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발 라인업 vs 체코Kicker

'성공적인 데뷔전' 바쿠 & 막스, 독일 측면의 새 희망 될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좌우 윙백 필립 막스와 리들레 바쿠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독일 좌우 측면 윙백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독일이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레드 불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독일은 지난 2019년 11월 16일에 열린 벨라루스와의 유로 2020 예선 경기(4-0 승) 이후 1년 만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수로 따지면 7경기 만에 무실점이었다. 

독일은 이번 A매치 기간에 체코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와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 2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하기에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체코전에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한 신예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옥석 고르기에 나섰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루카 발드슈미트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율리안 브란트와 요나스 호프만이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막스와 바쿠가 좌우 측면에 위치했고, 플로리안 노이하우스와 일카이 귄도간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용어)를 구축했다. 로빈 코흐를 중심으로 안토니오 뤼디거와 요나단 타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케빈 트랍 골키퍼가 지켰다.

독일 선발 라인업 vs 체코Kicker

가장 눈에 띄는 건 A매치에 처음 발탁되어 좌우 윙백으로 데뷔전을 치른 막스와 바쿠였다. 둘은 자주 오버래핑을 감행하면서 독일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바쿠가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전체적인 플레이를 주도했다면 막스가 공격의 마무리 작업을 책임졌다.

이는 기록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독일의 공격 방향 점유율은 오른쪽 측면이 무려 40%에 달했다. 반면 왼쪽 측면 점유율은 27.9%에 불과했다. 바쿠는 많은 볼터치(89회)와 키패스(3회)를 기록하면서 측면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더해 가로채기 2회와 태클 2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바쿠였다.

막스는 바쿠보다 전체적인 공격에 있어선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으나 장기인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체코 수비 라인에 위협을 가했다.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크로스를 시도해 3회를 성공시키면서 무려 60%라는 경이적인 성공률을 자랑한 막스이다(통상적으로 크로스는 30%만 되더라도 성공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결국 이 둘의 플레이에서 독일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13분경 뤼디거의 대각선 롱패스를 받은 바쿠가 볼을 몰고 가다가 호프만에게 패스를 주고 리턴 패스를 받아선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연결한 걸 노이하우스가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갔다. 이를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막스가 지체없이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발드슈미트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막스는 A매치 데뷔전에서 감격적인 도움을 올렸고, 바쿠는 측면에서 만들어가는 플레이로 기점 역할을 담당한 것.

이후에도 둘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감행하면서 독일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바쿠는 28분경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37분경엔 막스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핸드볼 반칙을 범했으나 심판은 이를 보지 못하는 오심을 저질렀다(평가전에선 VAR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 

뢰브 감독은 69분경, 막스를 빼고 니코 슐츠를 교체 출전시켰다. 막스가 빠지자 독일의 측면 공격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와 함께 체코의 공격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실제 69분경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은 슈팅 숫자에서 12대7로 우위를 점했으나 이후 20분 동안 4대8로 열세를 보이며 위기에 봉착했었다. 다행히 독일은 경기 종료 8분을 남긴 시점에서 체코 공격수 마테이 비드라의 골과 다름 없었던 헤딩 슈팅을 트랍 골키퍼가 선방해준 덕에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독일은 그 동안 측면 수비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와 함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요슈아 키미히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고, 왼쪽 측면 수비수 요나스 헥토어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좌우 측면 수비에 동시에 공석이 발생한 것. 이로 인해 뢰브는 그 동안 많은 측면 선수들을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모두 합격점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독일은 기본적으로 스리백 전술을 활용하다 보니 좌우 윙백들이 측면 공격을 주도해야 한다. 문제는 RB 라이프치히 좌우 측면 수비 듀오인 마르첼 할슈텐베르크와 루카스 클로스터만은 물론 파리 생제르맹 멀티 수비수 틸로 케러 역시 소속팀에서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할 정도로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데에 있다. 그나마 슐츠가 호펜하임 시절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 대표팀에서도 자리를 잡는 듯싶었으나 2019년 여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적 이후 끝을 모르는 부진에 빠지면서 무너지고 있다. 아탈란타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던 로빈 고젠스는 대표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겉도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분데스리가에서 측면 공격에 있어선 정상급 능력을 자랑했던 막스(이번 시즌부터는 PSV 에인트호벤에서 뛰고 있다)와 이번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정상급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떠오르고 있는 바쿠가 A매치 데뷔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독일 현지 언론들도 하나같이 이 둘에게 호평을 보내고 있다. 독일 최다 부수 판매를 자랑하는 '빌트'지 역시 바쿠와 막스에게 이 경기 최고 평점인 2점(독일은 1점부터 6점까지 평점이 주어지고, 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평점에 해당한다)을 부여했다. 

물론 한 경기만으로 평가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2년 넘게 측면 수비 문제로 고민하던 독일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 둘이 독일 측면의 해결책으로 자리잡아줄 필요가 있다. 측면 문제를 해소해야 축구 명가 독일의 명예 회복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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