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고심 끝에 '전설' 유프 하인케스의 후임 감독으로 니코 코바치를 선임했다. 기대와 불안감을 동시에 가져오는 감독 선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분명한 건 이제 바이에른은 코바치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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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이 지난 13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감독 니코 코바치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이제 그는 유프 하인케스의 뒤를 이어 2018/19 시즌부터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고, 계약 기간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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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원래 바이에른의 1순위는 하인케스 유임이었다. 이를 위해 울리 회네스 회장을 비롯한 구단 팬클럽까지 하인케스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하인케스는 이러한 구애를 뿌리치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 은퇴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2순위는 前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 토마스 투헬이었다. 이미 하인케스를 부임시키기 전, 바이에른 수뇌진들은 투헬과 미팅을 가졌으나 계약 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결렬된 바 있다. 이후 바이에른은 3월 중순, 울리 회네스 회장과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 그리고 하산 살리하미치치 단장까지 모두 돌아가면서 전화를 걸었으나 투헬이 이를 받지 않았다. 독일 현지에선 바이에른 선수들이 투헬의 감독 부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루머도 흘러나왔다. 결국 투헬은 결렬되고 말았다.
그 외 랄프 하젠휘틀 RB 라이프치히와 율리안 나겔스만 호펜하임 감독도 차기 바이에른 감독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바이에른의 선택은 코바치였다.
Getty Images2009년 레드 불 잘츠부르크에서 선수 은퇴 후 RB 주니어스(레드 불 잘츠부르크 2군팀으로 현재는 김정민의 소속팀 리퍼링이 이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감독직을 수행하며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코바치는 잘츠부르크 수석 코치를 거쳐 2013년 크로아티아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 올랐다. 21세 이하 팀을 이끌고 5전 전승을 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크로아티아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했다.
이스라엘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코바치의 크로아티아는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유로 2016 예선에선 첫 6경기에서 4승 2무 무패(2무는 같은 조 최강 이탈리아를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를 기록하며 파죽지세를 달렸으나 아제르바이잔 원정에서 0-0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노르웨이 원정에서 0-2로 패하며 조기 경질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6개월 간의 휴식기를 보낸 그는 2016년 3월, 강등 위기의 프랑크푸르트 감독에 부임했다. 부임하고 첫 5경기에서 1승 4패의 부진을 보였으나 이후 3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고, 베르더 브레멘과의 최종전에서 0-1로 패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코바치의 프랑크푸르트는 2부 리가 3위팀 뉘른베르크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면서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이후 코바치의 프랑크푸르트는 승승장구했다. 비록 지난 시즌엔 후반기 뒷심 부족으로 11위에 그쳤으나(전반기 6위) DFB 포칼 준우승(우승은 도르트문트)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분데스리가 7위에 올라있고, 포칼 준결승에 진출했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 도르트문트와의 승점 차는 단 5점. 다음 시즌 유로파 리그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1위 바이에른과 2위 샬케, 3위 레버쿠젠이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포칼 준결승에 올랐기에 어느 팀이 우승해도 7위는 유로파 리그에 나간다)이고 내심 챔피언스 리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그러면 바이에른이 코바치를 하인케스 후임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그는 크로아티아 국적이지만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태어나 선수 말년 같은 독일어권인 잘츠부르크에서 있었던 걸 제외하면 줄곧 독일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온 실질적인 독일인이다. 바이에른은 하인케스의 후임 감독으로 독일어 능통을 1순위로 내세웠다. 이는 전임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가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마찰을 빚었기 때문. 하인케스 감독 역시 항상 입버릇처럼 본인의 후임으로 "우리는 독일 감독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코바치는 적격이다.
둘째, 그는 비록 2시즌(2001/02, 2002/03)에 불과하지만 바이에른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온 경험이 있다. 즉 바이에른의 문화를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회네스 회장과 루메니게 CEO와도 인연이 있고, 심지어 살리하미치치 단장과는 같은 팀 동료였다. 이에 살리하미치치는 "그는 바이에른에서 선수로 뛰면서 이 구단의 성격과 구조 및 DNA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올바른 감독을 선임했다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수단 관리에 강점이 있는 감독이다. 그는 강등 위기에 직면하면서 패배 의식에 찌들어있었던 프랑크푸르트 선수단에 의욕을 불어넣어주었다. 이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코바치를 '동기유발자(Motivator)'라고 평했다. 코바치 역시 항상 입버릇처럼 "팀웍이 프랑크푸르트 성공의 키다"라고 말해왔다.
더 놀라운 점은 현재 프랑크푸르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국적이 분데스리가 팀들 중 가장 많은 17개국으로 다국적 팀이라는 데에 있다. 다국적 선수들이 모인 만큼 문제가 일어날 법도 하지만 코바치는 이 팀을 아무 마찰 없이 이끌고 있다. 특히 '문제아'로 악명이 높은 데다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고집하는 케빈-프린스 보아텡이 현재 프랑크푸르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군소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코바치의 선수 관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인케스 감독은 이에 대해 "현재 프랑크푸르트에는 다양한 개성을 갖춘 다국적 선수들이 뛰고 있다. 그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축구를 사랑하고 선수들을 아낀다. 게다가 감독 직에 있어서도 혁신적이면서 헌신적이다. 바이에른이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이에른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있어선 분데스리가에서 독보적인 1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전술적인 역량이 아닌 선수단 관리에 있다. 스타 플레이어들을 이끌고 마찰 없이 출전 시간을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첼로티의 가장 큰 실책이 선수단 관리에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적어도 이 면에서 코바치는 비록 강팀은 아니더라도 프랑크푸르트에서 충분한 능력을 입증해냈다.

다만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프랑크푸르트의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높게 쳐주더라도 분데스리가 중위권이고, 나쁘게 보면 중하위권에 위치하는 팀이기에 그는 기본적으로 전술의 포커스를 수비에 두고 있었다. 그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즐겨 사용하는 전술 자체가 수비에 주안점을 둔 5-3-2 포메이션이다. 공격 전술의 세밀함이라는 측면에선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강팀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공격 전술의 디테일에 있다. 어차피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고 축구를 펼친다. 이 점에서 코바치는 물음표가 붙는다(바이에른 수뇌진이 투헬을 하인케스 후임 1순위로 꼽은 이유는 공격 전술에서의 디테일에 있다). 물론 당시엔 감독 초년병 시절이라고는 하더라도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실패했다는 점 역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다음으로 유럽 무대를 병행한 경험도 없다. 쾰른에서 승승장구하던 페터 슈퇴거가 유로파 리그를 병행하다 무너졌고, 떠오르는 신예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호펜하임)도 전반기 고전을 면치 못하다 유로파 리그에서 탈락한 후반기에 들어서야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하젠휘틀의 라이프치히 역시 이번 시즌 유럽 대항전(전반기 챔피언스 리그와 후반기 유로파 리그)을 병행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연 유럽 대항전 병행을 현명하게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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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바이에른은 많은 고심 끝에 코바치를 선택했다. 하인케스 역시 본인의 후임 감독으로 코바치를 선임한 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설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의 후임으로 에버턴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데이빗 모예스를 선임했다가 힘든 시기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하인케스의 말마따나 모두가 무명에서 출발한다. 결국 코바치 하기 나름이다.
하인케스 "그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말 감독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 난 그가 영리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는 언변가이다. 우리 모두 감독 경력 초반부엔 그저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그는 특정 팀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냈다. 이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가치 있는 일이다. 바이에른에서도 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