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종차별당한 손흥민…구단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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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햄 팬, 경기장 떠나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25)이 또 현지 축구 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뒤늦게 전말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은 터진 시기는 토트넘이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를 상대한 지난달, 혹은 9월로 추정된다. 토트넘 팬으로 보이는 잉글랜드 현지의 한 '트위터' 유저(@GeorgeBunce)가 '전형적인 웨스트 햄 팬이 손흥민을 모독했다(typical West Ham fan racially abusing Heung Min Son)'는 문구와 함께 올린 영상을 통해 공개된 장면이 논란을 일으켰다. 토트넘은 올 시즌 개막 후 9월 23일(이하 한국시각) 홈에서 프리미어 리그, 지난달 26일에는 리그컵 원정 경기에서 웨스트 햄을 상대했다. 그러나 '트위터'에 이 증거물을 올린 팬은 영상이 촬영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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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한 남성이 자가용을 타고 경기장을 떠나는 손흥민을 "친구!(Mate!)"라고 부른 뒤, 우리말로 의역하면 '안녕히 가세요'를 뜻하는 작별 인삿말 "All the best!"를 외치며 시작된다. 운전 중이던 자신에게 다가온 다른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손흥민은 차를 후진시켜 인사를 건넨 이 남성과 눈높이를 맞췄다. 그러나 이 남성은 손흥민이 다가오자 태도가 급변하며 "영화 '혹성 탈출' 복사본 좀 구해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그는 손흥민이 "무슨 뜻이냐?(What do you mean?)"고 묻자 "DVD! 당신 DVD 팔잖아. 좋은 복사본 없어?"라고 외쳤다. 이 남성의 의도를 파악한 손흥민은 고개를 젖히고 웃으며 "아니다(No)"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창문을 올렸다. 그러자 이 남성은 손흥민에게 "그래. 나는 웨스트 햄이다, 이 재수 없는 놈아!(Yeah, I'm West Ham, you wanker!)"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DVD는 영국에서 흔히 아시아인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할 때 쓰이는 단어. 이는 아시아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복사된 영화 DVD를 판매한다는 악의적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트위터'에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잉글랜드 유력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물론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이 소식을 보도했다. 가뜩이나 지난 9월 수원에서 열린 한국과 콜롬비아의 평가전 도중 에드윈 카르도나가 양손으로 눈을 찢는 행동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한 장면이 국제적으로 논란이 돼 민감한 시기에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웨스트 햄 팬을 향해서도 온갖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토트넘과 웨스트 햄은 나란히 공식 발표를 통해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를 요청했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구단 측에 제보를 부탁한다고 알렸다.

토트넘 대변인은 "인종차별 행위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 우리는 가해자의 신원이 파악되고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웨스트 햄 대변인 또한 "본 구단은 어떠한 차별 행위든 이를 용인할 여지가 '0'이라는 점을 알린다. 우리는 해당 영상에 찍힌 가해자의 행동을 주저 없이 규탄한다. 아울러 이러한 행동은 절대 본 구단과 우리의 가치를 대변하는 게 아닌 데다 앞으로도 차별 행위를 목격한다면 supporterservices@westhamunited.co.uk로 빠른 제보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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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잉글랜드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3월 12일 밀월을 상대한 FA컵 8강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밀월 팬들은 경기 내내 모든 한국인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편견, 북한의 핵문제, 그리고 아시아인들이 불법 DVD를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을 비속어와 욕설이 섞인 구호로 만들어 손흥민을 모독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당시 토트넘 수비수 카일 워커가 손흥민이 41분 득점하자 밀월 응원단 앞으로 다가가 일부 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불만을 내비쳤을 정도였다.

이후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밀월 구단 측에 경기 도중 관중석 상황과 음성이 담긴 영상 자료를 요구했다. 이어 런던 경찰국 뉴 스코틀랜드 야드 또한 현지 언론을 통해 경기장 내 CCTV 화면을 입수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FA와 경찰국이 끝내 손흥민을 모독한 밀월 팬들의 신원을 파악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10년 10월에는 당시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에서 활약한 기성용이 세인트 존스톤 원정에서 상대 팬들로부터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원숭이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당시 기성용의 대표팀 선배이자 셀틱 팀동료 차두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나 기분 나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기)성용이가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자 그쪽에 있던 상대방 팬들이 일제히 우우 원숭이 소리를 냈다. 얘기로만 듣던 그런 몰상식한 일이 바로 내가 너무나 아끼는 후배에게 일어났다"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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