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의 감격 A매치 데뷔골, 양발엔 '나은이 축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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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데뷔 8년여만에 A매치 첫 골을 넣은 박주호의 양발엔 딸 나은이를 비롯한 가족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축구화가 있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친선경기에서 박주호는 A매치 데뷔골의 감격을 맛봤다. 전반 4분 황희찬의 패스를 골로 연결시킨 박주호는 A매치 38경기 만에 처음으로 골을 기록했다. 

만 23세이던 2010년 1월 핀란드와의 친선전에서 데뷔한 박주호가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하기까지는 7년 9개월이 걸렸다. 31세 273일에 A매치 데뷔골을 성공한 그는 기록상으로 역대 대표팀에서 3번째 최고령 데뷔골 득점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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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상으로는 사실상 최고령 데뷔골이라는 게 축구협회의 소개다. 최고령 데뷔골 1, 2위는 1950년대에 기록됐다. 1910년생인 ‘전설’ 김용식이 1950년 4월 15일 홍콩과의 친선경기에서 39세 9개월에 골을 넣었다. 일주일 뒤 열린 마카오전에서는 민병대가 32세 2개월에 A매치 첫 골 맛을 봤다. 당시는 해방 후 축구협회가 구성돼 A매치를 시작하던 단계였다. 일제 치하에서 움츠려 있던 선수들이 늦은 시기에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오히려 박주호는 30세 310일에 데뷔골을 넣은 최진철, 30세 131일에 득점을 올린 노병준 등 대표적인 늦깍이 국가대표보다도 많은 나이에 첫 골을 넣었다.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느라 득점 기회가 적었던 그는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박주호의 A매치 데뷔골에는 비밀도 있었다. 바로 그의 축구화다. 용품사인 나이키로부터 후원 받은 은색 축구화는 다른 선수들보다 유달리 화려했다. 최근 KBS2 TV의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으는 딸 나은이가 형형색색으로 낙서를 한 축구화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주호는 10월 A매치 2연전 소집 명단에 들었다. 러시아 월드컵 때 입은 부상을 이겨낸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박주호 본인도 뜻밖이었다. 그래서 더 감격적인 대표팀 복귀였고, 이용에 이은 두번째 고참이지만 어떤 선수들보다 최선을 다했다.

박주호 축구화

그런 박주호의 의지에 힘이 된 것은 나은이를 비롯한 가족이 만들어 준 특제 축구화였다. 아내인 안나 씨도 ‘don’t get hurt, baby ♥(아프지 마요, 내 사랑)’이란 메시지를 적었다. 지난 6월 가족이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입었던 부상의 트라우마를 함께 이겨내자는 주문이었다. 

기가 전달됐을까? 훈련 때부터 그 축구화를 신었던 박주호는 끝내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천안종합운동장의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보던 안나와 나은 모녀도 함께 기뻐했다.

자신의 선제골과 황인범의 추가골로 여유 있게 앞섰던 경기가 고전 끝에 2-2 무승부로 끝난 탓인지 경기 후 박주호는 아쉬움부터 먼저 밝혔다. 그는 “리드하는 상황에서 경기 운영이 서툴렀다. 추가골을 넣기 위한 욕심을 컨트롤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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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은이 얘기가 나오자 이내 아빠미소를 지었다. 박주호는 “나은이 작품이 맞다”고 말한 뒤 “지금까지는 가족들이 유럽에 있어서 한국에서 내가 뛰는 A매치를 본 적이 없다. 이번이 처음인데 그 경기에서 나도 A매치 데뷔골을 넣어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며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남다른 가족애를 언급했다. 

경기 후 나은이는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의 의미로 대체하고 있는 “파주호~”를 외치며 달려와 안긴 나은이는 키스를 하며 골을 축하했다. 이내 자신이 들고 있는 줄을 건네며 잡으라고 한 나은이는 아빠를 끌고 가며 퇴근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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