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골’ 이용래, 절실함은 하늘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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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래가 수원 유니폼을 입고 무려 1519일만에 골을 넣었다. 행운마저 골을 도울 정도로 절실했던 그의 노력이 만든 골이었다.

[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2017년의 마지막 슈퍼매치. 기선을 제압한 것은 수원 삼성이었다. 후반 5분 이용래의 기묘한 골이 선제골이 됐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우가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며 이용래가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양한빈이 맞았다. 그런데 흘러나온 공이 다시 이용래의 몸을 맞고 들어갔다. 

4위 자리를 걸고 라이벌 서울과 정면 충돌한 수원에겐 더 없이 소중한 선제골이었다. 비록 최종적으로 무승부가 됐지만 이용래의 선제골이 흐름을 가져왔다. 득점의 주인공인 이용래에겐 더 특별했다. K리그에서는 경찰청 축구단에 입대해 뛴 안산 무궁화(K리그 챌린지) 시절 넣은 뒤 2년 4개월여만이었다. 수원 소속으로는 무려 2013년 8월 25일 대구 원정 이후 1519일만의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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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연습생으로 경남FC에 입단한 이용래는 ‘조광래 유치원’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과거 청소년 대표까지 뛰었지만 대학 시절 당한 치명적인 골절상에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뻔 했다. 경남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그는 이듬해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아시안컵에도 출전하며 축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2011년에는 수원으로 이적하며 자신의 가치를 한층 올렸다.

2012년 이용래의 축구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UAE의 알 자지라 이적을 추진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며 한국으로 돌아왔고 슬럼프를 겪었다. 2013시즌을 마치고 군입대로 분위기 바꾸려 했지만 전역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수원으로 복귀한 뒤 지난 2년 동안에도 뛸만하면 부상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지난 2년 간 출전이 30경기도 안될 정도로 팀 내 입지가 추락했다. 팬심도 차가웠다. 과거에 비해 좋은 기량을 펼치지 못하자 “예전 이용래가 아니다”라는 혹평이 이어졌다. 서정원 감독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용래에게 틈이 날 때마다 기회를 줬지만 그 기회를 완전히 살리지 못했다. 

슈퍼매치가 이용래에게 기회가 됐다. 서정원 감독은 이용래를 과감하게 조나탄과 염기훈 투톱 아래에 섀도우 스트라이커처럼 기용했다. 학창 시절 이후 이용래가 서 본 적이 없는 포지션이었다. 준비 기간은 일주일이었지만 이용래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매달렸다”라며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 

그 결과가 행운의 골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의욕적인 슛으로 서울 골문을 위협한 끝에 골문을 열었다. 서정원 감독은 행운이 더해진 장면에 대해 “부상과의 싸움에서 이기며 묵묵히 준비한 선수에게 온 선물 같다. 정성이 골을 만들었다고 본다”라고 칭찬했다.

이용래 본인의 감정은 더 울컥했다. 그는 골을 넣은 뒤 눈물과 웃음으로 범벅된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다가 한번 더 눈물이 나왔다. 그는 “지난 2년 간 너무 힘들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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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간을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만회하겠다는 노력, 그리고 가족이었다. 이용래는 “감독님, 구단, 팬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팬들의 부정적인 이야기도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원망하지 않았다.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나를 질책할 뿐이었고 더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결혼한 이용래는 아내 이유라 씨의 내조에도 고마움을 거듭 표현했다. “결혼하고 아내가 심적으로 많이 위로가 됐다. 내조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4개월 전에는 아내가 임신을 했다. 뱃속에 있는 아이의 태명은 ‘투투’다. 이용래 본인과 아내의 이니셜이 같아서 붙인 태명이다. 

“투투가 생긴 뒤 부상도 줄어들고 몸도 좋아졌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한 이용래는 “아내가 임신하고 별 선물을 못해줬다. 오늘 골이 아내에게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1519일만의 골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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