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부산] 박병규 기자 = 연기만 솔솔 피어올랐던 부산 축구전용구장 건설, 현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9월 부산 시청에서 ‘부산 축구전용경기장 조성’과 관련하여 토론회가 열렸다. 당시 부산시 축구협회와 부산 아이파크 그리고 부산시 체육국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학자,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펼쳤다. 사실상 ‘결론’보다는 ‘의견’만 주고받는 자리로 끝이 났다.
이후 ‘골닷컴’은 지속적으로 현안에 관심을 가지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단순한 의사 결정만으로 전용구장이 지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가지 상황과 맞물려 있는데 현재까지 정리된 상황을 전달하고자 한다.
12월 부산 아이파크가 마침내 K리그1에 승격하였고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부산에서 열리며 축구전용구장에 관한 분위기가 다시 조성되었다. 특히 12월 말에 열린 부산시 체육회장 선거에 관심이 쏠렸다. 그간 부산시 체육회는 부산 시장이 맡아왔지만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하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민간에 맡겼다. 그 결과 장인화 전 대한체육회 이사가 당선되었다. 향후 3년간 시 예산을 편성 받아 부산시 체육을 두루 이끌게 된다. 자연스레 축구와 전용구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시 장인화 체육회장은 “전용구장에 대해서는 임기가 시작된 후 차츰 고민해 볼 것”이라 했다.
한편 부산시 축구 협회장에서 사퇴한 후 부산시 체육회장 선거 경쟁에 뛰어들었던 정정복 前 부산시 축구 협회장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때문에 부산시 축구 협회장직은 공석이었고 보궐선거가 공지되었다. 당시 정정복은 전화 통화에서 “추후 부산시 축구 협회장직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 마감 직전에 최종 등록했다.

그리고 17일 부산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부산시 축구협회장 선거가 시작되었고 결과가 발표 났다. 선거인단 115명 중 총투표수 95표에서 최철수 후보 65표, 정정복 후보 30표로 최철수 전 부산시 축구협회 수석부회장이 당선되었다. 최철수 당선인은 “분열된 파를 하나로 통합하여 깨끗한 축구협회를 만들고 부산시 축구 발전에 힘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전용구장에 대한 구상도 남겼다. 그는 “당연히 전용구장 계획이 있다. 앞으로 부산시와 부산시 체육회와 함께 의견을 나누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겠다. 현재 어느 정도 계획은 잡은 상태”라고 했다.
그렇다면 부산시 입장은 어떨까? 부산은 과거 전임 서병수 시장 시절 현재와 마찬가지로 축구전용구장 건립에 관심을 보였다. 기존의 구덕운동장과 강서구로 압축되었다. 다만 당시 시에서 지역 동-서 균형 발전과 장기적 도심 재생 발전을 위해 현재 부산아이파크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강서체육공원 인근으로 부지를 결정했다. 구체적인 의견과 방안이 오갔으나 현실성에서 떨어졌다. 구단 역시 사실상 원도심 중심을 원하는 입장이었다.
이후 오거돈 시장이 당선되며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최근 부산시에서 다시 관심을 보였다. 2020년 1월 7일부터 1주일간 부산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축구전용경기장 건립을 위한 위치 및 규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부산시 체육진흥과에는 축구전용 경기장 건립 담당을 추가했다. 해당 관계자는 “현 시장님 지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6개 광역시 중 부산만이 축구전용구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때문에 시민들의 의견을 먼저 알아본다는 취지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설문조사 결과 구덕운동장이 41.71%로 높게 나왔고 사직종합운동장이 33.49%, 강서체육공원 20.22%, 기타 4.58%가 나왔다. 규모에 관해서는 1만석-2만석이 40.60%로 가장 높게 나왔고 2만석-3만석 36.33%, 3만석-4만석 19.91%, 기타 3.16%로 나왔다.
조사 결과만 보면 구덕운동장 위치의 선호도가 높다. 현실적으로도 가능성이 높다. 구덕운동장은 지난 1928년에 완공되어 올해로 92년째를 맞는다. 한 차례 리모델링은 진행되었으나 여전히 종합운동장이라는 점이다. 일부는 과거 부산의 전신 대우 로얄즈의 상징성과 원도심 중심으로 가장 위치가 좋다는 평가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여러 가지 상황에 맞닿아 있다. 현재 구덕운동장은 부산시설관리사업소에 속해 있기에 축구단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이 사용한다. 특히 지역 육상연맹도 트랙 사용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시 육상연맹은 부산 내 3곳의 경기장 중 2곳을 사용하고 있다. 육상연맹 문의 결과 관계자는 “초,중,고를 비롯하여 대학과 실업팀 모두 합쳐 약 24팀이 사용 중이다. 부산아시아드는 시설 노후화로 사실상 사용하지 않고 아시아드 보조 트랙과 구덕운동장을 각 지역이 나눠 사용한다”고 했다. 부산 아이파크 역시 트랙 사용권으로 인해 매 경기 전후 시설물 설치와 철거를 반복 중이기에 고충이다. 사실상 잔디 외에는 구단이 시설물에 사용에 제한이 많은 편이다. 전용구장을 위해서는 각 기관과의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논의된 축구전용구장 조감도, 현재는 이와 상관 없다)
무엇보다도 예산에서도 협의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최고의 흥행을 이룬 DGB대구은행파크는 대구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물론 대구FC는 시민구단이기에 대구시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당시 경기장이 들어설 북구의 도심 재생 사업과 연계하여 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DGB대구은행파크는 건설에는 약 500억이 들었는데 국비로 30%를 보조 받았고 나머지 70%를 대구시가 모두 부담했다. 당시에도 대구시 체육회의 여러 기관과 충돌이 있었으나 교통정리가 되었기에 축구전용구장이 들어설 수 있었다.

굴뚝에 연기가 한번 피어나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 시민들도 축구전용구장에 대한 염원이 크다. 그러나 이 역시도 종목을 제외하고 정치적인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부산은 야구팀과 더불어 매해 총선 시점에 돔구장 건설과, 축구전용구장 건설 관련으로 몸사리 친 적이 있다. 비슷한 환경의 인천은 월드컵으로 인한 인천문학경기장, 아시안게임을 위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그리고 축구전용경기장까지 3개의 구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상은 인천문학경기장과 아시아드주경기장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현실이다. 부산 역시 무분별한 건설 및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은 구장보다는 더 세밀한 전략으로 신중히 목표에 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박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