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대사장애 진단을 받고 6개월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어야 했던 마리오 괴체가 당시의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3연패를 포함해 공식 대회 5경기 무승)1무 4패)의 슬럼프에 빠지며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괴체만은 동반 부진 빠진 도르트문트 선수들 사이에서도 고군분투하며 팀의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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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체가 누구인가? 어린 시절부터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이자 축구사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추앙받는 축구계의 전설) 이후 가장 뛰어난 재능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축구 천재였다. 심지어 도르트문트와 리버풀 감독직을 수행하며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과 함께 한 위르겐 클롭 감독은 최근 '사커 라두마'와의 Q&A 이벤트에서 직접 지도해본 선수들 중 최고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마리오 괴체. 그는 믿을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라고 칭찬했을 정도.
만 17세 5개월 18일에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그는 만 18세 2개월 26일에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었고, 2010년 11월 17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만 18세 5개월 14일에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면서 독일의 전설적인 공격수 우베 젤러(만 17세 11개월 11일)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A매치를 소화한 독일 선수로 군림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2009년 17세 이하 유럽 선수권 우승과 동시에 대회 최우수 선수(골든 플레이어)에 올랐고, 2009년(17세 이하)과 2010년(18세 이하)엔 연달아 독일 최고의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프리츠 발터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1년엔 유럽 최고의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골든 보이의 영예를 맛보기도 했다. 게다가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선 연장전에 결승골을 넣으며 독일의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으로 정점을 찍은 괴체는 이후 서서히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근육 부상에 시달렸고, 체중도 서서히 불어났으며, 스피드가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독일 현지에선 괴체가 게으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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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은 달랐다. 괴체의 잦은 부상과 체중 관리 실패는 성실성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지난 2월 28일, 정밀 검사 과정에서 괴체가 선천적으로 대사장애를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대사장애란 인체의 몸이 섭취한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특정 부위에 문제가 생겨서 정상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든 종류의 질병을 지칭한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분해 과정에 있어 매개체 역할을 하는 효소가 문제인 경우가 대다수고, 이에 대한 대체제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상당 부분 불치에 가깝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하기에 괴체가 대사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은퇴 수순을 밟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왔다. 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 역시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괴체는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질병 치료 및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게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피터 보슈 신임 감독의 4-3-3 포메이션에 맞춰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까지 단행해야 했다. 짧은 시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포지션 변경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떠안았던 괴체였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6개월 만에 볼프스부르크와의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통해 선발 출전한 그는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그는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도르트문트 중원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그는 2016년 11월 15일 이탈리아와의 평가전 이후 1년 만에 독일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11월 14일에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65분경 교체 투입된 괴체는 경기 종료 직전 센스 있는 터닝 동작에 이은 원터치 패스로 라스 슈틴들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천재성을 보여주었다.
Getty Images그 동안 대사장애와 관련해 말을 아끼던 괴체는 11월 19일, 독일 정론지 '디 벨트 일요일판'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솔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사장애 판정을 받았던 때를 자신의 선수 경력에 있어 최악의 시기였다고 토로하면서 "당시엔 정말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대사장애 판정을 받는 순간 구글로 검색해야 했다. 이 질병이 무엇인가를 아는 게 첫 번째 내가 해야할 일이었다. 이제 난 이 문제를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극복 방법도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이제 난 프로 축구 선수로서의 행복을 되찾고 있다. 마침내 다시 100%로 돌아왔다"라며 만족감을 표하면서 독일 대표팀 복귀를 그의 선수 경력에 있어 또 하나의 큰 업적이라고 자평했다.
이렇듯 괴체는 다시금 예전의 기량을 회복 중에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소속팀 도르트문트는 침체기를 보이며 추락하고 있다. 심지어 독일 현지 언론들은 오는 주말에 있을 샬케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패한다면 보슈 감독이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위기 탈출을 위해서라도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