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Bosz

'벼랑 끝' 도르트문트, 라이벌 샬케 넘어야 산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현재 위기에 직면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피터 보슈 감독의 목숨을 걸고 더비 라이벌 샬케와 운명의 일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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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데스리가 최고의 라이벌전... 라우슈의 추억

도르트문트와 샬케의 레비어 더비는 각종 언론 매체들로부터 세계 10대 더비 중 하나로 단골손님처럼 뽑히는 명실상부 독일 최대, 최고의 더비이다. 도르트문트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와 샬케 홈구장 펠틴스 아레나의 거리는 37km 밖에 나지 않는다.

양 팀은 노르드라인 베스트팔렌 주를 대표하는 두 구단으로 지역 최강자를 놓고 92년 동안 자존심 대결을 벌여왔다. 그러하기에 레비어 더비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불러일으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슈가 됐던 건 바로 안내견의 경기장 난입 사건이었다.

이는 1969년 9월 6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샬케가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37분경 한스 피르크너의 선제골을 넣었다. 이 와중에 도르트문트 경비원이 안내견 렉스(셰퍼드 종)의 목줄을 놓는 우를 범했다. 빠른 속도로 그라운드 위에 난입한 렉스는 샬케 수비수 프리델 라우슈의 엉덩이와 게르트 노이저의 왼쪽 허벅지를 물어버렸다. 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샬케 선수들은 겁에 질렸고, 65분경 도르트문트 공격수 베르너 바이스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해당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MYq6bTSTwA 

렉스가 샬케 선수들만 골라서 문 이유는 바로 도르트문트 구장 안내견들이 샬케의 고유색 파란색 유니폼에만 반응하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분노한 샬케 사장 귄터 지버트는 후반기 홈에서 치러진 레비어 더비에서 구장에 사자를 배치해 도르트문트 팬들과 선수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2017년 11월 18일, 레비어 더비를 앞두고 바로 위에서 언급한 안내견 경기장 난입 사건의 피해자였던 라우슈가 피부암으로 만 7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살아 생전 "충격과 고통이 극심했다. 이로 인해 파상풍 주사를 맞아야 했다. 이틀밤을 복통으로 인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엉덩이에 흉터가 남아있다"라고 당시를 회고하면서도 "만약 렉스가 내 앞을 깨물었다면 이빨이 다 부러졌을 것이다"라며 호기롭게 웃어넘겼다.

라우슈는 샬케에서 9년간 선수로 활약했고, 은퇴 후 유스팀 감독과 1군 감독직도 수행한 샬케의 전설이다. 그러하기에 샬케 선수들은 대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에 승리를 선사하기 위해서라도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Friedel Rausch


# 벼랑 끝에 몰린 도르트문트... 보슈의 운명은?

현재 도르트문트는 시즌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주말 슈투트가르트와의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1-2로 패하며 분데스리가 3연패 포함 5경기 무승(1무 4패)의 슬럼프에 빠진 것. 이와 함께 7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구단 역대 가장 좋은 시즌 출발(6승 1무 승점 19점, 골득실 +19)을 알리며 1위를 독주하던 도르트문트는 5위로 추락했다.

게다가 도르트문트는 주중 토트넘 핫스퍼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5차전 홈경기에서도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최근 9경기에서 1승 3무 5패의 부진을 보였다. 그마저도 유일한 1승은 DFB 포칼 2라운드에서 3부 리가 구단 마그데부르크를 상대로 올린 것이었다. 

이렇듯 도르트문트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자 자연스럽게 피터 보슈 감독 경질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만약 라이벌 샬케와의 레비어 더비 홈경기에서도 무기력하게 패한다면 보슈가 경질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벼랑 끝으로 몰린 도르트문트와 보슈이다.

그러하기에 보슈 감독은 레비어 더비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라운드 위에 쓰러질 때까지 최대한 전력을 다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주장 마르첼 슈멜처 역시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 감독의 뒤에 서있다"라고 주장했고, 마리오 괴체도 "그는 위대한 감독이다"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Peter Bosz


#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샬케

반면 샬케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6경기 무패(4승 2무) 행진을 이어오며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12라운드 기준 2위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샬케가 마지막으로 분데스리가 2위에 올라선 건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5년 전인 2012/13 시즌 12라운드였다.

여기에 샬케에 호재가 하나 더 발생했다. 바로 에이스 고레츠카가 복귀해 수요일 팀 훈련에 합류한 것. 고레츠카는 분데스리가 9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으며 간판 공격수 구이도 부르그슈탈러와 함께 팀 내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9라운드 마인츠전이 끝나고 부상을 당해 3경기에 결장해야 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고레츠카는 레비어 더비 선발 출전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Leon Goretzka

샬케가 더비 라이벌 도르트문트보다 더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건 2014/15 시즌 분데스리가 최종전 함부르크전(2015년 5월 23일) 이후 2년 6개월 만의 일이다. 위르겐 클롭이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은 2008년 이래로 샬케는 2009/10 시즌과 2014/15 시즌을 제외한 7시즌 동안 도르트문트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야 했다. 샬케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10년이었다. 

이에 샬케 회장 클레멘스 퇴니스는 "분명 더비는 전체 시즌을 통틀어 가장 감정적인 경기에 해당한다. 우리 선수들이 구단의 명예를 걸고 90분 내내 헌신과 투쟁심, 그리고 용기를 보여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샬케 신임 감독 도메니코 테데스코 역시 "내가 샬케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팬들은 항상 나에게 와서 더비전 승리가 그들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얘기해 주었다"라고 더비의 특별함을 설명하면서도 "난 다른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도르트문트전을 준비했다. 만약 내가 이 경기를 특별하게 준비했다고 얘기한다면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다른 경기에선 100%를 다하지 않았다는 소리가 된다"라며 평소대로 도르트문트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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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비어 더비의 승자는?

현재 분위기와 기세만 놓고 보면 샬케의 우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더비는 더비다. 도리어 더비에선 분위기가 안 좋은 팀이 이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도르트문트는 최근 레비어 더비 5경기 무패(2승 3무)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즉 예측이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이번 레비어 더비가 도르트문트의 간절함과 샬케의 기세가 충돌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펼쳐진 것이라는 점이다.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 역시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뜨거운 더비'를 헤드라인으로 걸며 이번 레비어 더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보슈 감독의 생명 연장은 물론 다시금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2위 샬케와 5위 도르트문트의 승점 차는 3점에 골득실에선 도르트문트가 +13으로 경쟁팀들에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에도 패한다면 도르트문트는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할 위험성이 있다. 샬케 역시 도르트문트를 꺾는다면 2위 자리를 굳건히 다지면서 1위 바이에른 뮌헨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양 팀 구단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일전이다.

'독일 최대의 더비' 도르트문트와 샬케의 분데스리가 13라운드 경기는 한국 시간 25일 밤 11시 30분,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다.

Peter Bosz그래프=박성재 디자이너

그래프=박성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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