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 우승 멤버로 활약했던 공격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축구화를 벗는다.
이탈리아 축구 매체 '풋볼 이탈리아'와 '스카이 스포르트 이탈리아'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는 21일(한국시각) 질라르디노가 현역 생활을 정리할 예정이라며 그의 은퇴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까지 스페치아에서 활약했던 질라르디노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행선지 찾기에 실패하며 무직 상태였다.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역시 질라르디노가 자신의 친정팀인 세리에C의 프로 피아첸자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그의 축구화를 벗는 쪽으로 차기 행선지를 매듭지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은퇴 후 질라르디노는 지도자로서 새로운 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질라르디노는 FIGC(이탈리아축구협회)에서 진행하는 코치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그의 최종 선택은 은퇴였다.
주요 뉴스 | "[영상] 리버풀, 페키르 영입 포기를 후회할까?"
# 새로운 해결사의 등장 이탈리아를 흔들다
1982년생인 질라르디노는 이탈리아 축구를 짊어질 초특급 공격수로 불렸다. 피아첸자 유소년팀을 거쳐 프로 데뷔한 그는 헬라스 베로나를 거쳐 2002년 파르마로 이적하며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03/2004시즌과 2004/2005시즌 질라르디노는 두 시즌 연속 23골을 가동하며 리그 득점 2위를 기록했고 덕분에 빅클럽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그러던 중 2005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터 밀란과의 경쟁 끝에 AC 밀란이 질라르디노를 품었고, 질라르디노 역시 안드리 세브첸코의 파트너로서 밀란 공격진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 독이 된 밀란 이적 못다 핀 꽃으로 전락한 질라르디노
결과적으로 질라르디노에게 밀란행은 득이 아닌 독이 됐다. 질라르디노 자체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좀처럼 팀 내 입지 확보에 실패했고, 세브첸코의 첼시 이적으로 기회를 잡는 듯 싶었지만, 오히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베테랑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가 그리고 리그에서는 후반기 팀에 합류한 호나우두와의 경쟁에서 밀려났다.
결국 질라르디노는 2008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그리고 입단 첫 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팀의 주포로 나서며 세 시즌 동안 리그 36골을 기록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지만, 2011/2012시즌 후반기 제노아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제노아와 볼로냐를 거쳐 다시금 제노아에서 뛰었던 질라르디노는 2014년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피오렌티나로 복귀하며 다시금 세리에A로 왔지만,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태였다. 이후 그는 팔레르모와 엠폴리 그리고 페스카라를 거쳐 지난 시즌에는 스페치아에서 활약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게 됐다.
가장 아쉬운 점은 세리에A 통산 득점 수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그가 기록한 득점 수는 188골이다. 2008/2009시즌 7라운드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26세 105일로 세리에A 통산 100호골을 기록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는 10번째로 어린 100골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광저우 이적으로 세리에A에서의 커리어가 사실상 끊겼고, 팔레르모와 엠폴리에서 뛰었지만 기록이 저조했다. 2016/2017시즌 도중 합류했던 페스카라에서는 무득점에 그쳤고, 그의 세리에A 통산 득점 기록 역시 188골에서 멈췄다.
주요 뉴스 | "[영상] 네이마르-음바페 없이 4골, 압도적인 PSG"
# 추억의 바이올린 세레머니, 아주리에서도 피우지 못한 재능
이탈리아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질라르디노는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1998년에는 이탈리아 15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했고, 이후 16세 이하 대표팀을 포함해 20세 이하 대표팀에서까지 활약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21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되며 24경기에서 15골을 가동하며 주포로 우뚝 섰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23세 이하 대표팀으로서 눈도장을 그리고 2004년 9월에는 마르셀로 리피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대표팀 통산 질라르디노의 득점 기록은 57경기 19골이다. 친선 경기에서는 24경기에 나와 9골을 넣었고, 월드컵에서는 7경기에서 한 골을 기록했다. 그의 월드컵 득점은 일명 바이올린 세레머니로 유명한 미국과의 2006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2라운드였다.
이외에도 질라르디노는 월드컵과 유로 예선에서 21골에 나와 9골을 넣었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 예선 1,2차전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이며 3차전에서는 벤치로 밀려났고, 이탈리아마저 슬로바키아에 2-3으로 패하며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질라르디노의 마지막 대표팀 소집은 2014년 3월 열린 스페인과의 친선전이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2013년 10월 열린 덴마크와의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을 끝으로 대표팀과 연을 끝냈다.
# 질라르디노의 주요 커리어
- 1982년 7월 5일생(이탈리아 비엘라 출생)
- 프로 데뷔: 1999/2000시즌 피아첸자
- 소속 클럽: 피아첸자 - 헬라스 베로나 - 파르마 - 밀란 - 피오렌티나 - 제노아 - 볼로냐 - 제노아 - 광저우 에버그란데 - 피오렌티나 - 팔레르모 - 엠폴리 - 페스카라 - 스페치아
- 통산: 643경기 231골 / 이탈리아 세리에A: 514경기 188골
- 대표팀 통산 기록: 57경기 19골[월드컵 1골/ 메이저대회 예선 9골]
사진 = 게티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