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더' 로이스, 흔들리는 독일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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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이전과 같은 수준의 독일로 돌아가기 위해 리더십을 살리겠다". 뢰브 "로이스는 그 동안 도르트문트에서 압박감에 잘 대처해 왔다. 당연히 그는 대표팀에서도 팀을 리드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어느덧 독일 대표팀 필드 플레이어들 중 최고령으로 접어든 마르코 로이스가 세대 교체에 나서고 있는 독일의 새로운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흔들리는 전차 군단의 명예회복을 위해선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전차군단' 독일이 위기에 직면했다. 독일이 어떤 팀인가? 명실상부 유럽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면서 브라질과 함께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던 국가이다. 비록 월드컵 최다 우승은 브라질(5회)이지만 최다 결승 진출(8회 중 4회 우승)과 최다 준결승 이상 진출(13회) 모두 독일의 차지였다. 즉 꾸준함이라는 측면에선 브라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듣는 독일이었다.

독일의 강세는 2010년대에도 줄곧 이어졌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은 물론 2017년만 하더라도 독일은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 우승을 차지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도 10전 전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로 본선에 진출했다. 특히 골득실 +39는 월드컵 유럽 예선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당연히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은 가장 유력한 월드컵 우승 후보였다.

이렇듯 영원히 저물지 않는 축구 왕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였던 독일은 2018년 들어 급격하게 무너졌다. 스페인과의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명품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를 거둔 독일은 이어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도 1-2로 패하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심지어 월드컵 본선 직전에 치른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2-1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 역시 월드컵 본선에서의 독일은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멕시코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0-1로 패한 독일은 한국과의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0-2 완패를 당하면서 1승 2패 F조 최하위로 조기 탈락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건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무려 8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엔 매번 월드컵에서 최소 8강 이상엔 꾸준하게 이름을 올린 독일이었다. 당연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실제 최근 많은 축구 관련 매체들은 월드컵 최대의 이변으로 독일과 한국의 2018 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전을 꼽고 있다.

충격적인 탈락을 당한 독일의 부진은 월드컵 이후에도 이어졌다. 페루와의 평가전(2-1 승)과 러시아와의 평가전(3-0 승)에서 승리하긴 했으나 정작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선 네덜란드와 프랑스에게 밀려 2무 2패로 본선 진출은 고사하고 다시 조 최하위에 그치며 A시드에서 B시드로 강등되고 말았다.

2018년 1년 사이에 독일은 A매치에서 4승 3무 6패로 승률 31%에 그쳤다. 1년 단위 6패는 독일 축구 역사상 최다 패에 해당한다. 경기당 승점 역시 1.15점으로 1964년 이래로 가장 낮았고, 경기당 득점은 1.08골로 1950년 이래로 가장 적었다. 말 그대로 악몽과도 같은 1년을 보낸 독일이다.

이에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베테랑 토마스 뮐러와 마츠 훔멜스, 그리고 제롬 보아텡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던졌다. 더 이상 베테랑들 없이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 새 판짜기에 나서겠다는 포부였다. 실제 이번 독일 대표팀 평균 연령은 24.8세에 불과했다. 이는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만 26세)는 물론 최근 젊은 팀으로 각광받고 있는 잉글랜드(만 24.9세)와 네덜란드(만 25.7세)보다 어리다.

하지만 독일은 세르비아와의 2019년 첫 A매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그마저도 먼저 실점을 허용한 상태에서 후반 교체 출전한 레온 고레츠카의 동점골 덕에 어렵게 패배를 모면한 독일이었다. 2019년 첫 경기에서 명예회복에 나섰으나 또 다시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이제 독일은 한국 시간 25일 새벽, 암스테르담 원정에서 네덜란드와 유로 2020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이미 독일은 지난 해 10월 13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 졸전 끝에 0-3 대패를 당한 적이 있다(당시엔 로이스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번 경기가 독일의 2019년이 명예회복의 해가 될 지 아니면 암흑기가 이어질 지 결정될 중요한 시금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독일의 최대 문제점은 바로 결정력 부족으로 꼽히고 있다. 미로슬라브 클로제의 은퇴와 마리오 고메스의 부진으로 정통파 공격수가 사라진 게 득점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독일은 20회 이상의 슈팅을 기록한 4번의 경기에서 1무 3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멕시코전 0-1 패, 한국전 0-2 패, 네덜란드전 0-3 패, 세르비아전 1-1 무). 원톱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티모 베르너는 최근 10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독일 대표팀의 문제로 많은 현지 언론들은 리더십의 부재를 꼽고 있다. 팀이 침체되고 있을 때 젊은 선수들을 이끌 리더가 없다는 게 독일 축구 전문가들의 총평이다.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는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상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전체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제한적이다. 자연스럽게 네덜란드와의 유로 2020 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도 독일 대표팀의 리더십 부재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에서 새로 리더를 맡아야 할 선수는 바로 로이스이다. 로이스는 1989년생으로 노이어(1986년생)와 함께 현재 독일 대표팀에서 단 둘 뿐인 80년대 생이다. 당연히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들 중에선 가장 나이가 많다. 무엇보다도 그는 소속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주장 직을 수행하면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 6연패에 빛나는 바이에른 뮌헨과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원동력으로 많은 독일 축구 전문가들은 로이스의 리더십을 뽑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로이스는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난 이제 만 29살이다. 당연히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이미 난 소속팀에서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 난 도르트문트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표팀에서도 리더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 대표팀에 많은 어린 선수들이 새로 가세한 만큼 호흡이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예전 수준의 독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뢰브 감독 역시 "그는 현재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도르트문트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그 동안 도르트문트에서 압박감에 잘 대처해 왔다. 당연히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대표팀에서도 팀을 리드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비단 리더로서의 역할이 전부가 아니다. 로이스는 현재 독일의 최대 약점인 득점력 부족 문제를 해소해줄 가장 확실한 공격 자원이다. 실제 그는 유럽 5대 리그(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서 뛰고 있는 독일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15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공동 2위).

이미 로이스는 지난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후반전에 교체 출전해 고레츠카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패배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이에 독일전에 골을 넣은 세르비아 공격수 루카 요비치는 경기가 끝나고 '도이치 벨레'와의 인터뷰에서 "로이스가 그라운드에 들어오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그는 현 시점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다. 수비 라인 사이를 파고들면서 많은 찬스들을 양산해낸다. 골을 향해 달려드는 그의 스피드를 우리는 따라잡을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그 동안 로이스는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 대회와는 크게 인연이 없는 편에 속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해 재활 훈련을 하면서 독일 대표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그가 A매치 38경기에 그치며 본인보다 한 살 어린 토니 크로스의 A매치 출전(91경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이유 역시 실력이 아닌 부상에 기인한 것이었다.

메수트 외질을 시작으로 뮐러와 훔멜스, 보아텡 등이 차례대로 대표팀에서 떠나면서 그는 만 29세에 접어들어서야 마침내 독일 대표팀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그 어느 때보다도 건강함을 유지하면서 전성기였던 2010년대 초반(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모습을 회복한 로이스이다. 그가 리더는 물론 주득점원 역할을 동시에 잘 수행해주어야 독일의 명예회복도 가능하다. 독일의 명운은 로이스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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