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Getty Images

'명불허전' 크카모 레알 중원 , 경기를 지배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로 이어지는 레알 마드리드 중원 3인방이 경기를 지배하며 리버풀전 3-1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이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 3-1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레알은 준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레알은 리버풀전을 앞두고 악재가 발생했다.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근육 부상을 당한 데 이어 또 다른 주전 수비수 라파엘 바란마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자가격리된 것. 이로 인해 레알은 나초와 에데르 밀리탕으로 중앙 수비 라인을 형성해야 했다. 이미 지난 2월 중순부터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다니 카르바할이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점을 고려하면 수비수 4명 중 3명이 백업 선수들로 구성된 셈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선발 라인업 vs 리버풀https://www.buildlineup.com/

하지만 레알엔 팀의 자랑거리인 '크카모(크로스, 카세미루, 모드리치)'로 구성된 중원이 있었다. 이들이 버티고 있기에 레알은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특히 전반전은 레알이 압도한 경기였다. 전반 내내 레알이 무려 9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리버풀은 단 한 번의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전반전 레알이 1.58골에 달하는 기대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을 기록하는 동안 리버풀의 기대득점은 0였다. 슈팅 시도 자체가 없다보니 이는 필연적인 결과였다. 심지어 코너킥에서도 레알이 4-1로 앞섰다.

레알은 평소보다 롱패스 비율을 높이면서 리버풀의 장기인 강도 높은 압박을 풀어냄과 동시에 효과적인 역습을 감행했다. 실제 이 경기 이전까지 레알의 챔피언스 리그 전체 패스 대비 롱패스 비율은 8.6%에 불과했다. 프리메라 리가 기준으로 따지더라도 9.9%였다. 하지만 리버풀전 레알의 롱패스 비율은 무려 15.5%에 달했다.

레알 마드리드 vs 리버풀 전반전 xGOPTA

전반전의 주역은 바로 '축구 교수' 크로스였다. 크로스가 연신 양질의 패스를 전방에 공급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그는 정교한 롱패스를 공격진에 정확하게 배달하면서 리버풀의 배후를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26분경, 리버풀 오른쪽 중앙 수비수 넷 필립스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사이로 정확하게 떨어지는 환상적인 롱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낸 레알 왼쪽 측면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그는 36분경에 이번에도 수비 뒷공간으로 넘어가는 로빙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아놀드가 무리해서 헤딩으로 걷어내려던 게 레알 오른쪽 측면 공격수 마르코 아센시오에게 연결되면서 레알의 2번째 골이 터져나왔다. 크로스의 패스에서 2골이 모두 나온 셈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중원 싸움에서 완패를 하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전반이 끝나기도 전(42분)에 나비 케이타를 빼고 티아고 알칸타라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는 일정 부분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티아고가 94.6%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이끌자 리버풀 중원도 안정감을 찾아갔다. 특히 전반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앙 미드필더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패스 부담을 줄이고 크로스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서서히 가져오기 시작한 리버풀이었다.

이 과정에서 리버풀은 후반 6분 만에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섰다. 바이날둠의 기습적인 전진에 이은 패스를 받은 공격수 디오구 조타의 슈팅이 수비 맞고 뒤로 흐른 걸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잡아서 골을 넣은 것이었다.

하지만 레알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레알은 후반 19분경, 스로인 공격 상황에서 벤제마의 백패스를 받은 모드리치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파비뉴를 따돌린 후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비니시우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다시 점수 차를 2골로 벌려나갔다.

이후 레알은 후반 25분경, 측면 공격수 아센시오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를 교체 출전시키며 수비 강황에 나섰다. 다급해진 리버풀이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조타와 수비수 오잔 카박을 빼고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측면 공격수 셰르당 샤키리를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으나 이미 수비적으로 돌아선 레알을 공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대로 경기는 레알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에서 크로스는 레알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6회의 볼터치와 75회의 패스를 기록하는 동안 가장 높은 91%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다. 심지어 롱패스는 9회를 시도해 100%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찬스 메이킹 횟수 역시 4회로 최다였다. 그가 왜 특급 플레이메이커인지를 확실하게 입증했다고 할 수 있겠다.

토니 크로스 스탯 vs 리버풀Squawka Football

카세미루는 레알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회의 태클에 더해 1회의 슈팅 차단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가로채기 1회의 걷어내기 1회를 추가하면서 수비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가 버티고 있었기에 레알은 주전 수비수들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미 아탈란타와의 16강 1, 2차전에 연달아 도움을 기록했던 모드리치는 이번에도 도움을 추가하면서 2011년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측면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만 37세) 이후 챔피언스 리그 3경기 연속 도움을 달성한 최고령 선수(만 35세 209일)로 등극했다.

레알은 크로스와 카세미루, 모드리치로 이어지는 중원을 바탕으로 2015/16 시즌부터 2017/18 시즌까지 챔피언스 리그 3연패라는 대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 물론 당시 레알의 공격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벤제마가 버티고 있었고, 수비에는 라모스를 중심으로 바란과 마르셀루, 카르바할로 이어지는 공수 모두에 능한 호화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3연패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 레알엔 호날두도 없고, 마르셀루는 노쇠화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으며, 라모스와 카르바할은 고질적인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크카모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에 레알은 여전히 챔피언스 리그 우승 후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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