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사진 한 장 때문에 이 사달이 났다.
독일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29, 아스널)은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터키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과 대면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터키 이민자 출신인 외질과 독일 대표 동료 윌카이 귄도간(27, 맨체스터시티)은 이 자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치, 대선이 아닌 축구와 관련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과거에도 수차례 만났던 사이라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었는데, 터키 당국이 공개한 이 사진은 독일 내에서 ‘민족적 정체성’ 논란으로 확장되고, 급기야 외질의 대표팀 은퇴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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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계 축구 저널리스트 라파엘 호니그스타인이 23일 스포츠 전문방송 ESPN과 영국공영방송 BBC에 기고한 글을 종합하면, 외질은 지난 2~3개월간 ‘철창 없는 감옥’에 갇혀 지냈다. 독일축구협회, 전직 독일 국가대표(소위 선배님들), 독일 유력지 등이 축구 외적인 이유로 외질을 압박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터키 독재자를 만나 사진까지 찍은 외질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품은 것이다. 여기에 외질이 다니던 학교, 스폰서 등이 등을 돌렸다. SNS를 통한 일반인들의 비난은 말할 것도 없다. 일순간 ‘국가의 적’으로 내몰린 외질은 월드컵에서 부진한 활약으로 일관했다. 이에 따라 조별리그 탈락의 원흉으로도 지목했다.
외질은 선택을 내렸다. 22일 SNS를 통해 대표팀 은퇴를 발표한 것. 그는 “우리(대표팀)가 이길 때 나는 독일인, 우리가 질 때 나는 이민자 취급을 받았다. 인종차별을 당하고, 존중받지 못한 기분이다. 독일 유니폼을 입는 것에 자긍심을 느꼈지만, 지금은 아니다. 더는 독일 국가대표로 뛰길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2009년 데뷔 이래 A매치 92경기를 뛰고, 4년 전 월드컵 우승을 안긴 독일 최고의 테크니션이 축구 외적인 이유로 전차에서 내리기로 한 결정에 대해 호그니스타인은 “독일 축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고통스러운 날”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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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 침묵한 가운데 가나계 이민자 출신인 제롬 보아텡(바이에른뮌헨)은 SNS를 통해 외질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함께해서 즐거웠다”고 적었다.
사진=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