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가 바이에른 뮌헨마저 2-1로 꺾으며 분데스리가 4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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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킹의 묀헨글라드바흐, 유럽 대항전을 정조준하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9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긴 묀헨글라드바흐가 이번 시즌 13라운드 현재 7승 3무 3패 승점 24점을 올리면서 4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묀헨글라드바흐는 지난 시즌 16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14위에 그치며 강등을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헤킹 부임 후 8승 5무 5패를 거두며 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시즌을 마무리한 묀헨글라드바흐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핵심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유스 출신 핵심 미드필더 마흐무드 다후드가 여름 이적시장을 떠났음에도 이번 시즌 7승 3무 3패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헤킹 부임 이후의 성적만 놓고 보면 15승 8무 8패 승점 53점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RB 라이프치히, 그리고 호펜하임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승점을 기록하고 있는 묀헨글라드바흐이다.
그러면 묀헨글라드바흐가 헤킹 체제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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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킹은 확고한 전술 철학이 있는 인물은 아니다(물론 헤킹 역시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긴 하지만 하나의 전술 철학을 고집하는 감독은 아니다). 이로 인해 자기만의 축구 철학이 있는 감독들에 비해 다소 저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는 주어진 자원 속에서 최상의 성과를 짜내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 그러하기에 헤킹은 전임 감독 안드레 슈베르트가 고집하던 3-4-1-2 포메이션을 즉각적으로 파기하고 장기간 묀헨글라드바흐를 지도했던 루시앵 파브르(현 니스 감독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묀헨글라드바흐 감독직 수행)의 플랫형 4-4-2를 차용해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들에게 익숙한 전술을 활용해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플랫형 4-4-2는 4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 그리고 2명의 공격수를 일자형으로 배치한 형태로 이 포메이션의 강점은 바로 각각의 공간을 겹치지 않게 균등 분배해 모든 구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즉, 자신이 맡은 구역만 통제하면 되기에 전술운용이 쉽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게다가 4-4-2의 경우 라인과 라인 간의 구별이 명확하다 보니 라인 간의 간격 유지가 용이하다는 데에 있다. 이를 통해 각각의 라인들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동시에 올리거나 내리기가 용이해진다. 당연히 4-4-2는 공수 전환 및 압박에 있어 강점을 보일 수 밖에 없다. 1980~90년대 밀란 제너레이션(황금기)을 구축했던 아리고 사키가 바로 4-4-2 포메이션을 통해 현대식 압박 축구의 근간을 마련했다. 이를 계승 발전시킨 대표적 인물이 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다.

헤킹의 4-4-2 활용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 주장 라스 슈틴들은 헤킹 하에서 연신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전문 공격수가 없는 묀헨글라드바흐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실제 슈틴들은 헤킹 감독 하에서 분데스리가 28경기에 출전해 12골 4도움을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전임 감독 안드레 슈베르트 체제에선 41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었고, 하노버 시절 타이푼 코르쿠트 감독 하에서 33경기에 출전해 9골을 기록했다).
첼시 에이스 에당 아자르의 친동생으로 유명한 토르강 아자르 역시 4-4-2 포메이션에서 측면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아자르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다소 계륵과도 같은 선수였다. 하지만 헤킹 부임 후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은 그는 분데스리가 23경기에서 7골 8도움을 올리며 전담 페널티 키커(7골 중 4골이 페널티 킥 골이다)이자 특급 도우미로 거듭나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크리스토프 크라머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점유율을 중시 여기는 전임 감독 안드레 슈베르트 체제에서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헤킹 부임 후 장기인 활동량을 바탕으로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중원의 에너자이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점유율을 추구하던 전임 감독 슈베르트는 홈에선 준수한 성적을 올렸으나 원정에선 4승 4무 13패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18번의 원정 경기에서 1승 4무 13패에 그친 슈베르트였다. 하지만 헤킹이 실리적인 역습 축구를 구사하자 묀헨글라드바흐는 원정에서 9승 4무 4패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원정 호구에서 강팀으로 거듭난 묀헨글라드바흐이다.
게다가 헤킹은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 그는 만 53세로 하인케스(만 72세)와 도르트문트 감독 피터 보슈(만 54세)에 이어 3번째로 많고, 현역 분데스리가 감독들 중에선 분데스리가 경기 수도 363경기로 독보적인 2위를 달리고 있다(하인케스가 648경기로 1위고, 3위는 프라이부르크 감독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로 166경기). 현재 분데스리가는 율리안 나겔스만과 도메니코 테데스코, 한네스 볼프 같은 젊은 감독들로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에 애당초 분데스리가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감독이 4명 밖에 없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 관리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헤킹이다. 감독 경력을 통틀어 그와 마찰을 일으킨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엄격한 편이지만, 보수적이진 않기에 선수들도 그를 잘 따른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만을 고집하던 아자르가 측면에서 불만 없이 성실하게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헤킹의 선수 관리 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묀헨글라드바흐 주장 슈틴들은 이에 대해 "헤킹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우리 팀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 개개인과 많은 개별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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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킹은 어떻게 하인케스를 꺾었나?
이번 시즌 첫 6경기에서 2승 2무 2패로 다소 조용한 출발을 알린 묀헨글라드바흐는 이후 6경기에서 4승 1무 1패를 올리며 분데스리가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가운데 묀헨글라드바흐는 하인케스 부임 후 분데스리가 5연승 포함 공식 대회 9전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던 바이에른을 상대해야 했다. 전반기 최대 고비처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 경기는 스승과 제자의 맞대결로도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헤킹은 1983년부터 1985년까지 2년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선수로 뛰면서 하인케스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바 있다. 그러하기에 헤킹은 바이에른전을 앞두고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수 시절 하인케스와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바이에른에게 승리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승리한다면 우리 역시 현실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바이에른과의 진정한 승부를 원한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묀헨글라드바흐는 바이에른전에 평소보다 더 간격을 좁게 가져갔다. 좌우 상하 폭 모두 극단적으로 줄인 묀헨글라드바흐였다.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수비 진영에 머물면서 역습 기회를 얻을 때까지 인내했다.
지나칠 정도로 간격을 좁히다 보니 11분경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들끼리 충돌해 크라머가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독일 전술 전문 사이트 '슈필페어라거룽'은 묀헨글라드바흐가 '울트라 컴팩트' 축구를 구사했다고 묘사했다.

당연히 바이에른은 묀헨글라드바흐 중원 공략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바이에른의 공격은 측면 위주로 이루어졌다. 좌우 측면 수비수 후안 베르낫과 요슈아 킴미히를 최대한 공격 쪽으로 끌어올리면서 측면 공략에 주력해야 했던 바이에른이었다(바이에른의 묀헨글라드바흐전 선수들 평균 위치 및 패스 네트워크만 보더라도 중원에 하비 마르티네스를 제외하면 다들 측면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바이에른 입장에선 플레이메이커 티아고 알칸타라와 에이스 아르옌 로벤의 부상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일전이었다. 묀헨글라드바흐전에 좌우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코랑탱 톨리소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전문 측면 자원들이 아니다 보니 묀헨글라드바흐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로벤의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왼발 슈팅이 생각날 수 밖에 없었던 바이에른이다. 실제 전반 종료 직전 측면 공격수 킹슬리 코망이 투입된 이후 바이에른의 공격이 전반전보다 크게 향상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알칸타라가 없다 보니 중원에서의 볼배급도 예전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알칸타라가 있었다면 이 경기보다 더 양질의 패스를 세밀하게 공급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바이에른의 공격이 주춤한 틈을 타 묀헨글라드바흐는 몇 안 되는 공격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리며 전반에만 2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먼저 37분경 베스테르고르의 롱패스 과정에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든 아자르가 페널티 박스에서 감각적인 터치로 니클라스 쥘레를 제치는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유도해냈다. 아자르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전반 종료 직전 왼쪽 측면에서 하파엘과 아자르로 이어지는 패스를 받은 슈틴들이 기습적으로 수비 사이를 파고 들어 세밀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반대편 측면에서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온 마티아스 긴터가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2골 차 리드를 잡은 묀헨글라드바흐는 이후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활용하며 바이에른의 공세를 1골로 저지해냈다. 결국 헤킹은 스승 하인케스에게 바이에른 감독 복귀 후 첫 패배를 선사했다. 적어도 이 경기에서만큼은 청출어람이라는 사자성어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 헤킹이다.

공교롭게도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에서 전반전에만 2골 차 리드를 내준 건 2015년 1월 30일,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1-4 패) 이후 98경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인데 당시 볼프스부르크 감독이 바로 헤킹이었다. 즉 헤킹은 바이에른을 공략하는 법을 아는 감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묀헨글라드바흐는 이 경기 승리로 1위 바이에른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묀헨글라드바흐를 진지하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4위 이내)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분류하고 있다. 긴터를 포함해 다른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들 역시 "최소 유럽 대항전 진출(6위 이내)이 목표"라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경기력의 안정감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2위 라이프치히와 3위 샬케, 5위 도르트문트, 6위 바이엘 레버쿠젠, 그리고 7위 호펜하임보다도 앞서는 묀헨글라드바흐이다.
다만 헤킹 부임 후 묀헨글라드바흐의 가장 큰 약점은 빠른 스피드의 공격을 구사하는 팀에게 취약하다는 데에 있었다. 199cm의 장신 수비수 야닉 베스테르고르가 상당히 느린 편에 속하고, 슈틴들의 공격 파트너 하파엘과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오스카 벤트가 만 30세를 넘어서면서 운동 능력 저하와 함께 스피드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강도 높은 압박 축구를 구사하는 데 있어 다소간의 걸림돌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것이 바로 묀헨글라드바흐가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1-6으로, 레버쿠젠과의 홈경기에서 1-5로 대패한 원인이었다. 이 2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묀헨글라드바흐는 최다 실점 3위(22골)라는 저조한 기록을 올리고 있는 이유이다. 도르트문트전과 레버쿠젠전을 제외하면 묀헨글라드바흐는 분데스리가 11경기에서 11실점으로 경기당 1골을 실점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최소 실점 2위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13경기 13실점으로 경기당 1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래저래 2경기 대패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즉 묀헨글라드바흐가 다음 시즌, 다시 챔피언스 리그 무대로 복귀하기 위해선 발 빠른 상대팀에 대한 대응력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 이 약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자칫 현재 순위에서 밀려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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