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독일 축구협회(DFB)가 공을 들여 귀화시킨 바이에른 뮌헨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 자말 무시알라가 A매치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도움을 올리며 독일 대표팀에서도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이 기분 파크 원정에서 열린 리히텐슈타인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J조 4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독일은 지난 북마케도니아와의 3차전 홈에서 1-2 충격적인 패배를 씻어내고 3승 1패를 기록하며 조 2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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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는 지난 시즌까지 바이에른 감독 직을 수행하면서 2020년에 6관왕이라는 대기록(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DFL 슈퍼컵,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을 한스-디터 플릭 감독의 독일 대표팀 감독 데뷔전이었다. 무려 15년이나 독일 대표팀을 지도했던 요아힘 뢰브 감독의 색체를 플릭이 어떤 식으로 변모시키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플릭 감독은 본인이 바이에른에서 선호했던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티모 베르너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카이 하베르츠를 중심으로 르로이 사네와 무시알라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요슈아 키미히와 일카이 귄도안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로빈 고젠스와 리들레 바쿠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니클라스 쥘레와 틸로 케러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지켰다.
Kicker베테랑 수비수 마츠 훔멜스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 명단에 소집되지 않은 가운데 대표팀 주장 마누엘 노이어와 베테랑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가 주말 헤르타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 경미한 부상을 당해 이번 리히텐슈타인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신예 미드필더 무시알라과 멀티 플레이어 바쿠에 더해 케러와 레노가 선발 출전한 게 눈에 띄는 요소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양 팀의 격차가 크게 나는 만큼 경기 자체는 당연히 독일의 압도적인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슈팅 숫자에선 30대2로 독보적인 격차를 보였고, 점유율에서도 85대15로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독일은 리히텐슈타인의 전원 수비에 막혀 골을 넣는 데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였다.
이에 대해 노이어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키미히는 경기가 끝나고 독일 방송 'RTL'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했다. 하지만 골을 넣기 매우 힘들었다. 상대가 매우매우 수비적으로 내려앉았다. 이런 수비는 이전에 볼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을 정도였다.
Transfermarkt독일은 3분경 사네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키미히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라인 바로 앞에서 수비수가 걷어냈다. 6분경엔 베르너가 하베르츠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가져간 슈팅을 골키퍼가 선방했다. 18분경엔 키미히의 크로스를 고젠스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다.
리히텐슈타인의 전원 수비에 고전하던 독일에 활로를 개척해준 선수는 다름 아닌 무시알라였다. 양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들어간 무시알라는 센스있는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베르너가 빠른 스피드로 수비 태클을 벗겨내고선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빠지는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대로 독일은 1-0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독일은 후반 15분경에 하베르츠와 무시알라, 바쿠를 빼고 2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코 로이스와 측면 공격수 세르지 그나브리에 더해 또 다른 측면 공격수 요나스 호프만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이어서 후반 28분경엔 귄도안 대신 바이에른에서 키미히와 함께 중원을 구축하고 있는 레온 고레츠카를 투입한 독일이었다.
고레츠카 투입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 후반 32분경, 고레츠카의 패스는 받은 사네가 돌아서면서 터닝 동작을 통해 수비를 제치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대로 경기는 독일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무시알라는 독일이 공을 들여서 귀화를 시킨 특급 유망주이다. 2003년 2월 2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출생한 그는 만 7세 때 잉글랜드 풀타로 이주했고, 첼시 유스 시스템을 통해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러한 성장 배경으로 인해 그는 잉글랜드 15세 이하 대표팀을 시작으로 만 15세였던 2018년엔 잉글랜드와 독일 16세 이하 대표팀에서 모두 뛴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2019년, 만 17세에 바이에른으로 이적해 오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밟아나간 그는 구단 역대 최연소 분데스리가 출전 기록(만 17세 115일)과 최연소 골(만 17세 205일)을 연달아 달성하면서 특급 유망주로 주가를 높였다. 구단 역대 최연소이자 분데스리가 구단 역대 최연소 챔피언스 리그 득점도 그의 차지였다(만 17세 363일).
당연히 독일과 잉글랜드 양국에서 무시알라 러브콜이 쏟아졌다. 특히 前 독일 대표팀 감독 뢰브는 자주 구장에 방문해 무시알라의 경기를 주의깊게 관전했고, 인터뷰를 통해 성인 대표팀에 발탁하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구애를 보냈다. 결국 그는 독일 대표팀을 선택한 그는 2021년 3월 25일에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월드컵 예선에서 교체 출전하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에 이르렀다.
그는 그 동안 A매치 5경기에 짧은 시간을 교체로 뛰었음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바이에른에서도 주로 교체 출전했으나 1302분이라는 제한적인 출전 시간 속에서 7골 1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 들어 그는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바이에른 측면 공격수 주전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쾰른과의 2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사네를 대신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출전한 그는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3-2 승리에 기여했다. 이어서 브레머 SV와의 포칼 1라운드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12-0 대승을 견인했다. 다시 헤르타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골을 추가하며 주전 경쟁에서 사네를 제치고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바이에른 소속으로 최근 공식 대회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올리며 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그는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감격적인 A매치 첫 공격포인트를 적립했다.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프로 데뷔를 선사했던 플릭 감독의 A매치 감독 데뷔전 1호골을 어시스트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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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다 부수 판매를 자랑하는 '빌트'지는 이번 리히텐슈타인전 독일 선수들 중 무시알라에게 가장 높은 평점 2점(독일은 1점부터 6점까지 평점이 주어지고,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평점에 해당한다)을 부여하면서 "첫 골 장면에서의 환상적인 단독 돌파! 이 바이에른의 재능은 그저 흥미로울 따름이다. 6번째 A매치 중 첫 선발 출전한 그는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현란한 드리블을 구사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제발 무시알라에게 더 많은 시간을!"이라는 제하의 칼럼까지 올렸다.
무시알라는 이미 바이에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사네를 대신해 주전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당연히 바이에른 팬들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 그가 독일 대표팀에서도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바이에른을 넘어 독일의 미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