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 베르너Getty Images

'멀티골' 베르너, 북마케도니아전 울분 씻어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북마케도니아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에선 J조 3차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던 독일 대표팀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8차전 맞대결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독일이 토세 프로에스키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북마케도니아와의 월드컵 예선 J조 8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독일은 7승 1패 승점 21점으로 2위 루마니아(승점 13점)와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며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해 유럽 팀들 중 가장 먼저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1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이룬 독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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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OptaFranz

이 경기에서 독일은 한스-디터 플릭 감독이 선호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베르너가 최전방 원톱으로 포진했고, 베테랑 토마스 뮐러를 중심으로 카이 하베르츠와 세르지 그나브리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요슈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다비드 라움과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틸로 케러와 니클라스 쥘레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지켰다.

경기 내용은 시종일관 독일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독일은 점유율에서 74대26으로 경기를 지배하다시피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24대7로 3배 이상 많았다. 유효 슈팅은 무려 10대1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코너킥에서도 7대2로 크게 우위를 점한 독일이었다.

독일 선발 라인업 vs 북마케도니아Kicker

하지만 독일은 전반전 내내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독일은 전체 슈팅 24회 중 무려 15회를 전반전에 몰아서 시도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결국 독일은 전반전을 0-0 스코어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베르너는 전반전에만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을 넣지 못했다. 먼저 14분경, 그나브리의 크로스를 베르너가 수비수와 붙어있는 상태에서 무리해서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는 차단됐다. 이어서 25분경, 뮐러의 헤딩 패스를 베르너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각도를 좁힌 골키퍼에게 막혔다. 31분경과 43분경에 시도한 베르너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전반전 정규 시간 45분이 지나고 추가 시간 2분경엔 뮐러의 전진 패스에 이은 베르너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안 그래도 베르너에게 북마케도니아는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 있는 국가이다. 지난 북마케도니아와의 월드컵 예선 3차전 홈경기 당시 베르너는 1-1 동점 상황에서 후반 34분경 노마크 슈팅 찬스를 맞이했음에도 슈팅이 빗맞으면서 결정적인 득점 상황을 무산시켰다. 결국 독일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실점을 허용하면서 이번 월드컵 예선 유일한 패배(1-2)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에 분노한 독일 축구팬들은 베르너의 가짜 북마케도니아 주민등록증을 만들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티모 베르너Marco Mader (SID)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베르너는 북마케도니아와의 재격돌에서 적극적으로 득점 사냥에 나섰으나 골운마저 따르지 않으며 3차전의 악몽을 재현하는 듯싶었다. 자연스럽게 독일 벤치에도 긴장감이 흘러나왔다.

다행히 독일은 후반 5분경, 역습 상황에서 그나브리의 환상적인 장거리 스루 패스를 받은 뮐러가 볼을 몰고 가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이타적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하베르츠가 빈 골대에 차분하게 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리드를 잡은 독일은 후반 16분경에 고레츠카와 하베르츠를 빼고 10대의 어린 선수들인 플로리안 비르츠(만 18세)와 카림 아데에미(만 19세)를 넣는 여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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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는 후반에도 득점 사냥에 나섰으나 후반 17분경 골문 앞 슈팅은 수비 다리를 맞고 굴절되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후반 23분경엔 뮐러의 크로스가 다소 뒤로 흐른 걸 아크로바틱하게 다리를 쭉 뻗어 논스톱 발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이대로 베르너는 이번에도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베르너는 후반 24분경, 비르츠의 크로스를 뮐러가 센스있는 원터치 백힐 패스로 넘겨준 걸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강력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마침내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베르너는 곧바로 4분 뒤(후반 28분), 그나브리의 크로스를 비르츠가 뒤로 내준 걸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베르너가 멀티골을 넣자 플릭 감독은 곧바로 베르너와 그나브리를 빼고 만 18세 신예 공격형 미드필더 자말 무시알라와 멀티 플레이어 요나스 호프만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5분경엔 뮐러 대신 미드필더 플로리안 노이하우스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독일은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아데예미의 가로채기에 이은 패스를 무시알라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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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독보적으로 많은 9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이 중 유효 슈팅은 6회로 67%의 슈팅 정확도를 기록했다. 첫 7번의 슈팅 중 4번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게 저지됐고, 1번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8번째와 9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북마케도니아와의 악연을 씻어낸 베르너이다.

이에 독일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르트'는 "베르너가 멀티골을 넣으며 비판에 응답하다"라는 코멘트를 SNS에 올렸다. 베르너 역시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그를 따라다니던 비판에 대해 "이런 행동은 사라져야 한다. 내가 비판을 너무 많이 의식했다면 오늘 경기와 같은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을 것이다. 언제가는 빈 통이 가득 차기 마련이다"라고 밝혔다.

티모 베르너Sky Sport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32강 조별 리그 조기 탈락에 이어 지난 유로 2020에서도 16강전에서 잉글랜드에게 패해 탈락한 독일은 플릭 감독 체제에서 5전 전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더해 아데예미와 무시알라, 비르츠 같은 신예 선수들이 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의 최대 약점은 바로 최전방 공격수로 지적받고 있다. 베르너가 득점 기복이 있는 데다가 몸싸움에 약점이 있기에 부진한 경기에선 잠수를 타는 습성이 있다. 비르츠와 무시알라는 이선 자원이고, 아데예미는 소속팀 레드 불 잘츠부르크에서 투톱으로 뛰고 있다. 원톱에선 검증이 되지 않은 선수이다. 즉 독일이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쓸 수 있는 현실적인 자원은 미우나 고우나 베르너 밖에 없다. 독일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명예 회복에 성공하려면 베르너가 터져줘야 한다.

한스-디터 플릭 & 티모 베르너Bild Fuss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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