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2015년 여름, 모나코에서 거액을 주고 영입한 앙토니 마르시알이 계약 난항에 더해 부진까지 겹치면서 애물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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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에서 애물단지로... 마르시알이 맨유에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 그는 맨유 이적 당시 상당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다. 2014/15 시즌 들어서야 처음으로 풀 시즌을 소화하면서 프랑스 리그 앙에서 9골을 넣은 만 19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를 일시불 5000만 유로(한화 약 637억)에 옵션까지 포함하면 8000만 유로(약 1019억)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것.
이는 당시 기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십대 선수 역대 최고액이자 전체로 따지더라도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당연히 영국 현지에선 '패닉바이(충동구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마르시알은 데뷔 시즌,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에이스 웨인 루니가 부진에 빠진 가운데 공식 대회 56경기에 출전해 18골 11도움을 올리며 실질적인 '소년 가장' 노릇을 담당한 것. 2015년 9월엔 로빈 판 페르시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맨유 선수로는 EPL 이 달의 선수에 올랐고, 12월엔 이탈리아 언론 '투토스포르트'가 주관하는 유럽 최고의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골든 보이' 상을 수상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맨유 팬들은 마르시알이 팀 공격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Getty Images문제는 2016/17 시즌이었다. 공식 대회 42경기에 출전해 8골 8도움에 그치며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린 것. 게다가 맨유 유스 출신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가 급부상하면서 그의 위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출전 시간 역시 데뷔 시즌 4,663분에서 2,517분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절치부심한 마르시알은 이번 시즌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래쉬포드와 성공적으로 공존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8년 1월 1일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20일 번리전까지 4경기 연속 득점 포인트(3골 2도움)를 올리며 상승무드를 탔다.
하지만 이를 마지막으로 마르시알의 골 소식은 끊겼다. 무려 12경기 무득점의 가뭄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아스널 에이스 알렉시스 산체스가 맨유로 이적해왔고, 3월 초엔 허벅지 부상까지 당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Getty composite게다가 마르시알은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맨유의 재계약 제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중순, 영국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마르시알이 맨유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구단과 마찰음이 빚어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마저도 출전 기회를 얻을 때마다 마르시알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일관했다. 가장 압권은 주말 브라이턴과의 EPL 원정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마르시알은 태업이 의심될 정도로 시종일관 무성의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마르시알은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활동량은 8.44km로 맨유를 넘어 양 팀 필드 플레이어들 중 출전 시간 대비 가장 적은 수치(분당 94미터)를 기록했다. 게다가 평균 속도 역시 5.27km/h로 골키퍼를 제외한 양 팀 필드 플레이어들 중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즉 많이 뛰지도 않으면서 어슬렁거렸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한 것도 아니었다. 전반전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단 한 번의 볼 터치도 가져가지 않은 채 바깥을 겉돌은 마르시알이었다(이 경기에서 맨유 전체가 전반전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볼 터치 1회가 전부일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에 실망했다. 주축 선수들을 대신해서 들어간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언론들은 나에게 왜 항상 로멜루 루카쿠만 선발 출전하냐고 묻곤 했다. 이제서야 그 답을 알게 됐을 것이다"라며 마르시알을 포함한 이 경기 공격진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에게 실망감을 내비쳤다.
결국 마르시알은 11일 새벽에 열린 웨스트 햄과의 경기에 결장했다. 여전히 루카쿠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으나 무리뉴 감독은 산체스와 제시 린가드를 투톱으로 배치하는 변칙 투톱을 가동했다. 그나마 브라이턴전에 마르시알과 함께 공격진을 구성한 래쉬포드는 74분경 교체를 통해 짧게나마 출전 기회를 얻었다. 반면 무리뉴 감독은 0-0 스코어가 지루할 정도로 이어졌음에도 끝까지 벤치에 있는 마르시알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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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건 마르시알이 잠재력 하나는 매우 큰 선수라는 데에 있다.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부드러운 터치와 드리블을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맨유의 전설적인 공격수이자 프랑스 대표팀 대선배이기도 한 에릭 칸토나는 마르시알을 가리켜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연상시킨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수비 가담이 부족하고,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좋지 못한 편이지만 벌써 포기하기엔 가지고 있는 재주가 너무 많은 선수다.
하지만 문제는 맨유와 마르시알의 계약 기간은 2019년 6월 30일까지이기에 재계약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2019년 1월엔 보스만 룰에 의거해 이적료 없이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다. 즉 재계약이 불가하다면 오는 여름 이적 시장이 마르시알을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현재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를 비롯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같은 타 리그 강호들은 물론 같은 리그에 속한 첼시도 마르시알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공격수 기근 시대이기에 마르시알이 이적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면 더 많은 구단들이 달려들 것이 분명하다.
이제 맨유와 마르시알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재계약을 통해 맨유에서 다시 한 번 미래를 모색해 보거나 아니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각자 살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현 시점만 놓고 보면 결별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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