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네이마르와 카바니? 나는 문제가 되지 않길 빈다.”-우나이 에메리 감독
올 여름 두 건의 초대형 영입으로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는 클럽이 된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은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기존의 에딘손 카바니에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가 가세한 쓰리톱은 유럽 어느 구단과 견줘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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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세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리그에서 5전 전승, 19골 3실점의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 중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셀틱을 5-0으로 완파했다. 리그 수준 차가 있다고 해도 셀틱은 지난 시즌 무패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자국 타이틀 3개를 모두 드는 트레블에 성공한 팀이다. 그런 팀을 원정에서 5골 차로 누를 만큼 PSG의 전력은 완성도가 높다. 수비 조직력에 공격 파괴력을 더해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압도적인 PSG의 행보는 17일 열린 올랭피크 리옹과의 홈 경기에서 잠시 주춤했다. 챔피언스리그의 피로 때문인지 리옹을 상대로 이전의 화끈한 경기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상대 자책골로 2골을 만들며 2-0으로 승리했지만 개운치 않았다.
무엇보다 경기 중 벌어진 뜻밖의 상황이 PSG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 하나를 증명했다. 바로 선수들 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의 문제였다. 페널티킥을 처리하는, 어쩌면 극히 쉬운 결정 하나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1-0으로 앞선 후반 33분 음바페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널티킥 전담 키커인 카바니가 공을 잡고 페널티 스팟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네이마르는 자신이 차고 싶다는 의향을 보이며 다가왔다. 카바니는 짜증내며 공을 되찾았고 공을 놨다. 네이마르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이 차고 싶다는 듯 카바니에게 다가가 어떤 말을 했다.
결국 그 페널티킥은 카바니가 찼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팀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는 요소였다. 팀의 간판 공격수 두명의 골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감정 싸움을 한 행동도 보기 좋지 않았다.
축구계에서 종종 있는 장면이다. 킥이 정확한 선수와 득점이 많은 선수는 페널티킥을 놓고 아웅다웅한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사비 알론소가 페널티킥을 놓고 다툰 적이 있다. 지난 시즌에는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에릭 라멜라가 페널티킥을 놓고 서로 차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됐다. 반면 웨인 루니처럼 폴 포그바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하며 선수의 기를 살려주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정리하는 건 대게 감독의 역할이다.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은 감독의 선택과 원칙으로만 확실히 누를 수 있다. 리더십에 대한 증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카바니와 네이마르의 신경전에서 에메리 감독의 역할은 불분명했다. 경기 후 보여준 입장도 우유부단했다.
‘골닷컴 프랑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해당 장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에메리 감독의 답변을 전했다.
“나는 두 선수에게 서로 합의를 하라고 얘기했다. 두 선수 모두 페널티킥을 찰 수 있고, 누구 하나의 전유물이 아닌 둘 다 찰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둘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내가 정하겠다. 우리 팀의 문제가 되지 않길 빈다.”
에메리 감독의 답변대로라면 앞으로 페널티킥이 나올 때마다 두 선수가 신경전을 벌이고, 합의하는 긴 과정을 반복해서 봐야 한다. 효율적이지 않은 형태다. 프랑스 언론들도 에메리 감독이 좀 더 단호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메리 감독은 빅클럽 경험이 적다. 발렌시아, 스파르탁 모스크바, 세비야에서 감독 생활을 했고 성공적인 모습도 보였지만 현재 PSG 수준의 스타 군단을 이끈 적은 없다. 팀은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자존감과 개성 넘치는 선수들의 이기심은 팀 곳곳에서 충돌할 수 있다. 이것을 조정할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에메리 감독의 입장은 애매했다.
브라질 선수들의 과도한 네이마르 밀어주기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 네이마르와 카바니의 신경전에서 기폭제가 된 건 다니 알베스의 행동이었다. 알베스는 그 전에 프리킥 장면에서 카바니의 공을 뺏어 네이마르에게 건넸다. 현재 PSG에는 네이마르, 알베스 외에도 치아구 실바, 마르키뇨스, 루카스 모우라까지 5명의 브라질 선수가 있다. 10명의 프랑스 자국 선수를 제외하면 외국인 선수로는 최다다.
이들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게 시너지 효과도 내지만 파벌 형성으로 연결될 소지가 존재한다. 카바니는 2013년 여름부터 다섯 시즌째 뛰고 있는 PSG 최전방의 터줏대감이다. 139골을 넣었을 정도로 팀에 기여한 바가 크다. 물론 역대 최고 이적료의 네이마르에 비할 순 없지만 존중이 필요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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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감정전은 네이마르에게 기울 수 밖에 없다. 엄청난 금액의 이적료가 투자됐다. PSG도 현재 팀의 클래스를 올려 줄 간판으로 여긴다. 에메리 감독이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PSG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진다. 선수 이적이든, 감독 교체든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를 택해야 할 수 있다.
페널티킥 하나가 시즌 초반 잘 나가는 PSG에 거대한 나비효과를 부를 지도 모르게 된 상황이다.


