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s Guardado MexicoGetty Images

비상걸린 멕시코, 주장 과르다도 잃을 위기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주전급 선수의 줄부상으로 비상등이 켜진 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F조 두 번째 상대 멕시코는 심지어 주장을 잃을 위기에 직면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내달 개막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28인 예비명단을 발표했다. 멕시코의 선수 구성은 상당 부분 예상대로였다. 백업 자원으로 여겨진 조나단 곤살레스, 헤수스 몰리나, 로돌포 피사로, 갈리토 바스케스 등이 예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오소리오 감독은 예상치 못한 누군가를 깜짝 발탁하거나 기존 주전급 선수를 제외하는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수개월째 대표팀 복귀가 예상된 라파엘 마르케스(39)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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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신의 계획대로 명단을 구성한 오소리오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내내 표정이 어두웠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현재 멕시코는 주장 안드레아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 주전 수비수 네스토르 아라우호(산토스 라구나)와 디에고 레예스(포르투), 미드필더 조나탄 도스 산토스, 공격수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이상 LA 갤럭시)나란히 부상을 당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만약 월드컵이 내일 시작된다면, 부상 중인 다섯 명은 러시아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23인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28인을 호출한 이유도 부상자가 5명이기 때문. 현재 부상 중인 선수 대다수는 붙박이 주전, 혹은 경쟁을 통해 주전으로 도약할 만한 이들이다. 주장 과르다도는 오소리오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에서 열쇠를 쥔 핵심 자원. 아라우호는 무릎 부상을 당한 3월까지 주전 센터백 자리를 예약해놓은 선수였으며 레예스는 백스리에서는 수비수, 백포에서는 수비라인을 보호해주는 볼란테 역할을 맡을 주전 자원이다.

도스 산토스 형제 또한 언제든지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할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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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불안에 떨고 있는 이유는 부상자 중 상당수의 복귀 시기가 불분명하다는 점 때문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주장 과르다도의 부상 부위나 정도와 관련된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그는 과르다도가 곧 멕시코에서 수술을 받을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전성기에는 2선 공격수로 명성을 떨친 과르다도는 최근 들어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해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멕시코 전력은 대개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 이르빙 '처키' 로사노, 카를로스 벨라가 포진한 공격 삼각편대로 대변되지만, 이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는 건 과르다도다.

팀 전술에 따라 최후방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레예스의 월드컵 출전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최근 소속팀 포르투 경기 도중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에 포르투는 지난 10일 레예스가 회복하려면 최소 4주가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레예스는 멕시코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를 평가전 일정(웨일스, 스코틀랜드 등)을 전혀 소화할 수 없다.

멕시코에는 다행히도 수비수 아라우호가 최근 소속팀 산토스 라구나 훈련에 복귀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근 정상 훈련을 소화하며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아라우호는 지난 3월 크로아티아전에서 무릎 반월판 부상을 당한 후 2개월이 넘도록 실전 경험이 없다. 그가 월드컵을 앞두고 열릴 평가전에서 실전 감각을 얼마나 회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 여론이 불신하는 오소리오 감독, 선수들은 그를 100% 신뢰한다

멕시코는 오소리오 감독 부임 초기(2015~16년)에 치른 10경기에서 9승 1무, 20득점 2실점으로 순조로운 순항을 하고 있었다. 당시 멕시코가는 세네갈, 칠레 등을 상대한 평가전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한 후 돌입한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우루과이를 3-1로 완파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멕시코는 대회를 앞두고 치른 평가전에서 1-0으로 제압한 칠레와의 8강 경기에서 0-7 참패를 당했다. 오소리오 감독이 약체를 상대로는 강하지만, 월드컵에서 상대해야 할 전력이 강한 팀을 만나면 약해진다는 멕시코 언론과 팬들의 비아냥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다.

칠레전 참패 후 멕시코 축구협회는 오소리오 감독 경질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그러나 축구 전문매체 'ESPN FC'의 멕시코 전문기자 톰 마숄이 당시 역사적 참패를 당한 멕시코가 끝내 오소리오 감독을 재신임한 이유를 밝혔다. 경기가 끝난 후 분위기가 침체된 라커룸에서, 그리고 이어진 여론의 화살로부터 오소리오 감독을 지켜준 건 치차리토, 마르케스 등 베테랑급 선수들이었다.

에르난데스는 경기가 끝난 후 자국 언론을 통해 "멕시코의 영혼에 흠집을 낸 건 프로페('교수님'을 뜻하는 오소리오 감독의 별명)가 아닌 선수들이다.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도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마르케스는 직접 오소리오 감독을 찾아가 사임을 고려 중이라면, 다시 생각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고 한다. 마숄 기자에 따르면 마르케스는 오소리오 감독에게 "선수단을 대표해서 당신을 찾아왔다. 제발 우리를 떠나지 말아달라. 우리는 당신과 함께하기를 원한다. 당신의 노력이 한 경기로 평가받아선 안 된다. 적어도 선수들은 끝까지 당신을 지지할 것"이라며 실의에 빠진 그를 설득했다.

당시 라커룸 분위기를 기억하는 아라우호 또한 최근 'ESPN FC'를 통해 "치차리토와 마르케스가 우리에게 책임을 감독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칠레전 패배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우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감독을 믿는다"고 밝혔다.

마르케스는 올 초 멕시코의 이웃국가 미국 내 범죄 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입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문제는 멕시코가 지난 1월과 3월 평가전 일정을 모두 미국에서 소화했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이달 말에도 미국에서 대표팀을 소집해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게다가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마르케스는 이미 노쇠화가 시작된지 오래된 수비수다. 그런데도 오소리오 감독은 5개월간 대표팀에서 제외된 데다 경기력까지 떨어진 마르케스를 호출했다. 주장 과르다도가 부상 중인 현재 팀 사기와 규율을 바로잡을 만한 리더로 마르케스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 멕시코 28인 예비 명단

GK: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 리에주), 알프레도 탈라베라(톨루카), 헤수스 코로나(크루스 아술)

DF: 디에고 레예스(포르투), 카를로스 살세도(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 오스왈도 알라니스(헤타페), 네스토르 아라우호(산토스 라구나), 미겔 라윤(세비야), 헤수스 가야르도(푸마스), 우고 아얄라(티그레스), 에드손 알바레스(클럽 아메리카)

MF: 엑토르 에레라(포르투),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 라파엘 마르케스(아틀라스), 조나단 도스 산토스,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LA 갤럭시), 마르코 파비안(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헤수스 몰리나(몬테레이), 에릭 구티에레스(파추카)

FW: 하비에르 아퀴노(티그레스), 헤수스 '테카티토' 코로나(포르투), 라울 히메네스(벤피카), 오리베 페랄타(클럽 아메리카),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웨스트 햄), 카를로스 벨라(LAFC), 이르빙 '처키' 로사노(PSV 에인트호벤), 위르겐 담(티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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