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DFL 슈퍼컵에서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1-3 완패를 당했다.
도르트문트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 홈에서 열린 바이에른과의 2021년 DFL 슈퍼컵에서 자멸하면서 1-3으로 패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시즌이 시작하기 이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 문제가 고스란히 민낯을 드러냈다는 데에 있다.
도르트문트는 이 경기에서 마르크 로제 신임 감독이 선호하는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드와 도르트문트가 애지중지 키우는 만 16세 유망주 유수파 무코코가 투톱으로 포진했고, 주장 마르코 로이스가 이선에서 지원에 나섰다. 마흐무드 다후드를 중심으로 아직 만 18세에 불과한 두 미드필더 조바니 레이나와 주드 벨링엄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니코 슐츠와 펠릭스 파슬락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마누엘 아칸지와 악셀 비첼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슈투트가르트에서 영입한 골키퍼 그레고르 코벨이 지켰다.
Kicker도르트문트는 핵심 센터백 마츠 훔멜스와 단-악셀 자가두는 물론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하파엘 게레이루가 동시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멀티 수비 자원 엠레 찬은 부상에서 갓 복귀했기에 아직 출전이 불가능했고,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토마 뫼니에와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가 코로나19 검사 문제로 결장했다. 유망주 오른쪽 측면 수비수 마테우 모레이는 지난 시즌에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태였다. 개막전에서 골을 넣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측면 공격수 토르강 아자르마저도 부상을 당해 이번 경기에 결장했다.
부상자들이 수비 쪽에 집중되어 있었던 만큼 도르트문트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비첼이 센터백으로 나서야 했고, 한 때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었던 슐츠와 파슬락이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야 했다. 정상적인 수비진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다행히 도르트문트는 막강 공격을 바탕으로 3부 리그 구단 베엔 비스바덴과의 DFB 포칼 1라운드(3-0 승)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5-2 승)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DFL 슈퍼컵 상대는 바로 독일 최강 바이에른이었다. 진정한 강호를 상대로 시즌 시작 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문제가 불거진 도르트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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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파슬락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파슬락은 경기 시작하고 15분이 채 되기도 전에 무려 3차례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범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심지어 3번의 실수가 모두 수비 진영으로 드리블 하는 속칭 역주행 과정에서 이루어졌다는 게 더 심각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그는 9분경, 역주행을 하다가 바이에른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압박 수비에 밀려 넘어지면서 슬라이딩 패스를 하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킹슬리 코망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했다. 이어서 14분경엔 볼터치가 길어지면서 코망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며 실점을 허용할 뻔했으나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의 슈팅을 아칸지의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5분경에도 볼을 끌다가 왼쪽 측면 공격수 세르지 그나브리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실점 위기에 직면했으나 코망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에 바이에른은 대놓고 그나브리와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의 연계 플레이와 돌파를 바탕으로 파슬락 공략에 나섰다. 바이에른 공격 방향 비율의 40.4%가 왼쪽 측면(도르트문트 수비의 오른쪽)에 집중되어 있었다.
OPTA결국 도르트문트는 첫 2실점이 파슬락 쪽에서 나오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먼저 도르트문트는 40분경, 그나브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에 이은 레반도프스키의 헤딩 슈팅에 실점을 헌납했다. 이어서 49분경엔 데이비스의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아칸지가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했으나 뒤로 흐른 볼을 레반도프스키가 센스 있는 힐패스로 연결하면서 바이에른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었다.
이 경기에서 파슬락은 단 하나의 드리블 돌파는 고사하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와 크로스 성공이 전무했다. 역으로 상대에게 2회의 드리블 돌파를 허용했고, 볼 경합 승률은 33%로 끔찍한 수치였다. 더 큰 문제는 무려 16회의 소유권을 잃으며 위기를 자초했고, 이 과정에서 3회의 파울을 범했다는 데에 있다. 말 그대로 악몽과도 같은 경기를 치른 파슬락이었다.
Matchday365비단 파슬락이 전부가 아니다. 아칸지를 비롯해 비첼과 슐츠가 선전하긴 했으나 전문 센터백이 한 명이 부족하다 보니 안정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아칸지에게 가중되는 부담이 너무 컸다. 이로 인해 아칸지는 경기 전체로 놓고 보면 선전했으나 73분경에 위험 지역에서 볼을 끌다가 바이에른 미드필더 코랑텡 톨리소에게 패스를 하는 대형 실수를 범하면서 3번째 실점에 있어 직접적인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도르트문트 수비가 부상자들이 복귀한다고 해서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데에 있다. 먼저 센터백의 현황을 살펴보겠다. 핵심 수비수 훔멜스는 슬개건 부상 상태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덧 그의 나이가 만 32세이기에 장기적인 후계자를 구할 필요가 있다. 자가두는 지난 2시즌 동안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2019/20 시즌 980분 출전에 그친 데 이어 지난 시즌엔 275분 출전에 그친 대표적인 유리몸 선수이다. 그가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뛰는 걸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쿨리발리는 도르트문트가 영입하기 전부터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아직 프로 데뷔조차 해보지 않은 신예이다.
이번엔 오른쪽 측면 수비 상황을 살펴보겠다. 모레이는 이번 시즌 복귀가 불가능하다. 토마 뫼니에는 지난 시즌 고질적인 수비 약점 및 부정확한 크로스로 인해 도르트문트 주전 선수들 중 가장 수준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파슬락은 슈퍼컵을 통해 아직 1군급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만천하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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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백과 오른쪽 측면 수비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엠레 찬이 있으나 그 역시 실수가 잦은 편에 속한다. 당장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 2차전에서 연달아 페널티 킥을 헌납하며 탈락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를 인지해서인지 미하엘 초어크 도르트문트 단장은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우리는 현 시점 중앙 수비수 숫자가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팀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수비 보강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 여파로 인해 구단 재정이 여유롭지 않은 상태이기에 영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격은 확실하다. 하지만 수비가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이는 한낱 모래성에 불과하다. 이번 바이에른과의 DFL 슈퍼컵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 민낯을 드러낸 만큼 이적 시장이 닫히기 이전까지 수비 보강에 집중해야 하는 도르트문트이다. 수비 보강 없이는 성공도 따라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