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시즌 두번째 슈퍼매치의 컨셉은 ‘함께(together)’였다. 지난 4월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시즌 첫 슈퍼매치가 준 위기감 때문이었다. 양팀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 속에 0-0 무승부를 거뒀고, 1만 3천명이 간신히 넘는 역대 슈퍼매치 최저 관중 기록이 나왔다.
슈퍼매치의 두 주체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위기 의식을 공감하며 다시 팬들이 찾을 수 있는 라이벌전을 만들자는 다짐 속에 사전 홍보 컨텐츠를 이전의 자극적 코드가 아닌 함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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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라운드 위 분위기는 달랐다. 슈퍼매치는 가장 뜨겁고, 치열한 경쟁과 멋진 승부를 팬들에게 선사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선수들도 잊지 않았다. 5일 서울워드컵경기장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슈퍼매치다운 열기가 넘쳤다.
전반 2분 만에 터진 선제골이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서울의 에반드로가 조성진과의 경합에서 이기며 왼쪽 측면에서 골라인을 타고 올라와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몸을 던진 신진호를 통과했지만 뒤에서 쇄도한 안델손의 발에 닿으며 골로 연결됐다.
서울에겐 값진 의미의 골이었다. 이을용 감독이 추구하는 미드필드를 거치며 측면을 통하는 빠른 템포의 축구가 단숨에 이득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새롭게 영입된 뒤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두 브라질 공격수의 합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 뒤에도 에반드로와 안델손은 박주영, 고요한과 함께 서울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25분에는 박주영이 헤딩 경합에서 이기며 떨궈 준 공을 에반드로 배후 침투하며 잡아 찬스를 만들었다. 터치가 부드럽지 않아 골키퍼 신화용을 제칠 타이밍을 잡지 못했지만 수원 수비 발을 맞고 자책골이 나올 뻔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서울은 4분 만에 추가골을 뽑았다. 이번에도 선제골과 비슷한 루트였다. 에반드로가 적극적인 경합과 압박으로 차단하고 하프라인을 넘자 마자 바로 수원 수비 뒤로 침투 패스를 보냈다. 반대편에서 들어온 안델손이 공을 잡아 거침 없이 질주했다. 골키퍼 신화용과 1대1로 맞선 찬스에서 안델손은 차분하게 골을 마무리했다.
그 동안 서울 팬들 사이에서 존재감 없는 공격수라는 평가 속에 질타를 받았던 두 미운 오리가 백조가 돼 날아 오른 순간이었다. 에반드로는 이을용 감독대행과의 면담에서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을용 감독대행은 그 의견을 수용해 박주영을 중앙에 세우고, 에반드로를 왼쪽 측면에 보냈다.
힘과 압박, 치고 나가는 속도가 좋은 에반드로가 측면에서 수원을 부수기 시작하자 효과는 반대편에서도 나타났다. 침투 능력이 뛰어난 안델손에게 거듭 찬스가 났고 결국 골이 모두 그의 발에서 터졌다. 두 선수는 후반 7분에는 역할을 바꿔, 안델손의 패스를 받은 에반드로가 아크 정면에 접근해 위협적인 슛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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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2골의 안델손, 2도움의 에반드로 두 콤비의 활약을 앞세워 시즌 두번째, 그리고 통산 85번재 슈퍼매치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전반에 데얀이 서울의 골망을 흔들며 모두의 시선을 모으는 듯 했지만 VAR 판정 결과 그 앞에 오프사이드가 인정돼 무산됐다. 후반에는 염기훈의 프리킥이 문전에 있던 양팀 선수들을 통과해 골대 안으로 들어갔지만, 임상협이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이 날아오는 방향에 서서 관여한 것이 인정돼 역시 VAR로 취소됐다.
어린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는 유료 관중 2만9617명이 들어 차며 치열한 승부와 함께 잃어버린 자존심을 복구했다. 무료 입장한 어린이 관중까지 포함하면 실관중은 3만6788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