정에서 마네의 슈팅을 리코 골키퍼가 선방한 걸 피르미누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가볍게 밀어넣으며 전반전을 3-0으로 마무리했다.

세비야는 니콜라스 파레하와 다니엘 카리초가 동시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또 다른 중앙 수비수 시몬 키예르마저 리버풀전을 앞두고 근육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수비진을 구축할 수 없었던 세비야는 수비형 미드필더 요하네스 가이스를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시켜야 했다. 

가이스의 경우 제공권에 약하기에 세비야는 코너킥 수비 과정에서 가이스가 페널티 박스 바깥을 지켰고, 대신 196cm의 장신 수비형 미드필더 스티븐 은존지가 수비에 가담했다. 하지만 은존지가 두 차례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패하면서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즉 중앙 수비수들의 줄부상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였다.

이 때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대승이 예상됐다. 세비야 홈팬들 역시 패배를 직감한 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하지만 에두아르도 베리초 감독은 달랐다. 

베리초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은존지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인 프랑코 바스케스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에 나섰다. 수비 쪽에 결원이 많음에도 수비 자원 한 명을 빼고 공격 자원을 넣는다는 건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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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초의 과감한 승부수는 성공으로 귀결됐다. 바스케스가 투입되면서 세비야의 공격은 한층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게다가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 출전한 리버풀 왼쪽 측면 수비수 알베르토 모레노의 실수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세비야는 후반 이른 시간에 2골을 넣으며 맹추격에 나섰다.

먼저 후반 6분경, 모레노는 세비야 오른쪽 측면 공격수 파블로 사라비아에게 파울을 저질렀다. 이어진 에네르 바네가의 프리킥을 벤 예데르가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골 장면에서 벤 예데르를 막고 있었던 선수가 다름 아닌 모레노였다. 즉 모레노는 불필요한 파울로 프리킥을 허용한 데 이어 공중볼 경합에서도 패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이어서 후반 15분경, 쿠티뉴의 백패스를 받은 모레노는 공을 뒤로 흘리는 우를 범했다. 이를 벤 예데르가 가로채자 모레노는 급하게 발을 뻗어 파울을 범했다. 이에 펠릭스 브리히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 킥을 선언했고, 벤 예데르가 차분하게 성공시켰다. 사실상 모레노와 벤 예데르가 합작한 2골이었다.

모레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리버풀 수비의 구멍으로 평가받던 선수였으나 위르겐 클롭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이번 시즌 들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 덕에 그는 3년 6개월 만에 스페인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세비야전에서 모레노는 다시 지난 시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에 클롭 감독은 후반 18분경 2번째 실점에 있어 책임이 있는 모레노와 쿠티뉴를 동시에 빼고 제임스 밀너와 엠레 찬을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경기가 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베리초 감독은 28분경 놀리토 대신 공격수 루이스 무리엘을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36분경 2골의 주인공 벤 예데르를 빼고 호아킨 코레아를 투입하며 지친 공격진에 변화를 가했다.

어느덧 경기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정규 시간 90분도 끝났고, 4분의 추가 시간 중 2분이 흘러간 시점이었다. 이 중요한 시점에 세비야는 마지막 코너킥 공격 찬스를 맞이했다. 사라비아의 코너킥을 리버풀 수비수 라그나르 클라반이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게 짧게 떨어졌고, 이를 잡은 세비야 수비형 미드필더 구이도 피사로가 왼발 볼 터치에 이은 오른발 슬라이딩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결국 세비야는 리버풀 상대로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3-3 무승부로 이끌어내며 공식 대회 홈 36경기 무패 행진(28승 8무)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세비야가 홈에서 패한 건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16년 11월 22일,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5차전이 마지막이었다(1-3 패). 적어도 라몬 산체스 피즈후안에서만큼은 막강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는 세비야이다. 

그 중심엔 베리초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세비야는 전반전만 하더라도 슈팅 숫자에서 3대11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으나 후반전엔 8대2로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흔들리는 모레노를 적극 공략한 것도 현명한 전술적인 선택이었다. 바스케스는 후반 세비야의 슈팅 8회 중 4회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리엘과 코레아는 크게 기여한 부분은 없었으나 왕성한 움직임으로 지친 세비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세비야는 리버풀전 극적 무승부 덕에 2승 2무 1패 승점 8점을 올리며 스파르탁 모스크바에 승점 2점 앞선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게다가 세비야의 마지막 상대는 조 최하위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마리보르다. 이래저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세비야이다. 

반면 리버풀은 친정팀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한 모레노의 연이은 실수로 2실점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피르미누의 영웅적인 활약상(2골 1도움)도 묻혔다. 이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리버풀은 승점 11점으로 일찌감치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은 물론 조 1위도 동시에 확정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승부에 그치면서 승점 8점으로 아슬아슬한 조 1위를 유지한 채 스파르탁 모스크바와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세비야가 마리보르에게 승리하고 스파르탁 모스크바가 리버풀에게 승리하면 승자승 원칙에 의거해 리버풀이 탈락한다).

 

# 챔피언스 리그 E조 최종일 일정

마리보르 vs 세비야
리버풀 vs 스파르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