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수호신' 케일러 나바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두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레알이 베르나베우 홈에서 열린 바이에른과의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고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레알은 1승 1무로 3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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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은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다니 카르바할의 부상 공백을 측면 미드필더 루카스 바스케스로 대체했다. 대신 루카 모드리치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포진시키면서 수비 지원에 나섰고, 마테오 코바치치가 토니 크로스의 중원 파트너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차전에 바이에른 왼쪽 측면 미드필더 프랑크 리베리에게 고전했던 걸 감안한 모드리치의 측면 배치였다.
1차전 홈에서 1-2로 패한 바이에른은 레알 원정에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 마르티네스 대신 티아고 알칸타라를 배치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대신 득점력을 보유한 중앙 미드필더 코랑탱 톨리소가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원톱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바이에른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레알 추격에 나섰다. 프랑크 리베리의 패스를 레반도프스키가 측면으로 열어주었고, 토마스 뮐러의 크로스를 톨리소가 살짝 내준 걸 요슈아 킴미히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 때만 하더라도 유프 하인케스 바이에른 감독의 계획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싶었다.
하지만 레알은 저력이 있었다. 10분경 코바치치가 측면으로 크게 열어주는 패스를 연결했고, 마르셀루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카림 벤제마가 영리하게 뒤로 빠지는 움직임을 통해 헤딩 슈팅을 꽂아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Getty Images동점골을 허용한 바이에른은 30분을 기점으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실제 바이에른은 30분경까지 슈팅 4회에 그쳤으나 나머지 60분 사이에 무려 18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레알엔 수호신 나바스가 있었다. 나바스는 바이에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먼저 32분경 리베리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뮐러가 영리하게 돌아서면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나바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서 그는 33분경 레반도프스키가 노마크 상태에서 시도한 날카로운 슈팅을 발로 선방해냈다.
후반전에도 나바스의 활약상은 이어졌다. 그는 후반 5분경 바이에른 왼쪽 측면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의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선방해냈다. 후반 28분경에도 톨리소의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발리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쳐냈다. 심지어 그는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뮐러의 헤딩 슈팅을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비록 후반 17분경 하메스에게 동점골을 내주긴 했으나 더 이상의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나바스는 상대 선수들과의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진해 공중볼과 볼 경합 상황에서도 이점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경기 막판 등으로 떨어지면서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끝까지 레알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킨 나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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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만 하더라도 바이에른 공격수들은 결정력 부족 문제를 드러냈으나 2차전엔 유효 슈팅을 10회나 기록할 정도로 슈팅 정확도 역시 좋은 편에 속했다. 게다가 22회의 슈팅 중 무려 19회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나바스가 개인 통산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최다에 해당하는 8회의 선방을 기록했기에 바이에른은 한끗 차이로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다(만약 바이에른이 1골만 더 넣었으면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해 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바이에른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톨리소의 백패스를 착각해선 손으로 잡으려고 슬라이딩했다가 잡으면 간접 프리킥이 주어진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선 몸을 틀어 다리로 걷어내려다 뒤로 흘리는 우를 범했다. 이를 벤제마가 잡아서 빈 골대에 골을 밀어넣었다. 울라이히의 실수가 레알에게 골을 선사한 셈이다.
당연히 통계를 바탕으로 평점을 책정하는 'Whoscored'는 나바스에게 평점 8.99점을 선사하며 이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반면 울라이히는 5.31점으로 최저 평점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결국 마누엘 노이어의 부상 공백이 중요한 순간 바이에른의 발목을 잡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노이어는 발 밑과 후방 커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이기에 적어도 이 장면에서 울라이히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토너먼트에선 한 골 한 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골키퍼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만약 울라이히의 실수가 없었다면 바이에른은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나바스가 1실점만 더 허용했으면 바이에른이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해 결승에 진출했을 것이다. 물론 스포츠에 가정법은 무의미하다지만 이 정도로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면 양 팀 골키퍼의 차이가 결승행의 주인공을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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