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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스웨덴의 4-4-2를 단단하게 하는가?

AM 8:11 GMT+9 18. 6. 14.
World Cup Sweden
최근 두 평가전으로 보는 스웨덴의 4-4-2

[골닷컴] 한만성 기자 =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또한 단 5일 후 스웨덴을 상대로 F조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스웨덴은 F조에 속한 4개국 중 전술이 하나로 고정된 유일한 팀이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워낙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과 세부 전술에 변화를 주기로 유명한 지도자들이다. 신태용 감독 또한 작년 말 4-4-2 포메이션이라는 카드를 새롭게 꺼내 든 후에도 평가전을 통해 백포와 백스리 전술을 번갈아가며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스웨덴은 야네 안데르손 감독 부임 후 줄곧 4-4-2 포메이션만을 가동하고 있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이 각각 네 명씩 일자로 선 두 줄을 형성하며 수비 진영 중앙 지역에 블록을 쌓는 게 스웨덴의 기본적인 진용이다. 스웨덴은 앞쪽에 선 공격수 두 명이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구사하면,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8명이 수비 진영 중앙에 단단한 블록을 만들어 위험 지역으로 상대의 드리블 돌파는커녕 패스조차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클래식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팀이다. 최근 홈에서 덴마크, 페루를 상대한 스웨덴의 경기 내용을 통해 이러한 장점이 더 잘 드러났다.

# 단단함 그 자체, 스웨덴의 수비력

스웨덴은 지난달 대표팀이 최종 소집된 후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덴마크, 페루를 상대로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반대로 스웨덴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수비력은 두 경기 연속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스웨덴은 비록 홈에서 승리를 하지는 못했으나 두 경기 연속 0-0 무승부로 무딘 공격과 비교할 때 수비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위 사진은 지난 3일 덴마크전 전반전에 스웨덴이 선보인 수많은 수비 상황 중 한 장면이다. 측면을 비워둔 채 총 여덟 명이 네 명씩 일렬로 서서 수비 진영 중앙 지역에 밀집하고, 최전방 공격수 두 명(올라 토이보넨, 마커스 베리)이 하프라인 위로 올라가 빌드업을 시도하는 이 장면은 안데르손 감독 체제의 스웨덴이 지난 2년간 꾸준히 보여준 경기 운영 방식이다.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이 적극적으로 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면 미드필더 네 명은 중앙 지역에서 자리를 지키며 위험 지역에 공간을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최후방 수비수는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밀착 마크하는 식이다.

이처럼 스웨덴은 토이보넨과 베리가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중앙 수비수의 원활한 빌드업을 저지해 패스 줄기가 상대 진영, 혹은 위험 지역에서는 벗어난 측면으로만 돌게 한다. 실제로 이날 덴마크는 측면에서 1대1 돌파 후 정확도가 떨어지는 크로스를 제외하면 어떠한 공격 패턴으로도 스웨덴을 위협하지 못했다.

위 사진은 덴마크전 후반전 스웨덴의 수비 상황 중 한 장면이다. 체력이 떨어질 만한 후반 중반이었지만, 스웨덴은 촘촘한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강력한 압박을 구사했다. 공이 공격 진영에 머물러 있는 데도 덴마크의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이 스웨덴 중앙 수비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와 빅토르 린델로프에게 타이트하게 견제받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웨덴은 공을 가진 덴마크의 최후방 수비수를 자유롭게 풀어둔 대신, 혹시라도 그가 중앙 지역으로 패스를 시도하면 바로 강한 압박을 가할 수 있을 만한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

대다수 스웨덴 미드필더와 수비수는 발이 매우 빠른 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측면에서 1대1 상황이 발생하면 종종 상대가 드리블 돌파에 성공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이미 오랜 기간 일관된 전술을 구사해온 스웨덴은 이에 대한 준비도 완성도가 꽤 높다. 위 사진처럼 스웨덴은 수비 진영 측면에서 상대가 1대1 상황을 만들면, 두 블록을 형성하던 여덟 명이 그대로 페널티 박스 안팎 공간을 점유하며 설령 측면 수비수 한 명을 상대의 드리블 돌파에 벗겨지더라도 실점을 허용할 만한 위치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 페루전을 통해 드러난 스웨덴의 빈 틈

덴마크는 스웨덴의 단단한 수비를 상대로 이렇다 할 공격을 거의 한 차례도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페루는 10일 스웨덴의 출정식에서 효과적인 공격 전개로 전반에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페루는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필드 플레이어 10명의 위치를 고려하면 4-2-2-2에 더 가까운 중앙중심적 전술을 구사했다.

페루는 스웨덴을 상대로 중앙 지역을 전혀 공략하지 못한 덴마크와 달리 훨씬 더 원활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페루는 4-2-2-2 포메이션의 미드필더 네 명이 모두 중앙 지역 공간을 촘촘하게 메웠고, 이는 곧 그들이 중앙 지역에서 스웨덴보다 수적 우위를 점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평소대로 미드필더 네 명이 일자로 서서 수비라인과 두 줄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페루에는 파울루 게레로라는 공격 진영에서 골문을 등지고 시간을 벌어줄 타겟맨이 있었다. 이 덕분에 페루는 게레루가 공을 잡은 채 등을 지고 시간을 버는 사이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하는 헤페르손 파르판, 안드레 카리요, 크리스티안 쿠에바스 등에게 패스를 연결해 단단한 스웨덴 수비진의 균형을 흔들어놓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페루는 발이 빠른 파르판 등의 2선 공격수가 공격 진영으로 침투할 때 패스를 연결해 스웨덴 선수와 1대1 상황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선수 개개인의 발재간과 스피드에서 우위를 점한 페루는 이런 방식으로 수차례 스웨덴 수비진을 뚫고 문전까지 공격을 전개하는 데 성공하기도 헀다.

# 스웨덴은 빌드업 루트가 단순하다

페루전에서 드러난 스웨덴의 또 한 가지 약점은 단순한 후방 빌드업이다. 페루는 강력한 전방위 압박을 구사하는 팀이지만, 스웨덴이 골킥을 시도하거나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하면 상대의 양 측면 수비수(파란색)와 중앙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회색)를 견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스웨덴 골키퍼 로빈 올센은 공간을 확보한 양 측면 수비수나 린델로프보다는 상대 공격수 두 명에게 견제당하는 그란크비스트에게 무리한 패스를 시도했다. 스웨덴 주장 그란크비스트는 수비라인을 통솔하는 리더 역할뿐만이 아니라 후방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에도 가장 깊이 있게 관여하는 자원이다. 실제로 그란크비스트는 소속팀 크라스노다르(러시아)에서도 지난달 종료된 2017-18 시즌 패스 성공률 87%로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를 통틀어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세 번째로 높은 패스 정확도를 자랑했다.

위 그림은 이날 경기의 31분 상황이다. 그란크비스트는 패스 능력이 빼어난 선수지만, 페루의 전방 압박에 집중 견제를 받은 그는 결국 상대 공격수에게 공을 빼앗기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 스웨덴은 수세에 몰릴수록 공격을 포기한다

스웨덴은 페루전에서 전반전 상대의 파상공세에 시달리자 후반부터 아예 공격은 포기한 채 오로지 수비를 하는 데만 치중했다.

안데르손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네 명을 배치한 페루를 상대로 스웨덴의 포메이션은 4-4-2로 유지했지만, 수비라인과 미드필드를 구축한 각 선수의 위치를 훨씬 더 극단적으로 촘촘하게 잡아주며 사실상 수비 진영 중앙의 약 10~20미터 공간에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밀집시켰다. 그러자 페루도 어쩔 수 없이 공격의 폭을 넓히며 중앙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경기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 공격할 땐 포르스베리의 움직임에 따라 3-4-1-2, 혹은 4-3-3으로 변신

선수 11명이 다같이 만드는 단단한 수비와는 대조적으로 스웨덴의 공격은 에밀 포르스베리(RB 라이프치히)에게 크게 의존한다. 최근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전 준비 과정을 언급하며 왼쪽 측면 미드필더 포르스베리에 대해 "사실상 처진 공격수로 봐야 한다. 90분을 통틀어 측면에 서 있는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측면에서 공을 잡아 안쪽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득점, 혹은 마지막 패스를 노리는 '반댓발 윙어'는 이제 현대 축구에서 흔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포르스베리(위 그림 빨간색)는 스웨덴이 수비를 해야 할 시에는 왼쪽 측면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지만, 공격 시에는 자신의 발밑에 공이 없을 때도 줄곧 중앙에 머무르며 패스를 기다리는 빈도가 높다. 스웨덴이 그란크비스트, 또는 중앙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라르손이나 알빈 엑달 등이 긴 패스를 전방으로 연결하지 않는 한 공격을 펼칠 때 무조건 거치는 플레이메이커가 바로 포르스베리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공격 시 포르스베리가 안쪽으로 들어오며 패스를 받으면 왼쪽 측면 수비수(마르틴 올손, 또는 루드빅 아우구스틴손)을 공격 진영의 높은 위치로 최대한 끌어 올려 상대 수비가 중앙으로 밀집할 수 없게 한다. 특히 올손은 탄력 있는 움직임으로, 아우구스틴손은 균형이 잘 잡힌 공수 능력으로 팀 전술에 맞게 이 역할을 소화한다.

사진=Fubo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