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의 아이들, K리그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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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23 챔피언십서 잠재력 발휘한 베트남 선수들, 제2의 쯔엉 기대해도?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동남아시아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돌풍은 국내에도 큰 인상을 남겼다. 팀을 이끄는 한국인 박항서 감독의 존재에 많은 주목을 했지만 새로운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연령별 대표팀과 AFC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일시적인 이변을 일으키던 베트남과 동남아 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주류로 들어설 힘을 갖춰가고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 축구는 인도와 더불어 아시아 축구의 대표적인 변방으로 꼽혔다. 축구에 대한 열기는 뜨겁지만 그에 수반하는 팀 전력과 개인 기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60~70년대 버마(현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가 강호로 꼽혔지만 한국을 위시한 극동세와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의 중동세에 밀려 완벽한 뒤쳐졌다.

동남아 축구가 다시 일어선 것은 최근이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 속에 선수 육성과 리그 시스템 등에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 2007년에는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4개국이 아시안컵을 공동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는 1972년 태국과 크메르(현 캄보디아)가 4강에 오른 뒤 동남아는 단 한 팀도 아시아권 4강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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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그 막혀 있던 벽을 넘어 역사적인 걸음을 내디뎠다. 라이벌 의식이 치열한 인접 국가가 베트남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 것도 동남아 축구의 한계를 깨 줬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베트남의 활약상을 통해 동남아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민첩하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은 개인 능력에서 극동, 중동 선수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조직적이고 유연한 전술이 가미되자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짧은 패스 전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예리함도 빛났다. 박항서 감독은 “개인 기량 면에서는 아시아 최고라는 한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K리그 팀들이 아시아쿼터로 주목하던 우즈베키스탄의 젊은 선수들을 향한 시선도 일부 베트남의 유망주들에게 향하게 됐다. 5골로 대회 득점 2위에 오른 응우옌 꽝 하이가 대표적이다. 문전에서의 기민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슛을 살린 꽝 하이는 한국, 호주, 카타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잇달아 골을 넣으며 눈길을 모았다. 

꽝 하이에 미치진 못했지만 응우옌 꽁 푸엉도 기대에 걸맞은 안정된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었다. 이라크전 역전골의 주인공 하 득 친, 베트남에서 유일한 185cm의 장신 수비수 판 박 둑 등도 돋보였다. 꽝 하이와 하 득 친은 1997년생, 판 박 둑은 1999년생으로 이번 대회 참가한 선수들보다 연령도 낮았다. 이번 대회 보여준 기량이라면 향후 발전이 기대된다. 

K리그 입장에서는 아시아 쿼터 활용도 감안할 만 하다. 베트남 U-23 대표팀의 주장은 르엉 쑤언 쯔엉이 문을 열었다. 쯔엉은 2016년 인천 유나이티드, 2017년 강원FC 소속으로 K리그를 경험했다. 꽁 푸엉, 그리고 응우옌 뚜안 안은 J2리그에서 뛰고 왔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황금 세대들이 자국 리그보다 더 수준 높은 무대에서 경험을 쌓길 원하는 차원에서 K리그, J리그 진출을 도왔다. 

K리그에게 베트남은 여전히 기회다. 예상을 웃도는 경기력 외에 엄청난 축구 열기도 확인했다. 시장 확대를 노리는 K리그에게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입이 중요하다. 해당 국가의 주요 선수를 보유하는 것은 중요한 교두보다. 2년 전 쯔엉이 K리그로 온 것은 그 목적도 컸다. 

현재 한국에는 약 100만명 가량의 베트남 노동자, 결혼을 통한 이주 가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이나 농촌 지역에 가까운 K리그 팀들로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베트남 스타 선수들의 연봉은 수천만원 수준으로 부담도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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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베트남 최고의 유망주는 쯔엉도 K리그에 와서 2년 간 1군 공식 경기에 6번 출전하는 데 그쳤다. 기량의 문제기도 했고, 한국인 지도자의 편견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전력이 돼야 선수는 가치를 지닌다. K리그 구단들도 전력의 한 축인 아시아쿼터를 동남아 선수 영입에 투자하려면 기량 면에서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쯔엉의 원소속팀인 호앙안잘라이는 올해는 임대를 통해 K리그에 보내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소속팀과 베트남 대표팀 입장에서는 주축 선수인데 그들 역시 경기 출전이 많지 않은 것은 손해라 느끼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쯔엉은 “K리그 선수들과 훈련하고, R리그나 자제 연습 경기에 출전해 부딪히는 것으로도 성장하는 느낌이었다”라며 동료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기도 했다. 

쯔엉이 테이프를 끊었고, 박항서 감독은 더 큰 가교를 놨다. 베트남 축구의 잠재력을 확인한 현 상황에서 ‘제2의 쯔엉’을 K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기량, 상업적 가치의 밸런스가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겠지만 더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K리그 구단의 도전이 이뤄질 때 성공 사례는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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