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포항 스틸러스의 스트라이커 양동현의 J리그 세레소 오사카(이하 세레소) 이적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의 국내 공격수 중 최고의 실적을 보인 양동현은 세레소의 적극적인 오퍼를 받고 있다. 윤정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세레소는 전통적으로 많은 한국 선수를 영입한 친한 클럽이다.
포항 구단은 26일 “세레소로부터 공식 제안이 들어온 게 사실이다. 현재는 구단간 협상 단계다”라고 말했다. 포항과의 계약이 1년 남은 양동현으로선 J리그 이적을 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레소는 구체적인 이적료까지 제시했을 정도로 강한 러브콜을 보냈다. 포항과 세레소의 양자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면 선수와의 협상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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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양동현의 맹활약을 보며 포항 구단이 우려했던 상황이기도 하다. 리빌딩이 진행된 포항에서 양동현은 주득점원으로 간판 역할을 했다. 득점 페이스가 절정에 달했던 전반기에는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됐다. 스포트라이트가 컸던 만큼 해외에서의 관심도 커졌다.
최근 중계권 대박으로 자금력이 높아진 J리그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시아쿼터를 폐지하기 전에도 공격수보다는 수비수에 더 관심을 보인 중국 슈퍼리그와 달리 J리그는 한국 공격수에게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
세레소는 과거 황선홍을 영입해 큰 성과를 낸 바 있다. 1999년 황선홍은 J리그 득점왕을 달성하며 세레소를 전기, 후기 5위로 이끌었다. 고정운, 노정윤, 김도근, 윤정환, 김보경, 김진현 등 한국 선수 영입이 꾸준했던 J리그 팀이다.
게다가 현재 세레소의 감독은 울산 시절 양동현을 지도한 바 있는 윤정환 감독이다. 지난해 말 울산과 계약 종료 후 세레소 사령탑에 부임한 윤정환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 하던 크로아티아 국적의 수비수 요니치를 데려갔다. 요니치는 세레소의 짠물 수비를 책임지며 올 시즌 돌풍의 주역이 됐다. 구단에서 윤정환 감독의 감식안에 신뢰를 보낼 수 밖에 없다.
K리그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양동현은 올 시즌 국내 공격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33경기에서 18골을 넣으며 지난 시즌(32경기 13골)을 훨씬 넘어선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터프함과 골 결정력이 모두 요구되는 K리그에서 2년 간 31골을 넣은 정상급 골잡이를 J리그에서 그냥 놔둘 리가 없었다. 포항 구단도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포항이 양동현을 지키기 어려운 현실은 더 안타깝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지원금이 점점 줄고 있는 포항은 몸집 줄이기를 피할 수 없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리빌딩은 운명이었다. 핵심 전력이 매년 나가면서 2년 연속 하위 스플릿으로 향하는 수모도 겪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현재로선 협상을 통해 더 많은 이적료를 받는 방법 뿐이다.
양동현의 이적은 올 겨울 예고된 전방위적인 J리그 이적의 신호탄이다. J리그는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그룹 퍼폼과 10년 간 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온라인 중계 계약권을 체결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같은 국제 무대에서 고전하던 J리그는 경기력 강화와 스타 영입을 위해 중계권 수익을 다시 구단에 분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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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이 두둑해진 J리그 팀들은 중국, 중동 진출로 몸값이 올라가 아시아쿼터로 영입하기 어려웠던 한국 선수들에게 다시 접근하고 있다. 지난 여름 이미 큰 바람이 불었다. 김보경(전북->가시와 레이솔), 황의조(성남->감바 오사카), 마르셀로(제주->오미야 아르디자), 정승현(울산->사간 토스), 안용우(전남->사간 토스)가 J리그로 향했다. 원두재(한양대), 임승겸(고려대) 등 대학 무대의 유망주들마저 J리그 진출로 기수를 돌렸다. 그 전에는 김승규, 정성룡, 이범영, 권순태 같은 국가대표 골키퍼들이 차례로 J리그로 넘어 갔다.
올 겨울에도 2명 이상의 골키퍼가 J리그로 갈 것이 확실시 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실적을 확실히 낸 국가대표급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도 이적설이 있다. 지난 여름에 이적한 숫자 이상이 J리그로 향하는 분위기다. 아시아쿼터 폐지와 폐지 수순으로 중국, 중동 이적이 줄어든 대신 J리그가 K리거, 그리고 한국 선수들의 새 목적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