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한만성 기자 = 잉글랜드 여자축구 명문 아스널 레이디스가 팀 공식 명칭을 '아스널 우먼 FC'로 변경했다.
아스널 구단은 29일 새벽(한국시각) 1987년 창단 후 그동안 줄곧 불린 여자팀 '아스널 레이디스(Arsenal Ladies)' 명칭을 즉시 '아스널 우먼(Arsenal Women)'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레이디스'와 '우먼'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레이디(Lady)'의 사전적 의미는 '여자 분' 혹은 '여성'이다. 심지어는 대통령의 아내인 영부인의 영어 단어 또한 '퍼스트 레이디(First Lady)'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먼(Woman)'의 사전적 의미도 '여자', '여성', '여인' 등으로 '레이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아스널이 여자팀 명칭을 굳이 바꾼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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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스널은 오랜 기간 남자 축구의 그늘에 가린 여자 축구팀이 불리는 명칭이 담은 구어적인 의미까지 고려하기로 했다. 영어를 쓰는 서구권 국가에서 '레이디'는 단순히 '여성'이 아닌 '아가씨'를 뜻할 때 주로 쓰이는 단어다. 반면 '우먼'은 말 그대로 '여자'를 뜻하는 가장 명확한 단어다. 이를 두고 아스널은 팀 공식 명칭을 '레이디스'로 유지하면, 성차별의 소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같은 의미에서 영어로 '여자축구'라는 종목의 공식 명칭은 엄연히 'women's football'이며 '남자축구' 또한 'boy's (소년) football'이나 'gentlemen's (신사) football'이 아닌 'men's football'이다.
이에 아스널은 성차별의 간극을 좁히는 상징적 의미로라도 구단의 여자 축구팀 명칭을 '레이디스'가 아닌 '우먼'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잉글랜드 여자축구 1부 리그 아홉 팀 중 현재 버밍엄 시티, 첼시, 리버풀, 선덜랜드, 그리고 여빌 타운이 '레이디스'라는 명칭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명칭을 변경한 아스널과 브리스톨 시티, 맨체스터 시티, 레딩은 '우먼'으로 명칭을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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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팀 명칭이 바뀐 '아스널 우먼' 주장 알렉스 스콧(32)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감사하게도 구단이 뚜렷한 목적과 우리 모두를 지지해주고,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용감한 결정을 해줬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스콧은 "단어 '레디이스' 대신 '우먼'을 공식 명칭에 포함하면 '맨'과 '우먼'이라는 단어 사이에 생길 만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없앨 수 있다. 그래야만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현대적 사고방식이 성립된다. 아스널은 구단 차원에서 진보하고 있다. 우리 팀의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가 사는 시대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스널 우먼'은 1987년 창단 후 지난 30여년 동안 FA 우먼스 슈퍼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우먼스 챔피언스 리그 등을 포함해 무려 43회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잉글랜드 여자축구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