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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축구협회, 2016년부터 신태용 지켜봤다

[골닷컴, 미국 베버리힐스] 한만성 기자 = 멕시코는 햇수로 3년째 신태용 감독의 한국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 축구계에서 멕시코가 화두가 된 시점은 불과 6개월 전 두 나라 대표팀이 내달 열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에 함께 편성되면서부터다. 그러면서 한국과 멕시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딱 20년 만에 본선 무대에서 격돌하게 됐다. 최근 들어 관심의 대상이 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사실 월드컵 조편성 전까지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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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멕시코는 신태용 감독을 2016년부터 지켜보고 있다. 햇수로는 3년째 신태용 감독을 지켜본 이는 멕시코 축구협회의 데니스 테 클로에세 연령별 대표팀 총괄디렉터. 멕시코 축구협회는 두 명의 디렉터 체제로 연령별 대표팀을 관리한다. 헤라르도 토라도 남자대표팀 디렉터는 말 그대로 골드컵, 코파 아메리카, 그리고 월드컵에 나서는 A대표팀 관리를 책임진다. 반면 테 클로에세 총괄디렉터는 14세, 17세, 20세, 23세 이하 대표팀을 통해 육성된 선수가 성인대표팀에서 활용될 자원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브레인 역할을 맡는다.

테 클로에세가 지난 2016년 한국과 멕시코가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 리그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면서 당시 신태용 감독의 한국 U-23 대표팀 전력 분석을 책임졌다. '디펜딩 금메달리스트'로 리우에 입성한 멕시코는 이 경기에서 시종일관 한국을 몰아세웠으나 후반전 권창훈에게 실점하며 0-1로 패했다. 한국에 패한 멕시코는 그대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짐을 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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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테 클로에세는 작년에도 신태용 감독의 축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출전한 멕시코 U-20 대표팀 지원을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했다. 당시 한국과 멕시코는 서로 격돌하지 않았지만, 두 팀 중 한 팀이 3위로 밀리고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하면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단이 당장 눈앞 경기에 집중할 때, 총괄디렉터에게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그는 당시 조별 리그 내내 16강 상대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힌 한국을 철저히 분석했다.

물론 신태용 감독이 2016년 리우 올림픽, 작년 U-20 월드컵에서 이끈 두 팀과 그리고 올여름 러시아 월드컵에서 지휘할 한국 대표팀은 상당 부분 다르다. 그러나 멕시코가 연령별 대표팀 운영을 책임지는 총괄자를 앞세워 햇수로 3년째 신태용 감독의 축구를 지켜보며 분석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아약스 유소년 팀 출신의 네덜란드인 테 클로에세는 2003년 멕시코 명문 CD 과달라하라 디렉터로 부임해 멕시코 리그에서 행정가로 능력을 인정받은 뒤, 2012년부터 멕시코 축구협회에서 일하고 있다. 다음은 '골닷컴 코리아'가 최근 테 클로에세와 만나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러시아 월드컵이 이제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F조 상대국 분석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나.

조추첨 결과가 나온 순간부터 독일, 한국, 스웨덴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요즘 시대에는 기술이 발달해 대부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분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멕시코 축구협회 내부에는 스포츠 사이언스 부서가 있다. 그들도 협회 스카우트와 협업해 각종 데이터, 통계 자료로 한국을 분석하고 있다. 이 외에 오소리오 감독이 직접 파견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지난 12월부터 한국의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한국 대표팀에 포함된 모든 선수 개개인을 꾸준히 관찰했다.

-면밀하게 분석한 한국을 어떻게 평가하나.

작년 U-20 월드컵이 열렸을 때 한국을 직접 찾았다. 리우 올림픽에서 우리가 상대했던 신태용 감독이 이때 20세 이하 대표팀까지 맡고 있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16강이나 8강에서 한국을 만날 상황에 대비했지만, 결국 맞대결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때도 내가 본 신태용 감독의 한국은 짜임새 있는 팀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게 경기장의 위치에 따라 어느 구역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공격 시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느 공간으로 상대를 공략해야 하는지를 매우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 지도자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에서 존중받아야 하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지켜본 한국에서 특히 눈에 띈 선수가 있는지.

몇몇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지만, 지금 그들을 거론하는 건 곤란하다(웃음). 그러나 더 중요한 건 한국이 과거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를 보면 항상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시됐다. 우선 한국은 선수들의 선천적인 능력을 잘 활용할 줄 안다. 기본적으로 대다수 한국 선수들의 장점은 빠른 주력(pace), 날렵함(quickness), 그리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태도(willingness to work for the team)로 세 가지다. 이런 점을 골고루 가진 팀을 상대하는 건 매우 까다롭다.

-한국이 20년 만에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만난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멕시코의 축구 철학을 설명해줄 수 있나.

작년 벨기에와 폴란드를 상대로 치른 평가전에서 멕시코의 축구 철학이 잘 드러났다. 우리는 선수 개개인이 기술적으로 탄탄하면서도, 팀으로는 매우 역동적이다.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성숙해진 선수도 많다. 헤수스 '테카티토' 코로나, 이르빙 '처키' 로사노 등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안드레스 과르다도, 엑토르 모레노,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그들의 중심을 잡아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멕시코에서는 올 시즌 PSV에서 19골을 터뜨린 로사노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벌써 빅리그 진출설이 제기되고 있는데.

나는 로사노가 빅리그에 갈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가 서두를 필요도 없다고 본다. 그는 1995년생이다. 아직 그에게는 많은 시간이 있다.

-당신은 네덜란드 출신이다. 로사노가 활약 중인 네덜란드 리그가 예전처럼 경쟁력 있는 무대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로사노가 유럽 진출 첫 시즌부터 어려움보다는 더 많은 성공을 거둔 게 사실이다. 네덜란드 리그의 경쟁력 논란이 꽤 오랜 시간 제기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와의 수준 차이를 떠나 로사노 같은 선수를 활용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로사노가 첫 시즌부터 이처럼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한 건 이와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해 적응을 시작한 선수에게 PSV가 충분한 공격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준 건 긍정적인 일이다. 에인트호벤은 축구에 집중하면서 살기에도 좋은 조용한 도시다. 그래서 PSV는 특히 성격이 차분하고, 어린나이에 일찌감치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로사노에게는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최적의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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