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o AncelottiGetty Images

로테이션 없는 뮌헨, 17년 만에 5경기 무승 수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알리안츠 아레나 홈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DFB 포칼 준결승전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주요 뉴스  | " [영상] 아스널 선수 VS 레전드 '방 탈출 게임'"


# 바이에른, 후반에 무너지다

사실 내용만 놓고 보면 바이에른이 완승을 거두었어야 했던 경기다. 경기 초반 잠시 도르트문트에게 공격 기회를 내준 걸 제외하면 전반 내내 바이에른이 주도했다. 실제 바이에른은 전반전 점유율에서 75대25로 도르트문트를 압도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1대4로 우위를 점했다. 유효 슈팅 역시 6대1로 크게 앞섰고, 6회의 코너킥을 시도하는 동안 도르트문트에겐 단 하나의 코너킥도 허용하지 않았다.

비록 바이에른은 18분경 수비수 하비 마르티네스의 패스 실수로 선제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파상공세에 나섰고, 28분경 마르티네스가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헤딩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마츠 훔멜스가 41분경 추가 골을 넣으며 2-1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38분경 마르티네스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맞는 불운이 있었고, 전반 종료 직전 레반도프스키가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초반에도 바이에른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20분경까지 도르트문트는 제대로 된 공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바이에른의 연달아 터져나오는 슈팅을 육탄 방어로 저지하고 있었다. 특히 도르트문트 수비수 스벤 벤더는 후반 18분경 로만 뷔어키 골키퍼의 패스 실수로 비롯된 실점 위기에서 아르옌 로벤의 슈팅을 발 끝으로 쳐내 골대를 맞추는 신기를 펼쳐보였다.

후반 20분을 기점으로 바이에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이 틈을 타 도르트문트는 후반 24분경 우스망 뎀벨레의 크로스를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28분경 바이에른 주장 필립 람의 실수를 틈타 뎀벨레가 천금 같은 결승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뒤늦게 바이에른은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도르트문트의 육탄방어를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바이에른은 경기 관련한 거의 모든 스탯에서 도르트문트에 크게 우위를 점하고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물론 운이 없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바이에른은 두 차례나 골대를 맞추면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하파엘 게레이루의 골대를 맞춘 슈팅이 로이스 앞에 떨어지면서 선제골로 연결됐다. 골대 운도 도르트문트에게 미소를 지어준 셈이다. 

이에 카를로 안첼로티 바이에른 감독은 "전반전엔 3-1로 앞섰어야 했을 정도로 우리가 잘한 경기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밸런스가 무너졌다"라며 아쉬움을 전했고,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다비드 알라바 역시 "우리는 충분히 이길 만큼 많은 득점찬스를 얻었다. 이 기회들을 살리지 못하면 응당 그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라고 토로했다.


주요 뉴스  | " [영상] 중국화는 없다! 파울리뉴 2골!”


# 로테이션 없는 바이에른, 17년 만에 5경기 무승

그럼에도 바이에른 선수들의 후반 중반부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 리그와 분데스리가 주중 경기, 그리고 포칼을 병행하면서 4월 한 달 동안 8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특히 바이에른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최근 공식 대회 3경기에서 300분(분데스리가 2경기와 레알전 연장 포함 120분)을 소화하는 동안 베테랑 사비 알론소와 람, 그 외 부상자들을 제외하면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았다. 실제 3경기에서 11인 선발 라인업 중 7명의 선수들이 고스란히 선발 출전한 바이에른이었다. 그 중에서도 티아구 알칸타라와 아르투로 비달, 그리고 다비드 알라바는 7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 중에 있다. 

훔멜스와 레반도프스키 역시 부상으로 2경기 결장한 걸 제외하면 모두 선발 출전하고 있다. 심지어 부상에서 조기 복귀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 중인 레반도프스키와 훔멜스이다. 당연히 정상 컨디션일 리 만무하다. 레반도프스키는 2차례나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볼 터치가 길어지면서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부상에서 조기에 복귀한 마르티네스도 집중력이 떨어지긴 매한가지였다. 마르티네스는 도르트문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패스 실수를 저질렀고, 동점골 실점 장면에서도 뒤로 돌아가는 오바메양을 완벽하게 놓치는 우를 범했다.

그렇다고 해서 바이에른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젊은 것도 아니다. 바이에른 주전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만 30세가 넘는다. 지난 레알과의 8강 2차전에선 바이에른은 구단 역대 챔피언스 리그 최고령 선발 라인업(만 30세 116일)을 가동한 바 있다.

안첼로티는 전반기만 하더라도 로테이션을 자주 활용하면서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해 주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 시점에 베테랑 주전들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안첼로티의 고충도 일정 부분 이해가 가긴 한다. 더글라스 코스타와 킹슬리 코망, 헤나투 산체스, 그리고 요슈아 킴미히 같은 젊은 선수들이 후반기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부진에 빠지면서 안첼로티에게 주전을 강요하게 만든 측면도 없지 않아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지난 주말 마인츠전을 앞두고 바이에른은 3경기 무승(1무 2패)의 슬럼프에 빠진 상태였기에 분위기 반등을 위해서라도 주전들을 대거 출전시킬 수 밖에 없었던 바이에른이었다.

하지만 정작 바이에른은 마인츠와의 홈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치며 분위기도 끌어올리지 못한 채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만 일으키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도르트문트와의 포칼 준결승전에서도 2-3으로 패하면서 1999/2000 시즌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게다가 로테이션 없이 주축 선수들을 무리해서 쓰다 보니 4월 들어 급작스럽게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바이에른이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비록 지난 주말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 고전하긴 했으나 오바메양과 율리안 바이글, 우카시 피슈첵,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며 적절하게 로테이션을 돌리며 3-2로 승리해 주전 체력 보존과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도르트문트의 경우 최근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선수는 로이스와 하파엘 게레이루, 그리고 체력 소모가 거의 없는 골키퍼 뷔어키 셋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로이스는 오랜 기간 부상으로 결장해서 체력적인 면에서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여유가 있는 편에 속했다. 

게다가 이번 포칼 준결승전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만 25.2세였던 데 반해 바이에른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만 29.1세에 달했다. 말 그대로 바이에른 선수들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평균 연령 4살이 더 어린 팀을 상대한 셈이다. 후반 막판 무너지는 건 필연적인 수순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바이에른에게 남은 건 분데스리가 우승 하나다. 현재 분데스리가 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 바이에른은 2위 RB 라이프치히에 승점 8점 차로 앞서고 있다. 승점 5점만 더 올리면 자력으로 우승이 가능하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는 하지만  33라운드에 라이프치히와 그것도 원정에서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자칫 오는 주말 볼프스부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패한다면 아무리 풍부한 우승 경험을 자랑하는 바이에른이라도 흔들릴 수 있다. 바이에른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Carlo AncelottiGetty Images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