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좀머Getty Images

'바이에른 천적' 좀머, 선방 8회 괴력 과시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가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의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묀헨글라드바흐 수문장 얀 좀머는 8개의 선방을 펼치며 바이에른 천적임을 재차 입증해냈다.

묀헨글라드바흐가 보루시아 파크 홈에서 열린 바이에른과의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혈전 끝에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 경기의 수훈자는 단연 좀머 골키퍼였다.

지난 시즌까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감독 직을 수행하다 묀헨글라드바흐 지휘봉을 잡은 아디 휘터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알라산 플레아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주장 라스 슈틴들을 중심으로 하네스 볼프와 파트릭 헤어만이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플로리안 노이하우스와 크리스토프 크라머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조 스컬리와 슈테판 라이너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니코 엘베디와 마티아스 긴터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언제나처럼 좀머 골키퍼가 지켰다.

묀헨글라드바흐 선발 라인업 vs 바이에른Kicker

초반 주도권을 잡은 건 홈팀 묀헨글라드바흐였다. 묀헨글라드바흐는 시작부터 강한 압박을 가져가면서 바이에른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히면서 속공으로 배후를 공략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묀헨글라드바흐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플레아가 바이에른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와의 경합에서 이겨내면서 패스를 연결한 걸 헤어만이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는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빗나갔다. 이어서 5분경엔 역습 상황에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헤어만이 이타적으로 슈틴들에게 횡패스를 내준 걸 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바이에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요십 스타니시치가 공만 건드리는 환상적인 백태클로 끊어냈고, 이를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다리를 쭉 뻗어 걷어내는 바람에 득점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묀헨글라드바흐가 10분경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라이너의 가로채기에서 시작된 역습 찬스에서 헤어만이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슈틴들이 커버를 들어오고 있었던 우파메카노보다 한 발 앞서 슬라이딩 형태로 패스를 내준 걸 플레아가 받아서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에 바이에른은 전술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대응에 나섰다. 묀헨글라드바흐의 압박에 중앙 공략이 어렵다고 판단한 율리안 나겔스만 바이에른 감독은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측면 공격 위주로 플레이를 풀어나가도록 지시한 것.

이는 주효했다. 데이비스는 지속적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묀헨글라드바흐의 측면을 흔들어놓았다. 실제 데이비스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독보적으로 많은 9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볼터치 숫자도 110회로 최다였다. 오른쪽 측면에선 측면 공격수 르로이 사네가 4회의 드리블 돌파를 기록하며 중원을 최대한 배제한 채 좌우로 흔드는 모양새였다. 자연스럽게 묀헨글라드바흐 수비는 좌우로 벌어지면서 중앙 지역이 얇아질 수 밖에 없었고, 이 공간을 바이에른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공략하면서 많은 슈팅을 양산해냈다.

하지만 묀헨글라드바흐엔 '수호신' 좀머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좀머는 연신 선방쇼를 펼치며 바이에른 공격진에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먼저 좀머는 14분경, 레반도프스키의 환상적인 발리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서 그는 25분경에 데이비스의 로빙 패스에 이은 레반도프스키의 골문 앞 논스톱 슈팅을 발과 손으로 저지해냈다. 36분경엔 레반도프스키의 기습적인 스루 패스에 이은 스타니시치의 슈팅을 선방해낸 뒤 곧바로 일어나선 리바운드 슈팅마저 점프해서 쳐냈다.

바이에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42분경, 플레이메이커 요슈아 키미히의 정교한 코너킥을 가까운 포스트로 파고 들던 레반도프스키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대로 전반전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바이에른의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3분경 사네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후반 6분경엔 사네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헤딩 슈팅 역시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좀머는 후반 13분경과 14분경에 연달아 환상적인 선방을 이끌어내며 더 이상의 실점을 용납하지 않았다. 먼저 좀머는 그나브리의 스루 패스에 이은 데이비스의 슈팅을 역동작이 걸린 상태에서도 발을 쭉 뻗어 막아냈다. 이어서 데이비스의 현란한 측면 돌파에 이은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레반도프스키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다리를 쭉 뻗어 선방을 펼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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묀헨글라드바흐는 후반 19분경에 지친 플레아와 헤어만을 빼고 마르쿠스 튀랑과 요나스 호프만을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주효했다. 튀랑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바이에른 수비진을 괴롭힌 것.

하지만 묀헨글라드바흐에 좀머가 있다면 바이에른엔 노이어가 있었다. 후반 24분경, 볼프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슬르 튀랑이 뒤로 내준 걸 슈틴들이 골대 구석으로 낮게 깔려가는 환상적인 논스톱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으나 몸을 날려 손끝으로 선방해냈다. 곧바로 1분 뒤에는 긴터의 크로스를 엘베디가 뒤로 내준 걸 볼프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번엔 아예 손으로 잡아내면서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튀랑과 슈틴들에게 리바운드 슈팅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묀헨글라드바흐는 경기 막판 튀랑이 두 차례나 위협적인 돌파를 감행하면서 우파메카노와 부딪히면서 넘어졌으나 심판은 접촉이 크지 않았다고 판단해 페널티 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대로 양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묀헨글라드바흐는 이 경기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두며 유난히 바이에른에게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바이에른이 어떤 팀인가? 분데스리가 57년 역사 속에서 절반이 넘는 30회를 차지하면서 자타공인 독일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2012/13 시즌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9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유난히 묀헨글라드바흐만 바이에른을 괴롭히고 있는 팀이다. 묀헨글라드바흐는 바이에른 상대로 2014/15 시즌 이래로 최근 분데스리가 15경기에서 6승 3무 6패로 맞대결 전적 동률을 이루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에 보루시아 파크 홈에서 4승 2무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묀헨글라드바흐이다.

그 중심엔 바로 좀머 골키퍼가 있다. 2014년 여름이 바로 좀머가 묀헨글라드바흐에 입단한 시기이다. 이후 좀머는 바이에른 상대로 연신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천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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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는 묀헨글라드바흐 입단 후 바이에른과의 첫 맞대결이었던 2014/15 시즌 분데스리가 9라운드에서 슈팅 3회를 선방하며 0-0 무승부를 견인했다. 이어서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선 8회의 슈팅을 선방하며 2-0 승리의 주역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5/16 시즌 15라운드에서도 그는 6회의 슈팅을 막아내며 3-1 승리에 기여했다. 32라운드엔 3회의 슈팅을 저지하며 1-1 무승부에 일조한 좀머였다.

비록 2016/17 시즌엔 2경기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으나 그는 꾸준히 선방을 기록하며 바이에른 상대로 강세를 이어나갔다. 이어서 2017/18 시즌 13라운드 맞대결에서 그는 7회의 슈팅을 선방하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후에도 그는 연신 선방쇼를 펼치며 바이에른에게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심지어 1-5 대패를 당한 2018/19 시즌 24라운드 경기에서조차 그는 8회의 슈팅을 선방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에 한 축구 팬은 노이어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매경기 바이에른을 상대하는 좀머의 모습"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번 경기는 그의 바이에른전 활약상들 중에서도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힐 만한 경기였다. 그는 바이에른이 기록한 21개의 슈팅들 중 골문으로 향한 슈팅 8회를 선방했다. 더 놀라운 건 8회의 유효 슈팅 중 7회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이었다는 데에 있다.

바이에른의 기대 득점은 무려 2.9골에 달했다. 하지만 묀헨글라드바흐의 실점은 단 1골이 전부이다. 즉 좀머가 2골을 막아준 덕에 1-1 무승부를 거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묀헨글라드바흐 vs 바이에른 xGCaley Graphics

이에 휘터 감독조차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정말 스펙타클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패하지 않도록 지켜준 좀머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 역시 좀머에게 평점 1점을 부여하며 이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독일은 평점 1점부터 6점까지 주어지고 숫자가 낮을수록 높은 평점에 해당한다. 1점은 최고 평점).

이렇듯 좀머는 바이에른 상대로 유난히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보루시아 파크에서는 유난히 더 커지는 좀머이다. 그가 골문 앞에서 단단하게 버티고 있기에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들은 독일 최강 바이에른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들의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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