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achim Low Germany international friendly 2018Alexander Hassenstein

'두 얼굴의' 독일, 평가전 결과로 판단은 금물

[골닷컴] 김현민 기자 = 1.5군을 가동한 독일이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독일은 원래 조별 리그부터 본격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팀이기에 이걸로 독일을 판단하는 건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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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 위치한 뵈르터제 슈타디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와 함께 독일은 최근 5번의 평가전에서 3무 2패에 그치며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독일은 전반전에 경기를 주도했다. 게다가 경기 시작 11분경에 상대 골키퍼 실수를 틈타 에이스 메수트 외질이 선제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독일은 오스트리아의 강도 높은 압박과 저돌적인 측면 돌파에 휘둘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졸전 끝에 1-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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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 자체는 우승후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았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 역시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오늘 패배가 화가 난다. 전반전은 의도했던대로 잘 풀어나갔으나 후반 들어 너무 쉽게 소유권을 내주었고,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실수가 많았다. 오늘 같은 경기라면 우리에겐 월드컵에서 기회가 없을 것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였다.

Joachim Low Germany international friendly 2018Alexander Hassenstein

하지만 독일을 평가전으로 평가하는 건 금물이다. 독일은 항상 메이저 대회가 열리기 이전에 치러지는 평가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독일이 메이저 대회 본선에 맞추어서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올리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는 지난 3번의 메이저 대회 이전 독일의 평가전 성적을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독일은 유로 2012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된 상태에서 치른 스위스와의 첫 평가전(5월 26일)에서 무려 5실점을 허용하며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3-5 패). 하지만 본선 개막 직전에 치른 이스라엘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독일은 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덴마크를 모두 꺾고 3전 전승으로 죽음의 조를 돌파했다. 8강전에서도 그리스를 4-2로 완파했으나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게 1-2로 패해 탈락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평가전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연출됐다. 월드컵 예비 명단이 발표되고 처음으로 치른 폴란드와의 평가전(5월 13일)에서 0-0 무승부에 그친 독일은 6월 1일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도 2-2 무승부에 그쳤다. 하지만 6월 6일,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치른 아르메니아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6-1 대승을 거두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독일은 결국 승승장구 끝에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 명단이 소집되고 처음으로 치른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5월 29일)에서 1-3으로 패한 독일은 헝가리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유로 2016 조별 리그에서 2승 1무로 수월하게 16강에 오른 독일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평가전 상대였던 슬로바키아였다. 독일은 슬로바키아에게 3-0 대승을 거두며 평가전 패배를 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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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평가전 패턴을 보면 항상 동일하다. 매번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이후 소집 초창기엔 고전을 면치 못한다. 마지막 옥석 가리기를 위해 백업 선수들을 실험하다 패하거나 비기는 걸 반복한다. 이번 오스트리아전까지 포함하면 2무 3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목한 독일이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가 열리기 바로 직전에 치러지는 최종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즉 이런 점을 고려하면 평가전으로 독일을 평가한다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독일에게 평가전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옥석을 가리기 위한 테스트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항상 평가전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정작 메이저 대회에선 뢰브 감독 체제에서 최소 준결승전엔 오르는 독일이다.

이번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독일은 플레이메이커 토니 크로스가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치렀기에 휴가를 떠나면서 아직 팀에 합류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핵심 수비수 마츠 훔멜스와 제롬 보아텡은 물론 '주포' 토마스 뮐러도 결장했다.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주전급으로 평가되는 선수는 주장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와 사미 케디라, 요슈아 킴미히, 요나스 헥토어, 그리고 메수트 외질까지 총 5명이 전부였다.

참고로 이번 경기는 여러모로 지난 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5월 29일에 치렀던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을 연상시켰다. 두 경기 모두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지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비슷한 시간대에 선제골을 넣었으나 역전패를 당했다는 점도 똑같다(슬로바키아전 13분, 오스트리아전 11분). 

GermanyGetty Images

도리어 수비진이 극도의 부진을 보인 덕에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수문장 노이어의 컨디션은 제대로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노이어는 연신 선방을 펼치면서 실전 감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입증해냈다. 이에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노이어가 월드컵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었으나 우리의 수비는 문제였다"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만약 독일이 오는 6월 8일(현지 시간), 바이 아레나에서 있을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에서도 졸전을 펼친다면 그 때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통용되는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다는 독일 걱정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전만으로 독일을 평가하기엔 금물이다. 평가전의 독일과 메이저 대회에서의 독일은 분명 다른 팀이다.


# 메이저 대회 앞두고 치른 독일의 평가전 성적

2012년 5월 26일 vs 스위스 3-5 패
2012년 5월 31일 vs 이스라엘 2-0 승
2014년 5월 13일 vs 폴란드 0-0 무
2014년 6월 01일 vs 카메룬 2-2 무
2014년 6월 06일 vs 아르메니아 6-1 승
2016년 5월 29일 vs 슬로바키아 1-3 패
2016년 6월 04일 vs 헝가리 2-0 승
2018년 6월 02일 vs 오스트리아 1-2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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