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셀타 비고와의 경기에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감행하고도 2-2 무승부를 거두며 단일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최다 무패 기록마저 달성했다.
바르사가 발라이도스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2017/18 시즌 라 리가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이미 지난 주말 발렌시아와의 32라운드 경기에서 라 리가 역대 최다 무패 기록(39경기)을 수립한 바르사는 단일 시즌 라 리가 최다 무패 기록(33경기)마저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레알 소시에다드가 1979/80 시즌에 달성한 32경기 무패였다.
바르사 입장에서 한층 더 의미가 있는 건 바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무패를 이어갔다는 데에 있다. 바르사는 주말 라 리가 경기에 선발 출전한 베테랑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르히 부스케츠, 헤라르드 피케를 비고 원정 명단에서 제외했다. 게다가 에이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사무엘 움티티, 조르디 알바, 세르히 로베르토를 벤치에 대기시켰다. 발렌시아전에 선발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 10명 중 무려 8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던진 바르사이다.
자연스럽게 포메이션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파코 알카세르가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데니스 수아레스를 중심으로 필리페 쿠티뉴와 우스망 뎀벨레가 이선 공격형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했다. 안드레 고메스와 파울리뉴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루카 디뉴와 넬손 세메두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토마스 베르마엘렌과 예리 미나가 중앙 수비수 콤비를 이루었으며,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주말 경기에 이어 이번 경기에도 연달아 출전한 선수는 쿠티뉴와 파울리뉴 둘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쿠티뉴는 챔피언스 리그 출전 불가 선수였기에 그 동안 리그 경기만 소화한 선수고, 파울리뉴는 이반 라키티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에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었다. 즉 가용 가능한 최대한의 로테이션을 모두 가동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이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2002년 4월 6일, 아틀레틱 빌바오전 이후 무려 16년 만에 라 마시아(La Masia: 농장이라는 의미로 바르사 유스 아카데미를 지칭하는 표현) 출신이 아닌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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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부터 양 팀은 난타전으로 나섰다. 바르사는 파코와 뎀벨레, 쿠티뉴 공격 삼각편대가 공격을 주도했고, 홈팀 셀타 비고는 에이스 이아고 아스파스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바르사는 24분경 뎀벨레의 코너킥을 파울리뉴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한 게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쳤으나 36분경 쿠티뉴의 패스를 파코가 무게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재차 패스로 내주었고, 이를 뎀벨레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셀타 비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셀타 비고 간판 공격수 막시 고메스의 강력한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온 왼쪽 측면 수비수 호니가 수비수 앞에서 짤라먹는 형태의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전도 양 팀의 난타전 양상은 이어졌다. 먼저 승부수를 꺼내든 건 바르사였다. 바르사는 후반 15분경 쿠티뉴와 안드레 고메스를 빼고 에이스 메시와 세르히를 동시에 교체 출전시켰다.
메시 투입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 메시가 교체 출전하고 10분 사이에 무려 4회의 슈팅을 시도한 바르사였다. 메시가 투입되자 자연스럽게 셀타 비고의 수비는 메시를 견제하기 위해 중앙으로 집결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틈을 타 바르사는 다시 리드하는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8분경 뎀벨레와 원투 패스를 통해 측면을 돌파한 세메두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파울리뉴가 짤라먹는 형태의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를 파코가 골문 앞에서 슬라이딩으로 살짝 공을 건드려 골을 기록한 것.

하지만 바르사는 후반 25분경 세르히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부딪혔고, 이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셀타 비고의 파상 공세가 이루어졌다. 결국 셀타 비고는 비록 핸드볼 파울이 이루어지긴 했으나 에이스 아스파스가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었고,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백업 선수들이 총출동한 만큼 바르사가 고전한 경기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셀타 비고는 2014/15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바르사를 상대로 라 리가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이다(3승). 특히 홈에선 바르사전 3경기 연속 무패 행진(2승 1무)을 이어오고 있었다(이번 경기 무승부로 4경기로 이 기록은 연장됐다).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다. 그럼에도 바르사는 세르히가 퇴장 당하기 전까지 셀타 비고 원정에서 백중세의 모습을 보였다.
실제 세르히 퇴장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바르사는 슈팅 숫자에서 14대11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했고, 점유율에선 57대43으로 앞섰다. 스코어에서도 2-1로 이기고 있었다. 세르히의 퇴장 이후 주도권이 셀타 비고 쪽으로 넘어가면서 무승부로 끝이 난 것이다.
게다가 뎀벨레는 멋진 선제골을 넣었고, 추가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 역시 공급했다. 파코는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쿠티뉴도 센스 있는 패스를 여러 차례 구사했다. 세메두는 사실상 2번째 골을 만들어내는 크로스를 연결했다. 안드레 고메스와 수비 진영에서 패스 실수가 좀 있었던 미나 정도를 제외하면 백업 선수들이 선방한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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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가 로마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차전 대승(4-1)에도 불구하고 0-3 대패를 당하면서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거해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로테이션 부재에 있었다. 바르사가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라 리가, 코파 델 레이 삼관왕)은 물론 라 리가 무패 우승도 가능한 상황에 놓이자 발베르데 감독은 쿠티뉴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줄곧 주전 선수들만을 고집했다. 백업 선수들을 믿지 못한 발베르데이다. 이로 인해 바르사 주전 선수들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체력적으로 문제를 노출했고, 결국 로마와의 2차전에 102km라는 처참한 활동량과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셀타 비고전을 통해 바르사 백업 선수들이 비록 주전 선수들의 기량에 미치지는 못할 지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로마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있기 전에 이런 대대적인 로테이션이 필요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다. 다음 시즌에도 그 다음 시즌에도 축구는 계속 된다. 발베르데 역시 이번 시즌이 바르사 지휘봉을 맡은 데뷔 시즌이다. 이전까지 그는 바르사 같은 거대 구단을 맡아본 적이 없다. 누구나 처음엔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그러하기에 이번 경기는 그에게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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