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싱데이 돌입' EPL 7강, 어디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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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타 리그 팀들이 겨울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20개 팀들은 이제 박싱데이를 비롯한 빡빡한 연말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과연 박싱데이에 웃을 팀은 어디일까?

독일 분데스리가는 4주 간의 겨울 휴식기를 가지고,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역시 23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2주일의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영국이다. 유럽 전역이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에 취해있지만 EPL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휴식 없이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연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EPL 선수들과 감독들이 일년 중 가장 힘들어하는 박싱데이 일정의 시작이다.

원래 '박싱데이(Boxing Day)'의 사전적인 의미는 12월 26일을 지칭한다. 영국의 황금기 빅토리아 시대에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하루 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베푼 것에서 유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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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박싱데이에 꼭 축구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영연방 국가들(비단 잉글랜드만이 아닌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같은 국가들도 동일하다)의 전통이자 관례이다 보니 일정이 꼬이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박싱데이가 월요일에 잡히면 주말 경기를 치르고 48시간(FIFA에선 규정상 축구 선수에게 48시간 휴식을 권고하고 있다)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음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2014/15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토트넘이 45시간 만에 2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대표적인 희생양이었다(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이번에도 가장 짧은 휴식 시간을 부여받았다). 금요일에 일정이 잡혀도 마찬가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도 이번엔 26일이 화요일이기에 48시간 이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선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EPL 구단들은 주말부터 26일, 그리고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많은 감독들이 EPL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크리스마스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맨유와 토트넘은 이번에도 가장 짧은 휴식 시간 이내에 주말과 박싱데이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렇듯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에 영국엔 "박싱데이에 우승팀이 나온다"라는 속설이 있다. 박싱데이 및 연말연시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을 현명하게 통과한 팀이 EPL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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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EPL은 1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17승 1무 무패 승점 52점으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승점 41점)부터 7위 토트넘(승점 31점)까지 승점 10점 차로 오밀조밀 모여있는 상태다. 특히 4위 리버풀부터 7위 토트넘까지는 승점 1점 차로 순위가 나뉘어져 있을 정도다. 7강 체제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한 수준이다. 즉 박싱데이 일정에 따라 웃고 우는 상위권 팀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고생하는 선수들 및 구단과는 별개로 축구팬들에게 있어 박싱데이는 연휴 기간에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로 여겨지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즈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축구서포터 연합 'FSF' 역시 EPL의 크리스마스 휴식기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만약 EPL마저 없다면 정말 심심한 크리스마스 연휴였을 것이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은 상위 7개 팀들의 박싱데이 일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경기 시간은 한국 기준).


1위 맨체스터 시티

1위를 독주하고 있는 맨시티는 다소 쉬운 일정을 받았다. 24일 자정에 하위권 팀 본머스(16위)와 홈경기를 치른 후 28일 새벽 4시 45분에 승격팀이자 강등권에 위치한 뉴캐슬(18위)로 원정을 떠난다. 일정 간격도 아스널 다음으로 가장 넓게 떨어져 있는 데다가(100시간 45분) 상대팀 면면도 쉬운 편에 해당한다. 즉 지금이 2위권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일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맨시티는 EPL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인 16연승을 달리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사를 새로 쓰고 있는 맨시티이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펼쳐지는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바이에른 시절 수립했던 개인 통산 리그 최다 연승 기록(19연승)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맨시티 vs 본머스(24일 자정)
뉴캐슬 vs 맨시티(28일 새벽 4시 45분)

Nathan Ake, Gabriel Jesus, Bournemouth vs Manchester City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유는 나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제법 까다로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맨유는 24일 새벽 4시 45분엔 레스터 시티(8위)와 원정 경기를 치른 후 27일 자정에 번리(6위)와 격돌한다.

먼저 레스터는 비록 지난 18라운드에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홈에서 0-3으로 대패를 당하긴 했으나 이전까지 EPL 4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린 팀이다. 클로드 퓌엘 감독 부임 후 공격력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EPL 6위 번리는 이번 시즌 돌풍의 중심에 서있는 구단으로 맨시티, 맨유와 함께 최소 실점(12골)을 허용하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원정만 놓고 보면 4승 3무 2패로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맨유 입장에서 불만인 건 바로 박싱데이 일정의 간격과 이동 거리에 있다. 레스터전을 치르고 67시간 15분 만에 다시 번리와 상대해야 하는 것. 이는 67시간 이내에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토트넘 다음으로 짧은 간격에 해당한다. 이에 맨유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4일 레스터 시티와 원정 경기를 펼친 후 이틀 만에 다시 맨체스터로 복귀해야 한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기간에 무려 288마일(463km)를 이동해야 한다"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레스터 vs 맨유(24일 새벽 4시 45분)
맨유 vs 번리(27일 자정)

Manchester United vs Leicester City


3위 첼시

첼시는 맨시티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소 수월한 일정을 얻었다. 23일 밤 9시 30분, 에버턴(9위)과 원정 경기를 치른 후 27일 자정, 브라이튼과 홈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브라이튼은 11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EPL 승격의 기세를 살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12라운드를 기점으로 7경기 무승(3무 4패)의 슬럼프에 빠지며 13위로 내려앉았다. 즉 홈팀 첼시가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에버턴 원정이다. 에버턴은 비록 일정이 다소 수월한 편(리버풀 제외하면 웨스트 햄과 허더스필드, 뉴캐슬, 스완지 같은 하위권 팀들을 상대했다)이었다고는 하지만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전술이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최근 EPL 5경기 무패(4승 1무)을 이어오고 있다. 리버풀 원정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둔 에버턴이다. 5경기 무패의 원동력은 바로 2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은 수비에 있다. 자칫 방심했다간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에버턴 vs 첼시(23일 밤 9시 30분)
첼시 vs 브라이튼(27일 자정)

Chelsea vs Everton


4위 리버풀

크리스마스 연휴의 시작에 걸맞는 빅 매치가 성사됐다. 바로 리버풀이 23일 새벽 4시 45분, 아스널로 원정을 떠나 맞대결을 펼치는 것. 현재 리버풀은 승점 34점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에 올라있고, 아스널이 1점 차(승점 33점) 5위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가 펼쳐지는 19라운드에선 6위 번리와 7위 토트넘도 맞대결을 펼친다. 즉 이번에 승리한다면 리버풀은 5위권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와 필리페 쿠티뉴,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로 이어진 공격 4인방 'Fab Four(역대 최고의 락밴드로 불리는 비틀즈의 애칭. 리버풀은 비틀즈의 고향이기에 영국 현지 언론들은 리버풀 공격 4인방에게 이 애칭을 부여하고 있다)'의 활약 덕에 최근 EPL 9경기 무패 포함 12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카라바오 컵에서도 조기 탈락했기에 주중 휴식을 취했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아스널은 물론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긴 했으나 주중 웨스트 햄과 카라바오 컵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올리비에 지루가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 8월 27일에 열린 양 팀의 EPL 3라운드 경기에선 리버풀이 4-0 대승을 거두었다. 아스널 원정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여러가지 정황적인 면에선 리버풀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겠다.

아스널 원정 경기만 잘 넘긴다면 그 다음 상대는 한숨 돌릴 수 있다. 27일 새벽 2시 30분, EPL 최하위 스완지 시티와 홈에서 격돌한다. 물론 스완지가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던졌기에 반등의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감독 경력이 일천한 스완지 미드필더 레온 브리튼이 감독 대행직을 수행할 예정인 데다가 휴식 시간을 고려해도 리버풀이 유리한 위치(스완지보다 19시간 15분을 더 쉰다)에 놓여있다. 무엇보다도 안필드 홈경기다. 리버풀 입장에선 무조건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국내 축구팬들에겐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기성용의 출전 여부가 단연 관심거리다. 기성용과 스완지의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까지로, 2018년 1월부터 보스만 대상자에 올라간다. 즉 강팀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기성용을 영입하려는 팀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현재 경미한 종아리 부상으로 19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엔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20라운드 리버풀 원정엔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 vs 리버풀(23일 새벽 4시 45분)
리버풀 vs 스완지(27일 새벽 2시 30분)

Roberto Firmino Liverpool Arsenal Premier League Aug 27


5위 아스널

아스널은 리버풀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홈에서 맞대결을 펼친 후 크리스탈 팰리스로 원정을 떠난다. 상대팀의 면면은 까다로운 편에 해당한다. 리버풀은 최근 EPL 9경기 포함 공식 대회 12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EPL 홈에서 8승 1패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고, 카라바오 컵 홈에서도 3전 전승을 달리고 있으며, 유로파 리그 홈 3경기에서 2승 1무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아스널이지만 리버풀이 상대라면 까다로운 경기가 예상될 수 밖에 없다.

다음 상대는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이다. 비록 팰리스는 현재 14위에 불과하지만 로이 호지슨 감독 부임 후 최근 EPL 7경기 무패(3승 4무) 행진을 이어오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 18라운드에선 레스터 시티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두는 괴력을 과시했다(팰리스에게 패하면서 레스터는 4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윌프리드 자하가 연신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 역시 레스터전에 1골 1도움을 올리며 부진의 가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래도 아스널에게 좋은 점이라면 바로 일정의 간격과 이동거리가 EPL 팀들 중 가장 좋다는 데에 있다. 먼저 아스널은 19라운드에 가장 먼저 경기를 소화한 후 20라운드에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크리스마스 연휴의 시작과 마지막을 책임지는 아스널이다. 19라운드와 20라운드 2경기의 간격은 6일로 사실상 일주일에 한 경기를 소화한다. 무엇보다도 팰리스는 아스널과 마찬가지로 런던에 위치한 구단이다. 이동거리도 없는 셈이다.

반면 팰리스는 24일 자정에 스완지 시티와 원정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휴식 시간도 아스널과 비교했을 때 19시간 15분이 부족한 데다가 멀리 웨일즈로 원정을 갔다 와야 한다.

한편 팰리스의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은 근육 부상으로 스완지 원정에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전 역시 결장이 유력하다. 호지슨 감독 부임 후 EPL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이다.

아스널 vs 리버풀(23일 새벽 4시 45분)
C.팰리스 vs 아스널(29일 새벽 5시)

Jurgen Klopp, Liverpool, Arsene Wenger, Arsenal


6위 번리

번리는 박싱데이에 죽음의 일정을 떠안았다. 24일 새벽 2시 30분, 승점 1점 차로 경쟁하고 있는 7위 토트넘과 홈에서 맞대결을 펼친 후 27일 자정에 2위 맨유와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두 경기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이 두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번리는 진지하게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위치로까지 올라서게 된다. 무승부만 거두어도 상위권 경쟁에선 크게 밀려나지 않는 번리이다. 게다가 맨유와는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이동 거리 자체는 맨유의 1/4 밖에 되지 않는다. 비록 번리의 팀 득점이 16골로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팀 실점은 12골로 공동 1위이기에 이를 잘 살린다면 박싱데이도 현명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번리 vs 토트넘(24일 새벽 2시 30분)
맨유 vs 번리(27일 자정)

Tottenham vs Burnley


7위 토트넘

토트넘은 일단 6위 번리와의 원정 경기가 관건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토트넘은 하루 먼저 열리는 아스널과 리버풀전 결과에 따라 최대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4위 진입을 노리는 토트넘에게 있어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게다가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최근 EPL 5경기 무승(2무 3패)의 부진에 빠진 사우샘프턴과의 홈경기다. 즉 번리전에 승리한다면 기세를 살려 연승 가도를 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관건은 이동거리에 있다. 토트넘의 이동거리가 사우샘프턴보다 2배 이상 더 길다(토트넘 284km, 사우샘프턴 121km). 게다가 사우샘프턴은 19라운드에 승격팀 허더스필드와 홈경기를 치른다. 만약 이 경기에서 사우샘프턴이 5경기 무승의 슬럼프에서 탈출한다면 다시 상승 무드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체력 안배와 득점력에 있다. 11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3위를 유지하던 토트넘이 7위까지 내려온 건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하기엔 선수단의 양적인 부분이 부족한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이후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부상자도 속출했고, 최근 EPL 7경기에서 2승 2무 3패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와중에 그래도 시즌 초반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기에 일정 부분 체력을 아낄 수 있었던 손흥민이 15라운드부터 17라운드까지 EPL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토트넘을 지탱해주었다. 박싱데이로 이어지는 힘든 일정을 앞둔 토트넘이기에 손흥민의 어깨가 무겁다.

번리 vs 토트넘(24일 새벽 2시 30분)
토트넘 vs 사우샘프턴(26일 밤 9시 30분)

EPL

그래픽=박성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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