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드Getty Images

'멀티골' 홀란드, 도르트문트 챔스 진출 가능성 되살리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볼프스부르크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분데스리가 4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다.

분데스리가 5위 도르트문트가 폭스바겐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3위 볼프스부르크와의 2020/21 시즌 분데스리가 31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위 이내 진입 가능성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사실 도르트문트는 4월 초만 하더라도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에이스 제이든 산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과의 24라운드에서 2-4로 패한 걸 시작으로 27라운드까지 분데스리가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친 것. 곧바로 이어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도 1-2로 패하면서 공식 대회 6경기 1승 2무 3패의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무엇보다도 27라운드에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프랑크푸르트와의 맞대결 패배가 가장 뼈아팠다. 이 경기 패배로 도르트문트는 27라운드 기준 13승 4무 10패 승점 43점으로 챔피언스 리그 마지노선인 4위 프랑크푸르트(27라운드 기준 승점 50점)와의 승점 차가 무려 7점까지 벌어진 상태였다. 심지어 3위 볼프스부르크(27라운드 기준 승점 54점)와의 승점 차는 무려 11점이었다. 이대로라면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획득은 요원해 보였다.

27라운드 기준 분데스리가 성적Whoscored
27라운드 기준 분데스리가 성적(그래프 출처: Whoscored)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슈투트가르트전(28라운드) 10대 선수들인 주드 벨링엄(만 17세)과 안스가르 크나우프(만 19세)의 분데스리가 데뷔골에 힘입어 3-2 신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비록 맨시티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선 또다시 1-2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이어진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선 홀란드의 멀티골로 4-1 대승을 거두었다. 주중 우니온 베를린과의 30라운드에서도 2-0으로 승리하며 분데스리가 3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다. 이 경기에선 부상에서 복귀한 산초가 교체 출전해 31분을 소화하며 한층 기쁨을 더해주었다.

도르트문트가 3연승을 달리는 동안 4위 프랑크푸르트는 2승 1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었고, 3위 볼프스부르크는 1승 2패의 부진에 빠지며 주춤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3위 볼프스부르크와 5위 도르트문트의 승점 차는 27라운드 기준 11점에서 30라운드 기준 5점까지 대폭 줄어든 상태였다. 이러한 가운데 도르트문트는 31라운드 볼프스부르크 원정을 떠났다.

도르트문트는 이 경기에서 평소 즐겨쓰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홀란드가 언제나처럼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주장 마르코 로이스를 중심으로 부상에서 복귀해 첫 선발 출전하는 산초와 조바니 레이나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마흐무드 다후드와 벨링엄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하파엘 게레이루와 우카시 피슈첵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베테랑 수비수 마츠 훔멜스가 지난 경기에서 시즌 5번째 옐로 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마누엘 아칸지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엠레 찬이 나왔고, 골문은 마빈 히츠 골키퍼가 지켰다.

도르트문트 선발 라인업 vs 볼프스부르크https://www.buildlineup.com/

이 중요한 일전에서 도르트문트는 경기 시작하고 11분 만에 상대 백패스를 가로챈 간판 공격수 홀란드가 빠른 발로 치고 들어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 도르트문트는 벨링엄이 60분경 다소 이른 시간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에 도르트문트는 산초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스 델라이니를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나섰다.

벨링엄 퇴장 이후 볼프스부르크가 파상공세에 나서며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이번에도 홀란드가 나섰다. 68분경, 역습 상황에서 다후드의 패스를 받은 홀란드가 수비 진영에서부터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단독 돌파를 감행한 후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이후 도르트문트는 육탄방어로 볼프스부르크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2-0 승리를 지켜냈다.

내용만 놓고 보면 볼프스부르크가 이겼어야 했던 경기였다. 볼프스부르크가 점유율에서 54대46으로 근소하게 앞섰고, 무엇보다도 슈팅 숫자에서 21대8로 크게 앞섰다. 심지어 코너킥 숫자에서도 10대2로 정확하게 5배가 더 많았던 볼프스부르크였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가 승리할 수 있었던 건 홀란드의 공에 있었다. 그는 절대적으로 밀리는 경기 내용 속에서도 경이로운 스피드로 2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도르트문트가 이 경기에서 기록한 슈팅 8회 중 절반이 넘는 5회를 독식했다. 공중볼 역시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4회를 획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볼 경합 승률은 56.3%였고, 공중볼 경합 승률은 66.7%에 달했다.

홀란드는 이 경기 멀티 골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26경기에 출전해 25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특히 원정에서만 16골을 넣으며 도르트문트 구단 역대 단일 시즌 분데스리가 원정 최다 골 신기록을 달성했다. 로타르 에머리히와 만프레드 부르그스뮐러, 슈테판 샤퓌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같은 뛰어난 선배들도 이룩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렇듯 도르트문트는 홀란드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볼프스부르크에게 승리하며 분데스리가 4연승을 달렸다. 이와 함께 3위 볼프스부르크와의 승점 차를 2점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3시간 뒤에 열린 경기에서 프랑크푸르트가 바이엘 레버쿠젠 원정에서 1-3으로 패했다는 호재까지 전해졌다. 이제 4위 프랑크푸르트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에 불과하다.

이제 분데스리가 시즌 종료까지 단 3경기 만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도르트문트는 RB 라이프치히와 마인츠, 레버쿠젠으로 이어지는 힘든 일정을 앞두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현재 분데스리가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고, 마인츠는 31라운드에서 바이에른 뮌헨까지 2-1로 꺾으면서 최근 분데스리가 7경기 5승 2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레버쿠젠 역시 6위로 아직까지 4위 진입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다. 만약 도르트문트가 죽음의 일정 속에서도 극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 중심엔 분명 홀란드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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