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en LopeteguiGettyimages

로페테기 “월드컵 직전 경질 통보, 부당하다 느꼈다”

[골닷컴] 윤진만 기자= 훌렌 로페테기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52)이 월드컵 본선 직전 스페인 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은 순간을 떠올렸다.

로페테기 감독은 BBC 데일리 팟캐스트를 통해 “매우 힘들었다. 충격이 컸기 때문에 그때 그 감정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당시엔 협회의 결정이 매우 부당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건은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개막을 앞두고 일어났다. 로페테기 감독이 레알마드리드와 계약한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이에 분개한 스페인 축구협회가 개막 하루 전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꺼냈고, 팀은 2년여간 스페인을 이끌던 선장 없이 페르난도 이에로 대행 체제로 대회에 임했다. 

대표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비판 속에 러시아를 떠난 로페테기 감독은 이미 새로운 직장에 취업한 상태였지만, 이와는 별개로 정신적 데미지를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5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스페인)는 2년여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환상적인 월드컵이 되리란 기대감 속에 대회를 준비했다. 선수들에게 먼저 얘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이후 3주 동안 최고의 훈련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스페인축구협회장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계약사실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선, “나와 레알 구단이 발표 타이밍을 정한 게 아니다. 구단의 제의를 수락한 게 사실이지만, 월드컵은 나의 의무였다. 하지만 한 달 동안 비밀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우린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을 먼저 알린 뒤, 대회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라이프도 순탄치 않았다. 로페테기 감독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몰랐다. 하루는 러시아에서 훈련을 하다 그 다음엔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새로운 팀을 이끌어야 했다. 모든 게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나도 사람이다. 월드컵을 떠나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감정 컨트롤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2018년을 넘기지 못하고 레알에서도 경질됐다. 10월29일 바르셀로나에 1-5로 패한 직후다. 4개월여 사이에 두 번 해고당하는 흔치 않고, 원치 않은 경험을 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시작은 좋았지만, 3주간 부진에 빠졌다. 그럼에도 어려운 시기가 지나갈 것으로 확신했다”며 “시간이 더 주어지길 바랐다”고 구단 수뇌부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후임 코치진과 선수들에 대한 존중심을 나타낸 그는 “레알에 대한 나쁜 말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레알을 지휘하는 것은 모든 감독들에겐 최고의 경험이다. 나는 선수들을 사랑했고, 선수들도 나에게 환상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향후에는 잉글랜드, 스페인과 최고의 리그의 팀을 맡고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넌 나에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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