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2경기에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드러내며 연달아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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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이 시즌 초반 주춤하고 있다.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와의 라 리가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이후 홈 2경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쳤다. 발렌시아와의 홈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할 때만 하더라도 한 경기 부진 정도로 치부할 수 있었으나 이어진 승격팀 레반테와의 홈 경기 1-1 무승부는 레알 선수단은 물론 팬들에게도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레알의 문제는 바로 득점력에 있다. 라 리가 첫 3경기에서 6골을 넣은 팀에게 득점력이 문제라고 하는 건 다소 어불성설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놓고 보면 레알은 무승부에 그친 2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었어야 했다.
이는 xG 통계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xG는 기대 득점(Expected Goals)을 의미하는 통계로 슈팅 지역(골대에서의 거리와 정면 혹은 슈팅 각도가 없는 측면에 따라 각기 다른 수치가 부여)과 상황(노마크냐 아니면 앞에 마크하는 수비수가 있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수치가 부여)에 따라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이다.
이 통계상 레알은 발렌시아전에 3.1골의 기대 득점이 산출됐다. 하지만 원톱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숱한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참고로 발렌시아전 벤제마의 기대 득점은 무려 2.69골에 달했다. 거의 대부분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들이 벤제마에게 나왔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에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벤제마였다.
https://twitter.com/MC_of_A이어진 레반테전에서 레알의 xG는 2.8골에 달했다. 반올림하면 3골을 넣을 수 있었던 레알이었으나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 경기에선 가레스 베일은 총 4회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1.03골에 해당하는 xG 스탯을 기록했으나 벤제마와 마찬가지로 골을 넣는 데에 실패했다.

호날두의 공백이 더더욱 뼈아픈 이유다. 호날두는 경기력이 좋지 못한 때에도 어떤 식으로든 골을 넣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레알은 호날두가 바르셀로나와의 수페르코파 1차전에서 퇴장을 당하면서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바람에 호날두 없이 라 리가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나마 개막전엔 호날두 없이도 대승을 거두었으나 이후 2경기에서 호날두의 공백을 드러낸 레알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엔 호날두가 휴식을 취하는 경기에선 알바로 모라타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같은 보조 득점원들이 있었다. 그러하기에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후반기 적극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챔피언스 리그 2연패라는 대위업과 라 리가 우승을 동시에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모라타는 첼시로, 하메스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하지만 지난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단 2골에 그치며 실패한 임대 생활을 보낸 보르하 마요랄의 복귀를 제외하면 공격수 보강이 전무했던 레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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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제마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심각한 득점력 저하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시즌 벤제마는 라 리가 29경기에 출전해 11골에 그쳤다. 심지어 벤제마의 지난 시즌 xG 스탯의 총합은 13.52골이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지난 시즌 벤제마의 백업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던 알바로 모라타는 라 리가 26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xG 스탯의 총합은 9.52골로 기대 득점 대비 5골 이상을 더 넣으며 순도 높은 득점력을 자랑한 모라타였다. 이번 시즌 역시 모라타는 새 소속팀 첼시에서 1.77골의 xG를 기록하는 동안 3골을 넣으며 기대 득점 이상의 골을 넣고 있다.
그래도 벤제마는 장기인 연계 플레이를 통해 에이스 호날두와 뛰어난 호흡을 자랑한다는 메리트라도 있다. 사실 벤제마는 벤제마 본인보다도 호날두와 짝으로 평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 벤제마가 곤살로 이과인과 모라타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줄곧 레알 간판 공격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이다.
더 큰 문제는 베일이다. 베일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장기 레이스 운영에 있어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부상 이후 장기였던 스피드가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벤제마와는 달리 플레이 스타일 역시 호날두와 겹친다. 다소 계륵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Getty Images게다가 우려가 되는 부분은 벤제마와 베일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여름 프리 시즌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있다는 데에 있다. 벤제마는 프리 시즌 포함 이번 시즌 총 10경기에서 1골(수페르 코파 2차전)에 그치고 있고, 베일 역시 9경기에서 1골(라 리가 개막전)을 넣고 있다. 당연히 두 선수에 대한 팬들의 불신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쌓일 수 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벤제마는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1달 이상 결장할 예정이다. 이래저래 힘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레알이다. 즉 지나치게 대책 없이 모라타를 판매했다는 비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설령 모라타를 팔 수 밖에 없었다면 다른 공격수 보강이 필요했다.
이제 레알은 호날두 없이 오는 주말,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소시에다드는 시즌 초반 3전 전승을 달리며 바르셀로나에 이어 라 리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일전이 예상된다.
그래도 위안거리라면 레알은 소시에다드전을 마지막으로 호날두가 돌아온다는 데에 있다. 호날두가 복귀하면 레알의 득점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문제는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레알의 라 리가 우승 도전에 있어 최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가 4점으로 벌어졌다는 데에 있다. 더 이상 미끄러져선 안 된다. 만약 소시에다드전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이번 시즌 라 리가 우승 경쟁은 예상 외로 시시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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