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출전 대기' 이승우, 데뷔전 늦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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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시즌 초반 모이스 킨과 이승우의 팀 내 입지를 가른 건 '준비의 차이'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올 시즌 홈에서 처음으로 승점을 획득한 헬라스 베로나 사령탑 파비오 페키아 감독의 선택은 또 이승우(19)가 아닌 모이스 킨(17)이었다.

베로나는 21일(한국시각) 삼프도리아를 상대한 2017-18 이탈리아 세리에A 6라운드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그러면서 베로나는 2연패 사슬을 끓고 약 3주 만에 승점 1점을 보탰다. 또한, 베로나는 최근 패한 두 경기에서 총 실점이 8골에 달했던 불안한 수비진을 재정비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승격팀 베로나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홈에서 승점을 챙겼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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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달 말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의 세리에A 데뷔전은 또 연기됐다. 페키아 감독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채 경기가 이어지자 후반전 중반이 지날 때까지 쉽게 교체 카드를 꺼내 들지 못했다. 그가 처음으로 선수 교체를 감행한 시점은 경기 종료를 단 14분여 남긴 76분. 그러나 페키아 감독의 선택은 이번에도 이승우가 아닌 킨이었다. 킨은 베로나의 붙박이 주전 베테랑 공격수 지암파올로 파치니(33)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이후 페키아 감독은 80분 왼쪽 측면 공격수 마티아 발로티(24)를 중앙 미드필더 마티아 자카니(22), 86분 중앙 미드필더 마르코 포사티(24)를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셀 뷔헬(26)과 교체하며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결국, 베로나는 홈에서 삼프도리아를 상대로 고전하고도 끝내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삼프도리아를 상대한 베로나는 이날 점유율 36대64, 패스성공률 73대85 등으로 전반적인 경기 내용에서 밀렸다. 특히 페키아 감독이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75분부터 베로나는 이날 경기막판 15분 동안 점유율에서 27대73으로 더 수세에 몰린 모습이었다. 베로나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불안감을 노출하며 킨이 투입된 이후 나머지 교체 카드 두 장은 중원을 두텁게 하는 데 쓰여야 했다.

베로나는 올 시즌 4-3-3 포메이션을 골자로 한다. 선발 공격진은 최전방 공격수 파치니를 필두로 오른쪽에 다니엘레 베르데(21), 오른쪽에 발로티가 구성한다. 여기에 부상 중인 알레시오 체르치(30)와 유벤투스에서 임대로 합류한 킨, 그리고 이승우가 선수층을 더한다. 삼프도리아전처럼 베로나가 승점 1점에 급급해야 하는 경기에서는 팀 전술의 안정감을 고려할 때 대기 명단에 포함된 공격수 중 한 명 이상이 출전하는 건 어렵다.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이승우가 지금 당장은 교체 요원 중 첫 번째 옵션으로 올라선한 후 주전 도약을 노려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그의 최대 경쟁자는 킨이다.

이승우는 베로나가 시즌 초반 두 경기를 이미 치른 시점인 지난달 말 이적을 완료했다. 프리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뒤늦게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에게는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이다. 그러나 합류 시기가 늦었던 건 킨도 마찬가지다. 그 또한 지난달 31일 베로나행 1년 임대가 확정됐다. 그런데도 킨은 이적 후 선발 출전 1경기, 교체 출전 2경기로 매 경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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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베로나에서 이승우는 '미완의 대기'이면서도 그보다 두 살이 어린 킨이 '즉시 전력감'으로 중용 받는 그 차이는 두 선수가 올 시즌을 준비한 과정에서 갈린다. 두 선수 모두 베로나 합류가 뒤늦게 결정됐지만, 킨은 일찌감치 원소속팀 유벤투스의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해 올 시즌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실제로 그는 프리시즌에서 유벤투스가 치른 네 경기 대기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렸고, 이 중 세 경기에 출전했다. 킨이 파리 생제르맹(PSG), AS로마, 토트넘을 상대로 차례로 교체 출전하며 시험 무대에 올랐다. PSG전에서 그가 도움까지 기록하며 유벤투스의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킨은 올 시즌 유벤투스의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였던 라치오와의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경기에도 출전하지는 못했으나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세리에A 최강팀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더욱이 그는 지난 시즌 유벤투스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르며 4경기 1골을 기록했다. 킨은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를 통틀어 가장 먼저 데뷔한 2000년대생 선수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린 나이 치고는 화려한 경력에 더불어 킨은 올여름 유벤투스의 프리시즌을 꾸준히 소화했고, 이달 초에는 이탈리아 19세 이하 대표팀에 차출돼 터키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하며 공식 경기에도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며 올 시즌 초반 이승우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반면 이승우는 킨과 달리 지난 5월 국내에서 열린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네 경기에 출전해 두 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친 후 거취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지 못해 올 시즌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무려 4개월 전 월드컵을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와의 결별이 사실상 확정됐고, 이후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다. 많은 구단이 이승우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그는 바르셀로나와의 이해 관계가 얽히고설키며 완전 이적과 임대 이적, 그리고 이적 시 바이백 조항 포함 여부 등을 두고 시간이 지체되며 수개월간 제대로 된 프리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승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소속팀 바르셀로나B에 복귀했지만, 팀의 여름 프리시즌 경기에는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이승우의 팀 동료였던 백승호 역시 올여름 일찌감치 구단과 결별하기로 합의했지만, 그는 새 팀을 물색하는 동안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약 한 달 가까이 진행된 바르셀로나B의 프리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그는 바르셀로나B가 여름 프리시즌에 나선 여섯 경기에 모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정규 시즌을 준비했다. 올 시즌 백승호를 영입한 스페인 3부 리그 팀 페랄라다-지로나B는 그가 지난 7월 29일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바르셀로나B 선수로 만나 도움을 기록한 상대였다. 이 덕분에 백승호는 페랄라다-지로나B 이적 후 팀이 치른 네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팀 내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다행인 점은 이승우에 대한 베로나의 기대감이 크다는 점이다. 필리포 푸스코 베로나 단장은 이승우 영입을 완료한 후 이탈리아 축구 전문매체 '투토메르카토웹'을 통해 "그는 우리 팀의 특권"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페키아 감독 역시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우를 베로나 팬들에게 소개할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로나는 삼프도리아전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었지만, 최근 세 경기 연속으로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영입 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은 킨도 아직 골이나 도움이 없다. 여기에 기존 공격 자원 중 한 골을 기록한 파치니를 제외하면 누구도 아직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페키아 감독도 모처럼 승점을 획득한 삼프도리아전이 끝난 후 "선수들의 태도가 승점 1점이라는 보상을 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무득점이 이어지는 현상에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문전에서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골을 넣고 경기에서 이기려면 더 강한 힘과 의지가 필요하다"며 공격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창끝이 무뎌진 베로나의 공격력 부재가 이어질수록 조만간 이승우에게도 곧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살려야 하는 게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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