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유프 하인케스 부임 후 다양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만능키로 떠오르고 있다.
하메스가 하인케스의 지도 하에서 지속적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발전이라고 하기엔 다소 이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쓰기 까다로운 선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는 하메스이다.
실제 하메스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외에는 쓰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세였다. 측면에 서기엔 스피드가 떨어지고,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하기엔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것. 결국 하메스는 (부상도 일정 부분 작용하긴 했으나) 실질적인 경쟁자였던 이스코에게 밀려 바이에른으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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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에서도 하메스는 다소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은사 카를로 안첼로티와의 재회를 통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었으나 토마스 뮐러가 버티고 있었기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측면 미드필더 하메스는 그리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B조 2차전 원정 경기였다. 당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하메스는 역동성 부족으로 인해 공수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기 시작과 동시에 오버래핑해 올라오는 다니엘 아우베스를 수비적으로 커버하지 않는 문제를 노출하며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결국 하메스는 전반 종료와 동시에 킹슬리 코망으로 교체됐고, 자연스럽게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PSG전이 끝나고 안첼로티가 경질됐고, 독일 현지 언론들은 하메스의 바이에른 생활도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들을 제기했다.
실제 하메스는 윌리 사뇰 임시 감독 체제에서 치른 헤르타 베를린전에 결장했고, 하인케스의 감독 데뷔전이었던 프라이부르크전에도 연달아 결장했다. 셀틱과의 주중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3차전에선 교체 투입되어 12분 출전에 그쳤고, 이어진 주말 함부르크전에선 뮐러의 휴식 차원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으나 극도의 부진을 보인 채 또 다시 전반 종료와 동시에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중 RB 라이프치히와의 DFB 포칼 2라운드를 앞두고 경미한 등부상을 당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더 이상 바이에른에 하메스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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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인케스 감독은 하메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인케스는 바이에른 감독 부임 기자회견 당시에도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 게다가 독일 축구는 남미와는 사뭇 다르다. 어린 하메스에게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난 그를 적극 도울 것이다. 난 재능있는 선수를 좋아한다"라며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라이프치히와의 분데스리가 10라운드 경기에서 하인케스는 하메스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켰다. PSG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악몽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바로 그 위치였다. 당연히 하메스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 선발 출전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에른 팬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는 기우였다. 하메스는 라이프치히 상대로 19분경 선제골을 넣으며 2-0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담당했다.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5회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찬스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패스 성공률 역시 무려 91.9%에 달했다. 당연히 이 경기 최우수 선수는 하메스의 차지였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왼쪽 측면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와의 호흡에 있었다. 하메스와 알라바는 자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바이에른 공격을 이끌었다. 하메스가 장기인 정확한 왼발 킥으로 바이에른의 공격을 주도했다면 알라바는 역동적인 오버래핑으로 하메스의 약점인 스피드 문제를 보완해주었다. 4-3-3의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티아고 알칸타라까지 알라바와 하메스를 보조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삼각 구도를 이룬 바이에른이었다.
11tegen11당연히 하인케스 감독은 라이프치히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하메스에 대해 "정말 대단한 플레이였다. 팀 플레이도 매우 좋았다. 내가 그에게 바라던 모습이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진 셀틱과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하메스는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가짜 9번이라는 중책을 수행했다. 최전방 원톱에 하메스를 배치한 가운데 좌우 날개로 코망과 아르옌 로벤을 내세운 하인케스였다. 비록 전체적인 활약상 자체는 라이프치히전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그는 자주 이선까지 내려와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동료 선수들의 침투를 도와주었다. 89.1%에 달하는 준수한 패스 성공률에 더해 공격 삼각편대 중 가장 많은 볼 터치(76회)를 기록하며 연계플레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하메스였다.
11tegen11하메스의 변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하인케스는 하메스를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강수를 던졌다. 수비력이 좋은 편이 아닌 하메스를 도르트문트 같이 공격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한다는 건 다소 무리수에 가까운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메스는 태클 3회와 걷어내기 2회를 기록하며 이전 경기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소유권을 재탈환한 횟수는 6회로 바이에른 선수들 중 가장 많았다. 게다가 하메스는 지속적인 원터치 패스를 통해 도르트문트의 강도 높은 압박을 벗겨내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51회의 패스를 시도하는 동안 단 2회의 패스 미스를 저질렀을 뿐이다.
물론 하메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건 바이에른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 시절에도 중앙 미드필더에 포진한 바 있다. 다만 레알 시절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더라도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인사이드 하프롤을 수행했다. 도르트문트전처럼 정통파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하메스의 히트맵만 보더라도 그의 위치가 주로 하프 라인 아래에 형성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격적인 기여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메스는 17분경 감각적인 가슴 트래핑에 이은 패스로 로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서 67분경 하메스가 연결해준 패스를 알라바가 크로스로 연결한 게 슈터링 (슈팅+센터링 합성어) 형태로 골이 되는 행운까지 따르면서 2도움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하메스는 최근 분데스리가 2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바이에른 입단을 기준으로 하면 분데스리가 6경기에 출전해 326분을 소화하면서 2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하메스이다. 이를 분으로 환산하면 65.2분당 하나의 득점포인트로 바이에른 선수들 중 당당히 1위에 해당한다.
원래 하메스는 득점 생산성에 있어서 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선수였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로 백업 역할을 담당했을 때조차도 공식 대회 33경기에 출전해 1824분을 소화하면서 11골 13도움을 올려 76분당 하나의 득점포인트를 기록하던 하메스였다.
하지만 하인케스 감독 하에서 하메스는 단순한 득점 생산성을 넘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다른 역할을 수행한 하메스이다. 즉 쓰임새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겠다. 이는 장기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바이에른 입장에서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하메스의 경쟁력도 한층 올라가기 마련이다. 어쩌면 하메스는 하인케스의 지도를 받으면서 한 단계 더 좋은 선수로 진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메스 "난 지금 내가 사랑하는 축구를 하고 있는 중이고, 이 곳에서 행복하다. 난 지나간 날들보다 더 축구를 좋아하고 있다. 여전히 뮌헨에서의 새 삶에 적응할 필요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점차적으로 나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