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공격형 미드필더 안드레아스 페헤이라가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2-1 승리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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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레스터와의 2018/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개막전에서 폴 포그바와 루크 쇼의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다름 아닌 포그바였다. 주장 완장을 차고 개막전에 나선 포그바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선제골을 넣었다. 비단 골만이 아닌 볼 터치 91회를 가져가면서 드리블 돌파 6회와 태클 2회, 가로채기 2회를 기록하는 등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포그바가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활보하는 동안, 그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준 선수가 있다. 다름 아닌 페헤이라이다. 만 22세의 젊은 미드필더 페헤이라는 레스터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수비 라인을 보호했을 뿐 아니라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페헤이라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가로채기를 비롯해 4회의 걷어내기와 3회의 태클, 그리고 1회의 슈팅 차단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91.4%로 상당히 준수한 편에 속했다. 특히 롱패스는 8회를 시도해 6회를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배달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의 원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서 임대로 뛰면서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는 데에 있다. 실제 그는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서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23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올렸다. 시즌 중반부에 아킬레스 파열로 2달 가까이 결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활약상을 펼쳤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Getty Images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EPL 개막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익숙하지 않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행하면서 은퇴한 마이클 캐릭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부상을 당한 네마냐 마티치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워주었다.
이에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 역시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페헤이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는 발렌시아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였다.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온 그는 '6번 역할(수비형 미드필더)'을 환상적으로 수행해 주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페헤이라의 롤모델은 다름 아닌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다. 페헤이라는 지난 시즌 발렌시아에서 뛰던 당시 '골닷컴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훌륭한 선수다. PSV 유스 팀에서 축구를 배웠을 때 과거 PSV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존경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박지성이었다. 내 우상이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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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러모로 박지성을 닮았다. 박지성과 같은 측면 공격수이고, PSV 에인트호벤을 거쳐 맨유에 입단했다. 2012년 1월, 맨유 입단 당시의 페헤이라는 만 16세의 어린 선수였기에 박지성과 같은 팀에서 뛸 수는 없었으나 함께 훈련을 하면서 안면을 익힐 수도 있었다.
페헤이라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박지성에게 나도 당신처럼 PSV에서 뛰다가 맨유로 왔다고 말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자 그는 나를 매우 잘 해줬고, 환영해줬다. 그래서 더 존경하게 됐다. 그의 조언을 따랐더니 팀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맨유에서 박지성은 모두가 우러러 보는 좋은 본보기다. 나 역시 박지성에게 많이 배워서 그처럼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긴 했으나 팀 사정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수비수 역할까지 수행한 바 있다. 특히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AC 밀란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를 꽁꽁 묶은 건 아직까지도 축구 팬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Getty박지성을 롤모델로 삼은 선수답게 페헤이라 역시 측면 공격수이지만 성실하게 수비에 가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무리뉴 감독이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기용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좋은 롤모델을 보고 배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물론 마티치가 복귀한다면 그는 벤치로 다시 밀려날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캐릭의 은퇴와 함께 마티치의 백업이 부족해진 맨유이기에 개막전과 같은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잊지 말아야 할 건 그의 본직은 측면 공격수라는 점이다. 박지성처럼 맨유에서 요긴한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