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난 황인범골닷컴 코리아 / 한만성

돌아온 황인범, 대표팀 복귀전에서 친구 아드난 만난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외나무 다리에서 원수가 아닌 절친한 친구를 만난 황인범(24)이다. 무려 1년 8개월 만에 한국 대표팀으로 돌아온 미드필더 황인범의 복귀전 상대 이라크에는 그의 전 소속팀 동료 알리 아드난(27)이 버티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밤 8시(한국시각)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홈 경기에 나선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역대 11번째이자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그러나 이번 최종예선 A조에서 한국을 제외한 다섯 팀은 모두 중동 국가다. 그동안 중동 국가를 상대로, 특히 중동 원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한국에 이번 최종예선에서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는 1~2위 진입은 쉽지 않은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홈에서 열리는 이라크전은 한국이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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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집된 대표팀에서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은 황인범이다. 그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맹활약을 펼치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 A대표팀 데뷔전까지 치렀다. 이후 황인범은 고향팀 대전 시티즌을 떠나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하며 해외 무대 도전에 나섰다. 이 와중에 그는 소속팀에서 이어진 장거리 북미 원정 일정과 대표팀을 오가는 과정에서 강행군을 소화하며 한때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황인범은 2019년 E-1 챔피언십에서 일본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MVP를 수상했고, 이듬해 루빈 카잔으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단, 그는 결승골을 터뜨린 2019년 12월 일본전 후 코로나19 확진과 부상 등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최종예선 첫 경기부터 대표팀 복귀전을 노리는 황인범이 이라크전에 출전하면 아드난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아드난은 과거 이탈리아 세리에A의 우디네세, 아탈란타에서 활약하며 이라크 축구 역사상 최초로 유럽 5대 리그를 경험한 슈퍼스타다. 그의 소셜 미디어(SNS) 팔로워는 무려 200만명에 달한다. 아드난은 지난 2019년 3월 아탈란타를 떠나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하며 황인범을 만났다. 황인범에게는 아드난이 문화는 다르지만 같은 아시아 출신 선수인 데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유럽 5대 리그를 경험한 선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큰 도움이 될 만한 팀동료였다. 실제로 두 선수는 밴쿠버 미드필더 러셀 타이버트와 함께 말 그대로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 당시 기자가 현지에서 만난 밴쿠버 구단 관계자로부터 "(황)인범은 알리(아드난), 러셀 타이버트와 떨어지질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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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밴쿠버 이적 후 약 1년 만에 영어로 일상 대화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언어 습득력을 선보였다. 이 덕분에 그는 루빈 카잔으로 이적한 후에도 통역 없이 현지 언론과 영어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으며 유럽 무대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황인범은 밴쿠버 시절 당시 '골닷컴'을 통해 아드난과의 인연에 대해 "나한테는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지금도 부족하지만 영어를 이 정도까지 못 했을 거다. 틀리게 말할 때는 항상 알려주고, 같이 있으면서 항상 편하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어느 순간부터 셋이 훈련장에서 같이 항상 다니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같이 밥을 먹는다. 그래서 아무래도 영어도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던 거 같다. 알리(아드난)를 보고 있으면 신기하다. 이라크의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터키, 이탈리아까지 갔다 왔기 때문에 자부심이 굉장하다. 알리는 불만이 생기면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정말 다 표현한다. 그런 면이 알리가 유럽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선수가 뻔뻔해야 할 때는 그렇게 하는 게 진짜 중요하니까"라고 말했었다.

알리 또한 당시 황인범과 함께 자리한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인범은 내게 형제 같은 친구다. 처음 여기에 왔을 때 내게는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없었다. 가끔은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사실 처음에는 임대로 밴쿠버에 왔으니 4개월만 뛰고 여름에 유럽으로 100%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팀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인범과 러셀(타이버트)은 내게 가족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친가족과 함께 있지는 않지만, 인범과 러셀이 내 가족이다. 훈련이 끝나면 항상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같이 한다. 이제 인범과 나는 서로 가족끼리 페이스타임(영상 통화)을 하기도 한다. 이 전 팀에서는 늘 룸메이트도 없이 지냈다. 이탈리아에서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늘 인범, 러셀과 함께 있다. 그들이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당시 밴쿠버를 이끈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도 황인범과 아드난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하다가 '쟤네 둘은 도대체 어떻게 친해진 거야?'라고 물은 적이 있다. 알리와 인범을 보면 세상에 왜 전쟁이 존재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알리와 인범을 봐라. 문화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고, 신념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다. 그런데도 저렇게 친하게 지낸다. 사람이라면 다 친하게 어울릴 수 있다. 그러니 전쟁따위는 안 해도 되지 않나?"라며 껄껄 웃었다.

그러나 최종예선 1차전 상대로 만나게 된 오늘 경기에서 황인범과 아드난에게 양보란 없다. 벤투호의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 미드필더 정우영이 빠진 가운데, 황인범은 이라크를 상대로 대표팀 중원진의 한 축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주 크라스노다르 원정에서 키패스 6회를 기록하는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경기력을 끌어 올렸다. 단, 황인범은 햄스트링 부위에 통증을 느껴 후반전 도중 교체됐다. 부상 위험을 안고 있는 그의 몸상태는 2연전을 앞둔 벤투호에 매우 중요하다.

이라크 대표팀의 리더로 꼽히는 아드난도 남다른 각오로 최종예선을 준비해왔다. 다음은 작년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전지훈련지에 만나 알리가 이라크 대표팀의 분위기를 설명한 내용이다.

"나는 이라크에서 태어난 축구선수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거의 다 이뤘다. 나는 유럽 빅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이라크 선수다. 그러나 아직 하지 못한 한 가지가 월드컵 진출이다. 이라크 대표팀이 소집되면 첫날에 꼭 미팅을 한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나라를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점을 꼭 강조한다. 국가대표에 온 이상 누구도 다른 목표를 가져선 안 된다. 나라를 위해 뛰는 선수에게 개인 목표란 있을 수 없다. 국가대표 선수라면 경기에 출전해 싸워서 이기는 것, 그렇게 해서 국민들을 기쁘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목표가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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