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인츠, 이재성 영입하다
마인츠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재성 영입을 발표했다. 홀슈타인 킬과 계약이 만료된 상태였기에 이적료 없이 계약 기간 3년(2024년 6월 30일)을 체결했고, 등번호는 7번을 배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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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 CEO 크리스티안 하이델은 이재성 영입에 대해 "그는 지난 3년 동안 독일 2부 리그를 대표했던 선수로 실력적인 부분에서 우리 팀에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는 공격적인 선수로 영리하고 공간을 잘 파고 든다. 이에 더해 그는 지치지 않고 뛰어다니고, 강하게 압박을 하며, 태클도 성실하게 한다. 그가 마인츠와 함께 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보 스벤손 감독 역시 "그는 2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난 몇 년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믿을 수 없이 강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그는 좋은 테크닉을 갖추고 있고, 체력도 강하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그의 능력을 입증해냈다"라고 평가했다.
이재성은 "마인츠에 오면서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싶다는 내 꿈이 실현됐다. 난 감독과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지난 시즌 마인츠가 훌륭한 후반기를 보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제 난 팀이 많은 경기에서 이기도록 돕고 싶다. 특히 마인츠 팬들을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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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이 마인츠를 선택한 이유는 감독이 직접 영상 통화를 걸어 설득했을 정도로 영입에 적극적이기도 했고, 한국으로 직항하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전 소속팀 홀슈타인 킬의 연고지 킬은 함부르크 공항까지 2시간을 이동해야 했고, 한국 직항이 아니었기에 경유해서 들어오다 보면 20시간 가까이 걸렸기에 많이 힘들어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마인츠는 차두리(2006/07)를 필두로 박주호(2013-2015), 구자철(2014-15), 가장 최근엔 지동원(2019-21)에 이르기까지 한국 선수들이 뛰었던 친숙한 구단이라는 점도 이재성의 구단 선택에 있어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 후반기 돌풍의 팀 마인츠
마인츠는 지난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샬케와 함께 강등 후보 1순위로 불리던 팀이었다. 실제 마인츠는 14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1승 3무 10패 승점 6점으로 샬케(당시 4무 10패 승점 4점)와 함께 독보적인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Whoscored이에 마인츠는 2부 리그 강등에 대비해 대대적인 물갈이에 단행했다. 1992년부터 2016년까지 마인츠에서 명단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하이델을 CEO에 임명하면서 복귀시킨 데 이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마인츠 감독 직을 수행하면서 2016/17 시즌 구단 역사상 첫 유럽 대항전(유로파 리그) 본선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던 마틴 슈미트를 신임 단장으로 임명한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인츠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수비수로 뛰다가 은퇴 후 곧바로 유스 팀 감독(마인츠 17세 이하와 19세 이하 팀)을 통해 지도자 수업을 받았던 전설적인 수비수 스벤손을 감독으로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영광의 멤버들을 다시 불러들인 마인츠이다.
사실 스벤손 감독 부임은 많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는 그의 나이 이제 만 41세로 프로 감독 경력은 오스트리아 2부 리그 팀 리퍼링을 1년 6개월 맡은 게 전부였기 때문. 당연히 많은 이들은 스벤손의 감독 부임은 분데스리가 잔류가 아닌 2부 리그 준비 및 감독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판 공격수인 장-필립 마테타마저 크리스탈 팰리스로 임대를 보내자 마인츠가 일찌감치 분데스리가 잔류를 포기했다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스벤손은 이러한 예상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팀을 변모시켰다. 스벤손 아래에서 마인츠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후반기 분데스리가 돌풍의 팀으로 자리잡았다. 마인츠는 스벤손 부임하고 20경기에서 9승 6무 5패 승점 33점이라는 호성적을 올리며 극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스벤손 부임 이후의 성적만 놓고 보면 RB 라이프치히에 이어 6위로 유로파 리그 진출이 가능한 성적이었다.
Whoscored더 놀라운 점은 마인츠가 스벤손 부임하고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16라운드 1-1 무)와 라이프치히(18라운드 3-2 승), 바이엘 레버쿠젠(21라운드 2-2 무),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22라운드 2-1 승), 바이에른 뮌헨(31라운드 2-1 승),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32라운드 1-1 무), 그리고 볼프스부르크(34라운드 3-2 승) 같은 강팀들에게 더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는 데에 있다. 특히 바이에른전 2-1 승리로 독일 전역에 충격파를 선사해 주었다. 특히 24라운드 샬케전을 시작으로 32라운드 프랑크푸르트전까지 9경기에서 5승 4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꾸준함까지 보여준 마인츠였다.
자연스럽게 스벤손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마인츠 선수 시절 위르겐 클롭(현 리버풀 감독)과 토마스 투헬(현 첼시 감독)의 지도를 받은 만큼 이들의 계보를 잇는 감독이 새로 등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독일 방송국 '도이치 벨레(DW)'는 그를 2020/21 시즌 올해의 감독 후보로 올려놓았을 정도다.
그의 은사격에 해당하는 클롭 역시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매우매우 위대한 재능을 가진 감독이고, 그의 일을 상당히 멋지게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마인츠 출신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그는 다시 한 번 마인츠에 좋은 기운을 가져다 주고 있다. 난 현재 마인츠가 그와 함께 올바른 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인츠 지휘봉을 잡자마자 그가 가장 먼저 한 건 포메이션 변화에 있었다. 스벤손 부임 이전까지 마인츠는 4-2-3-1을 즐겨 사용했으나 스벤손은 프랑크푸르트와의 데뷔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앙 수비수 3명을 배치하는 수비적인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심지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도 베테랑 중앙 미드필더 다니 라차를 전진 배치했다. 이를 통해 선수비 후역습의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한 것.
Whoscored이는 주효했다. 마인츠는 스벤손 감독 하에서 수비 관련 지표들(가로채기, 슈팅 차단, 볼경합)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헸다. 자연스럽게 마인츠의 실점이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마인츠는 14라운드까지 31실점으로 경기당 2.21골을 허용하고 있었으나 스벤손 감독 부임 후 20경기에서 25실점으로 경기당 실점이 1골 가까이 줄어들었다(경기당 1.25골). 기대 실점(xGA: 슈팅 지점 및 상황을 통해 실점을 예측하는 통계) 역시 스벤손 부임 이전 경기당 1.92골에서 부임 이후 1.22골로 대폭 떨어졌다.
마인츠의 득점력은 스벤손 부임 이전 경기당 1골에서 스벤손 부임 이후 경기당 1.25골로 소폭의 상승만 있었을 뿐이다.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도 팀 내 최다 골 득점자(7골)는 전반기만 뛰고 팀을 떠난 마테타였다. 하지만 전반전을 버티다가 후반전 승부처에서 적재적소에 교체 카드를 활용해 패할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승리하면서 성적을 끌어올린 마인츠였다. 이는 마인츠 팀 내에서 2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스벤손 감독 하에서 주로 교체 카드로 활용되면서 6골을 넣은 로빈 콰이송이라는 점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이재성의 역할은?
지난 시즌 스벤손 감독이 선수비 후역습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당장 팀이 강등 위기에 직면해 있었기에 승점 1점이라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는 원래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고 강도 높은 압박과 빠른 전환에 기반한 속공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애당초 그가 클롭과 투헬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라이프치히와 잘츠부르크로 이어지는) 레드 불 사단인 리퍼링에서 프로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가 수비 축구보다는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감독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그는 마인츠 유스(17세 이하와 19세 이하) 감독 시절은 물론 리퍼링 감독 직을 수행하는 동안 공격적인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다. 그는 마인츠 17세 이하 팀과 19세 이하 팀을 지도하면서 매시즌 팀득점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마인츠 19세 이하 팀을 마지막으로 지도했던 2018/19 시즌엔 26경기에서 59득점을 올리며 경기당 2.27골을 기록했다. 그의 첫 프로 감독이었던 리퍼링에서도 그는 43경기 100득점을 올리며 경기당 2.33골을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마인츠는 선수단 개개인의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분데스리가 전체 팀들 중 중하위권에 위치(실제 독일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서 책정한 마인츠 선수단의 몸값은 분데스리가 18개 팀들 중 12위에 위치하고 있다)하고 있기에 4-2-3-1보다는 수비적인 3-4-1-2 포메이션을 2021/22 시즌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새 시즌 마인츠는 2020/21 시즌보다는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마인츠는 스벤손 감독 부임하고 첫 10경기에서 9득점(경기당 0.9골)에 그쳤으나 이후 10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16득점(1.6골)으로 경기당 팀 득점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스벤손 감독의 전술적인 스타일을 고려하면 2021/22 시즌부터 점차적으로 공격을 강화하는 형태로 팀을 운영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마인츠가 라차를 자유 계약으로 떠나보내고 이재성을 영입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기본적인 수비력 자체는 중앙 미드필더 출신인 라차가 이재성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가 갖추어야 하는 센스와 창의성에선 이재성이 라차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재성이 스벤손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공격 축구를 강화하는 데에 있어 첫 카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괜히 스벤손 감독이 직접 영상 통화를 통해 이재성의 마인츠 이적을 설득한 게 아니다.
https://www.buildlineup.com/게다가 이재성은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홀슈타인 킬에서 3시즌을 뛰면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으나 좌우 측면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팀 사정에 따라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 역할도 맡았다.
추가 보강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현 시점까지만 놓고 보면 마인츠는 콰이송을 필두로 멀티 공격수 지동원과 측면 공격수 레빈 외즈투날리가 팀을 떠났다. 반면 아직까지 공격수 보강은 이재성 영입이 유일하다. 즉 이재성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뛸 가능성이 높지만 팀 사정에 따라 투톱은 물론 마인츠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할 시엔 좌우 측면 공격수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괜히 스벤손 감독이 이재성 영입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라고 평가한 게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