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왜 '다섯 번째 경기'에 집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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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k Waem
월드컵 6회 연속 16강 진출하고도 8강에는 못 간 멕시코, 그들의 꿈은 다섯 번째 경기

[골닷컴] 한만성 기자 = 과거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신문을 볼 때마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월드컵 16강을 염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히딩크 감독이 한국어를 이해했을 리는 없다. 그러나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후 자서전 '마이웨이'를 통해 보는 신문의 스포츠면마다 '16'이라는 숫자가 곳곳에 보여 16강에 대한 한국의 절실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은 최초의 16강 진출을 넘어 4강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축구의 꿈은 월드컵 16강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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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만 되면 숫자 '16'을 '매직 넘버'로 꼽는 한국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두 번째 상대인 멕시코도 비슷한 이유로 집착하는 자신들만의 숫자가 있다. 멕시코가 염원하는 숫자는 바로 '5'다. 멕시코는 1승, 16강을 꿈꾸는 한국보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다섯 차례의 월드컵 본선에서 매번 16강 무대를 밟고도 번번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의 월드컵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매번 네 경기 만에 끝났다. 역대 최고 성적이 1986년 8강인 멕시코는 내년 러시아에서 32년 만의 월드컵 8강 진출, 즉 조별 리그 세 경기와 16강에 이은 다섯 번째 경기에 나서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

멕시코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 또한 최근 자국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을 통해 "중대한 발걸음을 디뎌 이번 월드컵에서는 다섯 번째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우리가 월드컵에서 다섯 번째 경기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그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경기가 될 8강에만 오른다면, 4강에 이어 결승전까지 가서 우승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르다도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나를 보고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회를 준비하는 팀이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월드컵에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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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 리그 통과를 낙관하며 8강 진출을 꿈꾸는 멕시코는 한국, 스웨덴, 독일과 함께 편성된 F조에서도 맞불 작전으로 16강행을 확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멕시코는 한국과 스웨덴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보다는 나머지 두 팀과의 대결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오히려 멕시코는 본선 첫 상대이자 강력한 F조 1위 후보인 독일을 상대로 승리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내친김에 조 선두 자리를 노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과르다도도 조추첨이 끝난 후 "독일을 꺾으면 16강에 오를 수 있다"며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베이스캠프도 독일전이 열리는 모스크바에 차리기로 했다. 사실 그는 조추첨이 끝난 후 처음에는 한국과의 F조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대개 월드컵 조별 리그 2차전은 1차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혹은 조기 탈락이 확정될 가능성이 큰 경기다. 이 때문에 멕시코는 한국전 대비에 비중을 두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로스토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려고 했으나 오소리오 감독은 아예 독일을 잡으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데다 F조 1위까지 노릴 수 있다고 판단해 계획을 선회했다.

멕시코가 F조 1위 자리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그만큼 8강 진출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이기 위해서다. F조 1, 2위는 16강에서 E조에서 상위 두 자리를 차지할 포함된 브라질, 스위스, 코스타리카, 또는 세르비아와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을 기준으로 볼 때, 브라질이 E조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는 될 수 있으면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보다는 수월한 상대인 스위스, 코스타리카, 세르비아 중 한 팀을 만나 이번 만큼은 기필코 8강 진출의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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