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Getty Images

'무자비한' 바이에른, 포칼 1라운드 12-0 대승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DFB 포칼(독일 FA컵) 1라운드에서 브레머SV를 상대로 12-0 역대급 대승을 거두었다.

바이에른이 슈타디온 암 판첸베르크 원정에서 열린 포칼 1라운드에서 브레머SV를 12-0으로 대파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알렸으나 이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DFL 슈퍼컵(3-1 승)과 쾰른과의 분데스리가 2라운드(3-2 승)에 이어 3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원톱으로 백업 공격수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위치했고, 토마스 뮐러를 중심으로 르로이 사네와 자말 무시알라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요슈아 키미히의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너로 코랑텡 톨리소가 나섰고, 오마르 리차즈와 부나 사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니클라스 쥘레의 센터백 파트너로는 탕기 니앙주가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백업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가 지켰다.

주장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와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알폰소 데이비스, 레온 고레츠카가 출전 명단에서 빠지면서 온전히 휴식을 취했고, 세르지 그나브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벤치에서 대기하면서 주말 쾰른전과 비교했을 때 6명의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던 바이에른이다(추포-모팅, 무시알라, 톨리소, 리자츠, 사르, 울라이히).

바이에른 선발 라인업 vs 브레머SVKicker

바이에른은 경기 시작하고 3분 만에 첫 슈팅을 가져가면서 파상공세에 나섰다. 7분경엔 무시알라가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상대 수비수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내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경기 초반부터 브레머SV의 골문을 지속적으로 두들긴 바이에른은 7분경 선제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키미히의 정교한 롱패스에 이은 사네의 땅볼 크로스가 수비 다리 맞고 살짝 굴절된 걸 추포-모텡이 받아선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은 16분경, 무시알라가 추포-모텡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차분하게 추가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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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의 3번째 골(26분)도 무시알라와 추포-모텡의 콤비 플레이에서 나왔다. 추포-모텡이 패스를 내준 걸 무시알라가 받아선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이겨내고 슈팅을 가져간 걸 커버를 들어온 브레머SV 오른쪽 측면 수비수 얀-루카 바름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볼을 무리해서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넣은 것. 기록은 자책골이긴 하지만 이는 바름이 볼에 발을 갖다대지 않았어도 골이었기에 사실상 무시알라의 골과 다름이 없었다.

3번째 골이 나오고 곧바로 1분 뒤에 4번째 골이 터져나왔다. 톨리소의 패스를 뮐러가 받는 척하다가 흘려주었고, 이를 사네가 땅볼 크로스로 가져간 걸 골문 앞에서 노마크로 있었던 추포-모팅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바이에른은 다시 35분경에 골을 추가했다. 톨리소의 크로스를 뮐러가 헤딩 패스로 연결한 걸 수비가 머리로 걷어내려고 한 게 백헤딩 형태로 뒤로 흘렀고, 이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추포-모팅이 헤딩으로 꽂아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대로 바이에른은 전반전을 5-0으로 마무리했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전 선수들인 키미히와 뮐러, 쥘레를 빼고 백업 미드필더인 미카엘 퀴상스에 더해 유스 출신 어린 선수들인 말릭 틸만과 크리스 리차즈를 교체 출전시키며 일찌감치 체력 안배에 나섰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백업 선수들이 나왔음에도 공격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백업 선수들이 율리안 나겔스만 바이에른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라도 더 공격적으로 나서며 브레머SV의 골문을 위협했다. 실제 바이에른의 전반전 슈팅 숫자는 15회였으나 후반전 들어 22회를 가져가며 증가폭을 보였다.

바이에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틸만이 상대 수비 패스를 가로채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골을 넣으며 다득점의 물꼬를 텄다. 곧바로 2분 뒤(후반 3분)에 추포-모텡의 패스를 받은 무시알라가 수비 한 명을 앞에 둔 상태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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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후반 16분에 무시알라를 빼고 그나브리를 투입했다. 후반 17분경엔 사네의 크로스에 이은 추포-모텡의 터닝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결국 바이에른은 후반 20분경 오마르 리차즈의 헤딩 패스를 사네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8-0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바이에른은 후반 23분경에 사네를 빼고 또 다른 유스 출신 미드필더 테일러 부스를 교체 출전시키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썼다. 이후 경기는 다소 소강 상태에 빠지며 8-0 스코어로 끝나는 듯싶었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후반 31분경에 틸만이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브레머SV 수비수 우고 노빌레의 퇴장을 이끌어내며(뒤에서 고의적으로 대놓고 유니폼을 잡아끌었다) 수적 우위를 잡아나갔다. 이후 바이에른의 마지막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34분경, 그나브리가 측면을 돌파해 수비수 다리 사이로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내준 걸 퀴상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서 후반 37분경에 니앙주의 스루 패스에 이은 퀴상스의 패스를 받은 추포-모텡이 골을 넣으며 10득점 고지에 올라섰다. 후반 41분경엔 니앙주의 전진 패스를 추포-모텡이 돌아서면서 찔러준 패스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간 사르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역습 과정에서 그나브리가 단독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가 수비 맞고 살짝 굴절된 걸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던 톨리소가 빈 골대에 밀어넣으며 12-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바이에른이 독일 최강팀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상대는 2부 리그도 아닌 5부 리그 팀이었다. 그럼에도 바이에른이 한 경기에서 두 자릿수 골을 넣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실제 바이에른이 두 자릿수 골을 넣은 경기는 역사상 총 8번이 있었다. 이 중 12골 이상을 넣은 경기는 1997/98 시즌 발드베르크와의 포칼 1라운드가 유일했다. 당시 바이에른은 16-1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이 구단 역대 2번째로 많은 득점이자 점수 차 승리에 해당한다.

비단 다득점 승리가 전부가 아니다. 이 경기에서 백업 공격수 추포-모팅은 4골 3도움을 올리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사르와 톨리소 같은 백업 선수들도 골을 신고했다. 바이에른 이적 이후 부진에 시달리면서 많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던 사네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2골에 더해 자책골까지 유도한 무시알라를 필두로 틸만과 부스 같은 유망주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추포-모팅 "출전 시간이 많이 주어지건 아니건 간에 기회를 얻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경기는 중요하다. 프로 통산 처음으로 4골을 넣은 것 같다.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개인의 기록이 아닌 팀 전체가 경기를 즐겼고, 확고하게 이길 자격이 있는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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