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두 실바Getty

볼과 멀어진 베르나르두 실바, 올 시즌 반등할 수 있을까?

▲양 측면 공략 빈도 높아진 중앙 미드필더 실바
▲볼 몰고 전진한 과거와 달리 침투 빈도 급상승
▲데 브라이너, 귄도안 등과의 경쟁 이겨낼까?

[골닷컴] 한만성 기자 = 해리 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설이 연이어 제기됐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시끌벅적했던 여름 이적시장은 끝내 최전방 공격수 보강 없이 막을 내렸다. 또한, 구단에 이적 의지를 내비친 베르나르두 실바(27)는 결국 팀에 잔류했다.

실바는 맨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2018/19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2선 공격 자원이었다. 그는 온더볼 상황에서는 유려한 기술과 정밀한 공격 전개 능력, 오프더볼 상황에서는 왕성한 활동량과 강도 높은 전방 압박으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요한 크루이프의 축구 철학을 계승하며 추구한 '토털 축구'를 구사하는 데 가장 부합한 선수였다. 실제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주축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이너가 장기 부상으로 상당 기간 팀 전력에서 제외됐던 2018/19 시즌 도중 실바의 맹활약 덕분에 맨시티가 프리미어 리그 선두를 지키던 2019년 2월 현지 언론을 통해 "출전 명단에서 베르나르두(실바)를 빼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 팀은 베르나르두, 그리고 나머지 10명(It is Bernardo and 10 more players)"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실바는 데 브라이너가 빠진 맨시티의 중원진을 이끌며 리버풀과의 역사에 남을 만큼 치열했던 선두 경쟁 끝에 우승을 차지한 후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됐다. 심지어 맨시티는 리버풀과의 격차가 승점 1~2점 차를 오간 3월 서둘러 계약 기간이 3년이나 남았던 실바와 2025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올여름, 실바의 상황은 180도 달라진 상태였다. 약 2년 전 맨시티가 차지한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실바는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때 과르디올라 감독이 "베르나르두, 그리고 나머지 10명"이라고 표현한 맨시티가 지난 두 시즌을 통틀어 실바에게 준 선발 출전 기회는 단 47경기에 그쳤다. 이뿐만 아니라 실바는 맨시티가 올여름 케인, 호날두 영입 가능성을 타진한 과정에서 '트레이드 카드' 영순위로 거론되며 이적설이 제기됐다. 이에 불만을 품은 실바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밝힌대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 측에 이적을 요청했다.

우여곡절 끝에 잔류한 실바, 오프더볼 움직임 빈도 높여 변신 시도

그러나 맨시티는 끝내 최전방 공격수 영입이 무산됐고, 실바는 잔류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프리미어 리그에서 맨시티가 치른 다섯 경기 중 네 경기에 실바를 선발 출전시켰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 시즌 전까지 팀의 공격 상황에서 실바가 선보인 최대 장점은 자신이 직접 볼을 잡은 상태로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하거나 볼을 운반(carry)하는 '온더볼' 능력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실바의 플레이 스타일은 그가 맨시티로 이적한 2017년 여름을 시작으로 보여준 지난 4년간 모습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터치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69.9회
2018/19 - 67.9회
2019/20 - 74.6회
2020/21 - 70.7회
2021/22 - 60.9회*

*현시점(1~5라운드) 기준

실바는 올 시즌 들어 유독 자신의 발밑에 볼을 두고 팀 공격을 전개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그는 볼을 잡는 빈도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고, 동료에게 볼을 전달했던 예전과는 달리 자신이 상대 문전과 가까운 위치까지 올라가 볼을 받는 움직임이 부쩍 늘어났다. 즉, 실바는 오프더볼 성향이 과거와 비교해 두드러지게 짙어졌다.

올 시즌의 실바는 볼을 발밑에 두고 이동한 횟수를 뜻하는 '볼 운반'이 프리미어 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90분당 평균 50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은 초반에 불과하지만, 눈에 보이는 퍼포먼스와 수치를 통해 드러나는 기록이 올 시즌 예전과 비교해 볼을 더 멀리하는 실바의 스타일 변화를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볼 운반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54.7회
2018/19 - 51.9회
2019/20 - 56.9회
2020/21 - 55.2회
2021/22 - 47.1회*

*현시점(1~5라운드) 기준

맨시티는 실바 외에도 기존 자원 일카이 귄도안, 데 브라이너 등이 건재한 데다 올 시즌 '볼 운반 스페셜리스트'나 다름없는 잭 그릴리쉬를 영입했다. 즉, 맨시티는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해줄 선수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구단이 스트라이커 영입에 실패한 탓에 미드필더 성향이 강한 페란 토레스가 최전방에 배치돼 '가짜 9번' 역할을 맡은 탓에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포화 상태에 직면했다.

볼 운반을 줄었지만, 드리블 돌파는 늘어났다 

실바의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던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그가 팀에 잔류한 이상 벤치에 두기에는 아까운 선수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실바의 높은 축구 지능을 극대화해 그를 현재 플레이메이커가 즐비한 맨시티의 2선과 융화될 '오프더볼' 선수로 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실바는 자신이 직접 볼을 몰고 전진하기보다는 볼이 없는 상황에서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전진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볼 운반 거리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271.1m
2018/19 - 281.0m
2019/20 - 298.0m
2020/21 - 345.7m
2021/22 - 230.2m*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침투성 볼 운반 거리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49.5m
2018/19 - 168.1m
2019/20 - 171.3m
2020/21 - 199.7m
2021/22 - 126.0m*

*현시점(1~5라운드) 기준

단, 그렇다고 실바가 전형적인 박스 침투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건 결코 아니다. 그가 볼을 잡는 빈도, 직접 볼을 몰고 전진하는 횟수는 줄어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의 실바는 상대 페널티 지역과 가까운 지역에서 볼을 잡은 뒤, 상대 수비수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이 발생하면 과거와 비교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실바는 공간이 발생했을 때 전진한 예전과 달리 올 시즌에는 상대 수비수가 자신에게 따라붙어 공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하며 팀 공격의 활로를 뚫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덕분에 그는 미드필드 깊숙한 진영에서 전방까지 자신이 직접 볼을 운반하거나 패스를 찔러주는 빈도가 떨어진 대신 더 저돌적으로 자신이 직접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경합하고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드리블 돌파 시도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2.88회
2018/19 - 2.43회
2019/20 - 2.83회
2020/21 - 2.53회
2021/22 - 3.82회*

*현시점(1~5라운드) 기준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실바는 위험 지역에서 드리블 돌파를 더 활발히 시도하며 올 시즌 현재 상대를 위협할 만한 위치에서 파울을 얻어내는 횟수가 맨시티 이적 직후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2017/18 시즌 이후 가장 높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피파울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59회
2018/19 - 0.76회
2019/20 - 0.88회
2020/21 - 0.79회
2021/22 - 1.18회*

*현시점(1~5라운드) 기준

상대 문전을 향하는 패스는 줄었지만, 뒷공간 향해 달리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실바는 올 시즌 중원에서 자신이 경기를 조율하는 빈도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패스 횟수도 떨어진 상태다. 중원에서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넣어주는 그의 침투성 있는 패스 역시 줄어들었다. 대신 그는 상대 위험 지역에서 볼을 잡은 후 스스로 돌파를 시도하거나 아예 오프더볼 상황에서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 중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패스 시도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58.8회
2018/19 - 56.9회
2019/20 - 64.2회
2020/21 - 62.3회
2021/22 - 51.5회*

실질적으로 실바가 파이널 서드로 넣어주는 패스 횟수는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실바의 파이널 서드 진입 패스가 90분당 평균 2회가 채 되지 않는 건 올 시즌이 그가 맨시티에 데뷔한 후 처음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파이널 서드 진입 패스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2.00회
2018/19 - 3.06회
2019/20 - 2.96회
2020/21 - 3.54회
2021/22 - 1.76회*

*현시점(1~5라운드) 기준

마찬가지로 실바의 올 시즌 침투 패스(progressive pass) 횟수도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침투 패스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3.59회
2018/19 - 4.64회
2019/20 - 4.38회
2020/21 - 3.14회
2021/22 - 1.47회*

*현시점(1~5라운드) 기준

실바의 팀 내 역할이 바뀌고, 그가 볼을 받은 후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가 바뀌니 그의 패스가 이동하는 길이 또한 짧아졌다. 맨시티 이적 후 매 시즌 700m를 넘어섰고,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는 800m를 훌쩍 넘은 실바의 90분당 평균 패스 길이도 이번 시즌에는 637.4m로 줄었다.

과거에는 중원에서 패스를 찔러주던 실바가 동료들과 패스 연계를 이어가는 위치가 측면, 혹은 상대 문전과 가까워지며 자연스럽게 패스가 더 짧아진 셈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패스 길이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734.8m
2018/19 - 735.5m
2019/20 - 852.8m
2020/21 - 863.8m
2021/22 - 637.4m*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침투 패스 길이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29.8m
2018/19 - 161.3m
2019/20 - 166.3m
2020/21 - 134.8m
2021/22 - 75.3m*

*현시점(1~5라운드) 기준

참고로 과르디올라 감독이 가동하는 4-1-2-3 포메이션의 '2'에 해당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실바와 함께 나란히 배치되는 귄도안의 올 시즌 90분당 평균 패스 길이는 759.6m, 침투 패스 길이는 160.7m로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귄도안의 올 시즌 90분당 평균 키패스(슈팅 창출) 횟수는 1.8회로 그가 맨시티로 이적한 후 최고치에 달한다. 반대로 실바의 키패스 횟수는 그가 맨시티로 이적한 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는 올 시즌 그의 짙어진 오프더볼 성향을 실감케 하는 기록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키패스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76회
2018/19 - 2.11회
2019/20 - 2.26회
2020/21 - 1.40회
2021/22 - 1.18회*

대신 실바는 드리블 돌파와 함께 지속적인 뒷공간 침투로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을 물러나게 하며 2선에서 볼을 잡고 움직이는 그릴리쉬, 귄도안 등을 위해 공간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결과적으로 오프사이드를 범하는 횟수가 늘어난 건 긍정적인 기록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는 3선과 2선 중앙 지역, 그리고 측면을 오가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실바의 오프사이드 횟수가 올 시즌 들어 비약적으로 오른 점은 그가 그만큼 뒷공간을 침투하려는 시도를 늘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오프사이드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0.00회
2018/19 - 0.06회
2019/20 - 0.09회
2020/21 - 0.13회
2021/22 - 0.88회*

또한, 실바는 오프더볼 성향을 강화하며 볼처리를 간결하게 가져간 결과 상대 태클에 걸려 볼을 빼앗긴 횟수를 뜻하는 '디스포제션(dispossession)' 기록이 맨시티 데뷔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디스포제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65회
2018/19 - 1.51회
2019/20 - 0.97회
2020/21 - 1.22회
2021/22 - 0.88회*

실바의 역할은 어떻게, 위치는 어디로 바뀌었나?

달라진 성향을 선보이는 실바의 원래 최대 장점은 올 시즌 빈도를 크게 줄인 볼을 몰고 올라가는 전진성, 그리고 상대 수비 블록을 깨는 침투 패스다. 단, 그는 구단에 이적을 요청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맨시티에 잔류하게 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해야 했다.

실바는 표면적으로는 중앙 미드필더로 맨시티의 베스트11 한 자리를 차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경기 중 그가 움직이는 위치는 중원보다는 측면에 더 가깝다. 그는 주로 중원을 움직임의 시작점으로 가져가며 오른쪽 측면으로 치우친 과거와 달리, 올 시즌에는 수시로 양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성향이 부쩍 강해졌다.

베르나르두 실바 히트맵SofaScore

그림: 오른쪽이 베르나르두 실바의 2018/19 시즌, 왼쪽이 그의 올 시즌(5라운드 종료된 시점) 히트맵

실바는 올 시즌 양쪽 측면으로 넓게 벌려서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실바의 위치가 바뀌며 그가 소위 '볼을 차는 방식' 자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왼발잡이 실바는 과거 오른쪽 측면과 중앙 지역을 오가며 왼발로 볼을 처리하는 비율이 90% 이상이었다.

그러나 실바는 과거에는 거의 쓰지 않던 오른발을 올 시즌부터 간헐적으로 활용 중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오른발 패스 비율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9.7%
2018/19 - 6.5%
2019/20 - 6.4%
2020/21 - 6.7%
2021/22 - 12.5%*

올 시즌 늘어난 실바의 1대1 드리블 돌파와 뒷공간 침투도 대부분 측면에서 발생했다. 그러면서 그가 시도하는 패스의 스타일이나 방향 또한 달라졌고, 그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빈도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상승하며 맨시티가 공격의 폭을 넓히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실바는 AS 모나코에서 2016/17 시즌 붙박이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후 맨시티로 이적했다. 당시 그의 90분당 평균 크로스 횟수는 3.75회였다. 그러나 실바는 표면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올 시즌 오히려 더 많은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크로스 횟수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3.24회
2018/19 - 2.21회
2019/20 - 2.79회
2020/21 - 1.18회
2021/22 - 3.82회*

또한,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 초반 가브리엘 제수스를 붙박이 주전으로 중용하며 상대의 빌드업을 저지하는 수비 상황에서 전방 압박 강도가 떨어진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최전방을 지킨 예전과는 달리, 실바에게는 상대팀 중앙 수비수를 압박하는 역할을 맡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이 수비 시 실바의 위치를 측면으로 벌린 이유는 더 효과적인 전방 압박을 펼치기 위해서다.

과거 맨시티는 실바에게 왕성한 활동량을 요구하며 그가 상대 중앙 수비수를 압박해 볼을 공간이 제한적인 측면으로 몰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 시즌의 맨시티는 토레스, 제수스 등이 상대 중앙 수비수를 압박해 볼을 측면으로 몰면 비좁은 공간에서 공격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상대 측면 수비수를 실바가 강력한 압박을 가해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패턴으로 전방 압박을 구사 중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파이널 서드 지역 태클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0.41회
2018/19 - 0.41회
2019/20 - 0.44회
2020/21 - 0.26회
2021/22 - 0.59회*

이처럼 실바는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하는 역할보다는 자신이 직접 '볼을 빼앗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실바는 볼을 잡은 상대 측면 수비수가 전진하지 못하도록 그의 움직임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1대1 수비 시 드리블 저지율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9.4%
2018/19 - 23.2%
2019/20 - 30.6%
2020/21 - 24.4%
2021/22 - 37.5%*

변신한 베르나르두 실바의 성패, 결국 공격 포인트에 달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바가 시도한 변신의 성공 여부는 그가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는 뒷공간 침투, 혹은 문전과 가까운 위치에서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 빈도를 높인 선수로 거듭 난 이상 자신이 스스로 득점 기회에서 결정을 짓거나 팀이 골을 넣을 만한 흐름을 만드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초반 실바의 경기력은 그가 불과 약 한 달 전 이적을 요청하며 맨시티를 떠날 가능성이 컸던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편이다. 그는 레스터 시티 원정에서는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맨시티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겼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슈팅 기록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1.47회
2018/19 - 1.99회
2019/20 - 2.17회
2020/21 - 1.22회
2021/22 - 1.47회*

올 시즌 실바의 슈팅 횟수 자체는 지난 시즌보다는 늘어났으나 과거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그는 2018/19 시즌과 2020/21 시즌에는 올 시즌보다 약 1회 정도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다. 즉, 그는 예전보다 더 많은 득점 기회를 포착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실바가 올 시즌 슈팅을 시도한 위치는 과거와 비교해 상대 골문과 가까워졌다. 드리블 돌파에 이은 문전 쇄도, 혹은 볼 없이 상대 수비의 배후를 파고드는 침투 빈도를 높인 그가 상대를 더 효과적으로 위협할 만한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 중이라고 볼 수 있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슈팅 거리
(프리미어 리그 기록, 슈팅 1회당 평균 기준)

2017/18 - 12.8m
2018/19 - 13.6m
2019/20 - 12.8m
2020/21 - 13.4m
2021/22 - 11.5m*

이 덕분에 실바는 슈팅 횟수 자체는 예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지만, 유효 슈팅 횟수는 근소한 차이로 그가 맨시티로 이적한 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올 시즌 그의 유효 슈팅 비율이 과거와 비교할 때, 압도적인 수준으로 가장 높다는 사실이다.

# 베르나르두 실바 시즌별 슈팅 대비 유효 슈팅 비율
(프리미어 리그 기록, 90분당 평균 기준)

2017/18 - 56.0%(0.82회)
2018/19 - 34.9%(0.69회)
2019/20 - 30.6%(0.66회)
2020/21 - 46.4%(0.57회)
2021/22 - 60.0%(0.88회)*

맨시티는 오늘밤 8시 30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첼시를 상대로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 원정에 나선다. 맨시티는 오랜 기간 우승을 염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결승까지 올랐으나 끝내 첼시에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실바는 맨시티가 첼시와 격돌한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64분 페르난지뉴와 교체된 후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첼시전은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노리는 맨시티가 팀의 경쟁력을 시험해볼 확실한 기회다. 올여름 우여곡절 끝에 맨시티에 잔류한 실바는 올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지난 두 시즌간 이어진 슬럼프를 극복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곧 데 브라이너, 필 포든 등이 실전 감각을 100% 회복해 본격적으로 치열한 주전 경쟁이 시작된다면 지금 당장은 주전 자리를 꿰찬 실바의 입지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글=한만성 기자
자료=FBREF, SofaScore
사진=G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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