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진공청소기, 김남일 코치가 화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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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소집되면서 코치(김남일)와 선수(이동국)로 재회한 두 선후배의 모습이 화제가 됐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10년 전으로 돌아간 걸까? 이틀째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김남일, 이동국의 이름이 내려올 줄 모른다. 21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소집되면서 코치(김남일)와 선수(이동국)로 재회한 두 선후배의 모습이 화제가 됐다. 차두리 코치도 21일 밤 함께 검색 순위를 수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빠따라도 치고 싶은데…” 

신태용호의 코칭스태프로 합류하며 대표팀에 돌아온 김남일 코치가 인터뷰에서 남긴 한 마디는 큰 화제가 됐다. 대표팀의 해이해진 분위기에 일침을 가한 살벌한 농담이었다. 동시에 김남일이라는 축구인의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줬다. 그는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다”라며 능숙하게 수습했지만 최근 대표팀에 실망했던 축구팬들은 시대착오적일 수 있는 농담에 열광했다.

정확히 15년 전 김남일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잘생긴 얼굴, 가감 없이 표현하는 속내, 그라운드 위의 터프한 모습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환호했다. 2002 한일월드컵의 스타 중 최고 인기를 누렸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그라운드 안팎에서 거칠 것 없던 그를 아끼며 직접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제는 전설로 남은 그의 어록과 행적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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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월급에서…”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은 프랑스를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을 가졌다. 김남일의 터프한 플레이에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지네딘 지단 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부상을 입었다. 경기 후 한국 취재진이 부상 소식을 전하며 “지단 연봉이 얼마인데”라고 하자 김남일은 “내 월급에서 까라고 해요”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남일은 프로 3년차로 연봉이 1억원도 안 됐다. 

9대1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미국과의 경기. 이을용의 페널티킥 실축 후 쇄도하다 넘어진 김남일은 미국 선수들과 충돌했다. 미국 골문 앞에 선 그를 무려 9명의 미국 선수들이 둘러 쌌지만 그는 기 죽지 않고 몸싸움을 했다. 경기 후 이을용에게 위로의 말을 해달라는 취재진에게 “위로요? 욕이나 해 줘야죠”라고 답한 건 덤이다.

염색 머리
김남일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는 노란 염색 머리였다. 15년 전에는 연예인들이 염색을 심하게 할 경우 TV 출연이 금지 됐을 정도로 염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았다. 김남일 역시 불량스럽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염색을 한 사연이 알려지며 대중의 시선을 180도로 바뀌었다. 시력이 나빠 중계로 손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염색으로 돋보였기 때문이다.

60만 팬클럽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폭발한 그의 인기는 당시 팬클럽 규모로 실감할 수 있다. 1000개가 넘는 커뮤니티에 60만명 규모를 자랑했다.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23만명을 압도했다. 잘 나가는 연예인 사인 10장을 줘도 김남일 사인 1장과 안 바꾼다고 했던 시기다. 소속팀이던 전남 드래곤즈로 복귀하던 날에는 전국 각지에서 50여대의 단관 버스가 몰리며 광양축구전용구장이 1만여명의 여성 팬들로 가득 찼다. 전남 구단에서는 30명 규모의 김남일 전담 경호팀을 꾸렸어야 했을 정도다.

키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북중미, 남미 전지훈련 중 있었던 일화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원정 평가전을 치르던 날. 경기 전 입장하는 우루과이 선수들을 향해 유명 탤런트가 응원의 키스를 한명씩 해줬다. 그때 김남일은 우루과이 선수단 끝으로 슬쩍 자리를 옮기고 탤런트 앞에서 볼을 내밀었다. 당시 대표팀 막내 뻘이었던 차두리 코치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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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리닝
2005년 12월 18일. 강남 모처에서 이동국의 결혼식이 열렸다. 오남매의 출발이었다. 그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 자선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단체로 이동해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때 등장한 김남일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위아래로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당당히 등장한 그를 보고 이동국은 “형, 옷이 그게 뭐냐”며 핀잔을 줬지만 김남일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결혼식을 지켜보고 돌아갔다.

캡틴박의 천적
한국축구사 최고의 레전드인 박지성도 3살 위인 김남일의 카리스마 앞에서는 귀여운 후배다. 둘은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안효연, 정경호 등이 함께 어울리는 멤버였다. 믿을 수 없지만 20대 초반의 박지성은 형 김남일 앞에서 귀여운 모습도 자주 보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2004년 7월 바레인과의 경기 때 찍힌 사진이다. 벤치에서 김남일에게 앙탈을 부리던 박지성이 단번에 멱살을 잡히며 제압당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찍혔고 당시 굉장한 화제가 됐다.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당시 주장이었던 김남일은 캡틴을 박지성에게 넘겼고, 그렇게 캡틴박의 전설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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