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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유베 운명 가른 ‘혼돈의 10분’

[골닷컴] 윤진만 기자= 영국공영방송 BBC 표현을 빌리자면, 레알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운명이 결정 난 마지막 10분은 ‘혼돈(Chaotic)’ 그 자체였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레알이 준결승 티켓을 쥐었고, 상대는 눈물 흘렸다.

12일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유벤투스는 기적적으로 3골을 따라붙었다. 정규시간이 모두 끝났을 무렵, 합산 스코어 3-3 동점이었다. 흐름상 연장전에 돌입할 거로 예상되던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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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분 22초. 문전 앞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헤딩 패스를 가슴으로 컨트롤하려던 레알 루카스 바스케스가, 뒤따라오던 유벤투스 수비수 메드히 베나티아에 밀려 앞으로 엎어진 시각이다. 마이클 올리버 주심은 푸싱 파울이라 판단한 모양. 페널티 스폿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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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선수들은 당연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평소와 달리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주심을 따라다니며 고함을 치고 손가락질을 했다. 이 행동으로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117경기 만에 처음으로 퇴장했다. 흥분한 상태로 터치라인 근처에 있는 누군가에게 여러 마디를 던진 뒤에야 터널을 빠져나갔다.

경기장 여기저기서 언쟁이 일어났다. 교체 투입을 준비 중이던 유벤투스 선수들은 애꿎은 부심에게 달려가 항의를 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이날 경고누적 징계를 받아 터널 부근에서 경기를 지켜본 레알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와 옥신각신했다. 경기장 위에서도 양 팀 선수간 감정싸움이 계속됐다.

3분 뒤인 추가시간 6분, 레알 출신 유벤투스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이 씁쓰레한 표정으로 물러가고 백업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치에스니가 투입됐다. 항의와는 별개로, 페널티를 막아야 할 골키퍼가 필요했기 때문. 슈치에스니는 산만한 행동으로 페널티 키커 호날두의 신경을 건드렸다.

하지만 작전은 먹혀들지 않았다. 96분 55초, 호날두가 골문 오른쪽 상단을 노리고 찬 공이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호날두는 상의를 탈의한 채 홈 서포터즈 앞으로 달려갔다. 그 앞에서 팬, 동료들과 사실상의 준결승 진출 쐐기골의 기쁨을 나눴다. 1분 뒤, 경고를 받았지만,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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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슈치에스니가 상대 골문을 향해 길게 찬 공이 페널티 박스 안까지 날아갔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이마에 닿았다. 하지만 유벤투스 선수에게 다시 연결되기 전 다니 카르바할이 재빠르게 낚아챘다. 98분 50초,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혼돈의 10분이 그렇게 지나갔고, 두 팀의 희비가 갈렸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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