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파르 생제르맹(이하 PSG) 상대로 전반 먼저 실점했으나 후반 세부 전술 변화 및 교체로 난관을 타개하며 2-1 로 승리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맨시티가 파르크 데 프랭스 원정에서 열린 PSG와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맨시티는 소기의 성과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케빈 데 브라이너가 최전방에 위치하면서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필 포든과 리야드 마레즈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 편대를 형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를 중심으로 일카이 귄도안과 베르나르두 실바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주앙 칸셀루와 카일 워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후벵 디아스와 존 스톤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에데르송 골키퍼기 자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전반전은 PSG의 우세 속에서 전개됐다. 단순히 점유율만 놓고 보면 맨시티가 54대46으로 근소하게 앞서긴 했다. 하지만 정작 슈팅 숫자에선 4대9로 PSG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코너킥에서도 2대5로 열세를 보였다.
가짜 9번으로 선발 출전한 에이스 데 브라이너가 고립되면서 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맨시티였다. 게다가 왼쪽 측면 수비수 칸셀루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포든 홀로 측면을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로드리는 상대 중원과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흔들리는 모양새였다. 이로 인해 맨시티는 공격에선 우측면에 의존했고, 중원에선 귄도안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반면 PSG는 비록 최전방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가 경기 내내 단 한 번의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긴 했으나 에이스 네이마르와 베테랑 측면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공격을 전개하며 맨시티 수비 라인을 괴롭혔다. 실제 디 마리아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5회의 드리블을 성공시켰고, 네이마르는 가장 많은 5회의 파울을 얻어냈다. 마르퀴뇨스를 위시한 수비 라인도 단단했고, 마르코 베라티와 이드리사 게예, 레안드로 파레데스로 구성된 중원은 안정감을 더해주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디 마리아의 가로채기에 이은 음바페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네이마르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어서 12분경엔 네이마르가 베라티와 이대일 패스를 통해 날카로운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 역시 에데르송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경기 시작하고 14분 사이에 이미 4회의 슈팅을 시도한 PSG였다.
결국 PSG가 15분경에 먼저 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디 마리아의 코너킥을 마르퀴뇨스가 앞에서 짤라먹는 형태의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후에도 PSG가 공격을 주도했으나 아쉽게도 골을 추가하지는 못하면서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부 전술에 변화를 가져왔다. 베르나르두를 공격적으로 전진 시키면서 마치 4-2-4 포메이션 형태로 전환한 것. 이를 통해 베르나르두가 마레즈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지원하면서 데 브라이너에게 집중된 PSG 수비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는 베르나르두의 전반전 히트맵과 후반전 히트맵을 비교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OPTA하지만 여전히 맨시티는 PSG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슈팅 기회를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15분(60분)경에 부진했던 칸셀루를 빼고 올렉산드르 진첸코를 교체 출전시키는 변화를 모색했다.
이는 주효했다. 진첸코가 투입되면서 왼쪽 측면 빌드업에 크게 기여하자 포든의 활동 영역과 데 브라이너의 활동 영역이 중앙을 넘어 오른쪽 측면까지 넓게 확장되어 나가면서 자유롭게 PSG 수비 진영을 활보했다(하단 히트맵 참조). 이와 함께 우측면 공격에 의존하던 맨시티 공격이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단단했던 PSG 수비에 균열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OPTA이후 경기는 일방적인 맨시티의 공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60분경까지 단 4회의 슈팅에 그쳤던 맨시티가 이후 30분 사이에 무려 7회의 슈팅을 가져갔다. 반면 PSG는 60분경까지 10회의 슈팅을 기록했으나 남은 30분 동안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해보지 못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맨시티의 골이 터져나왔다. 64분경, 진첸코의 패스를 받은 데 브라이너가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스톤스를 향해 크로스를 올린 게 슈터링(슈팅+센터링의 합성어로 크로스를 올린 게 마치 슈팅처럼 골문으로 들어가는 걸 지칭하는 용어)처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 맨시티 입장에선 다소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슈퍼리그 탈퇴에 대한 선수들 반응 모음zip"
이어서 71분경, 맨시티의 추가 골이 터져나왔다. 포든이 파울을 당하면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를 마레즈가 수비벽 사이를 파고 드는 강력한 왼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것.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면서 역전을 당한 PSG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은 채 거친 플레이를 남발하다가 77분경에 게예가 귄도안의 발목에 거친 태클을 가해 퇴장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이대로 경기는 2-1 맨시티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맨시티의 2골 자체는 모두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데 브라이너는 본인이 넣은 동점골에 대해 "약간 운이 따랐다"라고 밝혔고, 역전골의 주인공 마레즈 역시 "솔직히 수비벽을 돌아서 들어가는 슈팅을 시도한 건데 실수했다. 운이 좋게도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통과하면서 골이 들어갔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행운을 이끌어낸 건 요행이 아니었다. 세부 전술 변화를 통해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PSG의 골문을 두들긴 결과 나온 골들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반면 PSG는 맨시티가 주도권을 가져오는 동안 1-0 리드에 만족한 듯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내려앉는 모양새였다.
결국 행운은 노력하는 자에게만 주어지기 마련이고, 행운의 여신은 용감한 자의 편인 것이다. 전후반 모두를 따지면 맨시티가 승리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던 경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